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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첫날, 나는 <기묘한 미술관>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당시 책을 통해 앙리 루소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고, 언젠가 미국으로 날아가 그의 그림을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 명의 화가를 남긴 책이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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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2024년. 저자는 책 제목 앞에 '더'라는 비교 부사를 붙여 새로운 책을 출간하였다.

 

<더 기묘한 미술관>이라. 그저 '더'라는 한 단어가 붙었을 뿐인데, 책의 분위기는 한 층 기묘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에는 어떤 화가를 만날 수 있을까? 역시 단 한 명의 화가라도 좋다. 새롭게 알게 되는 인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장을 넘겼다.

 

 

 

제임스 앙소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제임스 앙소르'라는 화가를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문제는 그림이 더 생소하다는 것이다. 거리에서 가면무도회를 즐기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처럼 보이는 그림의 제목에 '예수'라는 단어가 들어가다니, 화가는 그림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제임스 앙소르의 작품이 처음부터 이처럼 당혹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초창기의 그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일상을 주제로 빛을 연구한 작품을 그렸다. 하지만 당대 미술계의 보수적인 시각이 보기에 그의 그림은 너무도 혁신적이었다. 따라서 동료 젊은 화가 및 조각가들과 힘을 합쳐 20인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자신과 뜻을 함께 한 동료들을 얻었다는 생각에 기쁨을 느끼는 것도 한때. 그의 화풍이 변하기 시작하며 동료들 역시 독특한 그의 그림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그렇게 앙소르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고, 그 시점에 그린 그림이 바로 <예수의 브뤼셀 입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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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는 그의 상처가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라틴어로 20을 뜻하는 'XX'라는 문자 위에 구토를 하고 있는 인물을 통해 동료들로부터 받은 배신감을 드러내었고 그림 왼편 하단에 '어리석음'과 '죽음'을 상징하는 올빼미를 그려 넣어 자신을 알아 주지 않는 시대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예수로 보이는 인물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는 기행을 행하였는데, 이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자 했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흥미로운 그림을 그린다 한들,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화가는 살아남지 못한다. 앙소르 역시 가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던 1896년, 벨기에의 왕립 미술관에서 그의 초기 작품을 구입하며 그의 인생에도 반전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날이 갈수록 인기가 좋아지던 그는 이 시기에 과거 자신이 그렸던 풍자적인 작품을 파기한다. 그토록 세상에 비판적이었던 그가 자신의 과거를 지우려 했던 이 행위는 무엇을 의미할까?

 

제임스 앙소르의 서사를 읽으며, '참 인간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어쩌면 대단한 예술가와는 거리가 먼 그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전업 화가를 꿈꾸는 소시민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이 자신의 그림에 돈을 지불하지 않으니 분노가 쌓였고, 자신을 알아주는 시기가 찾아오니 덧없는 달콤함을 느꼈다. 모든 인간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말이다.

 

만일 그가 진정한 예술가였더라면, 시대의 평가에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았을 것이라, 감히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연약한 사람이었고 이는 그가 그저 한 명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그것이 큰 잘못은 아닐 테다. 이는 결국 우리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우리 모두가 비범한 위인은 아니라는 것쯤은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앙소르의 이야기는 책의 1관 '운명의 방'에 등장한다. 우연찮게 시작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을 만난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이것으로 족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리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경험하였으니,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가 '더'해진다.

 

그러니 조금 '더' 읽어보려고 한다. 어쩌면 이번에는 '더' 많은 화가를 간직하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제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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