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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내 쌍둥이를 마주하며... [도서/문학]

by 손수민 에디터
2024.10.13 13:50

 

 

처음 이 책의 주인공인 ‘무명’을 봤을 때 왜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모습의 캐릭터를 앞에 내세웠는지 궁금했다. 하다못해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구별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낯선 모습의 캐릭터에서 오는 ‘익숙지 않음’이라는 느낌에서 더 어려운 캐릭터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왜 작가님의 캐릭터가 ‘무명’이 됐는지, 또 ‘무명’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어떤 건지 차근차근 읽어나가다 보니 어느새 낯설었지만 익숙해진, 내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한 캐릭터가 되어 있었다.

 

‘무명’이라는 이름마저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름이 아니라 작가님의 고심이 담겨 있는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전과 달리 그 이름마저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첫 페이지에 ‘#무명의 명명’이라는 부분의 ‘그러니 비움은 채움의 가능성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무명이’는 그래서 무명(無名)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가능성의 무(無)를요.‘라는 문장에서 우리는 어쩌다 이 캐릭터가 ’무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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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감정들’과 ‘흐릿한 나를 견디는 법’이라는 책을 낸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동질감의 위로를 전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명’이라는 캐릭터를 애정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위로를 받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을 펴면 들어오는 문장이 하나 있다.

 

"이 글 어느 길목에서 당신의 쌍둥이를 마주하는 순간이 있기를.”

 

이 문장 역시 처음 읽었을 때는 쌍둥이? 하고 궁금증이 생겼었다. 어떤 쌍둥이를 말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어떤 방법으로 마주하기를 바라는 걸까. 등등.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이 문장이 품고 있는 바람을 알게 되고, 거기에서 오는 위로에 마음이 편해지고 어느새 자연스레 나의 쌍둥이를 마주해볼 수 있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여러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는 무명이를 볼 수 있다.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글 중 하나는‘# 오히려 가짜는 늘 싱싱해’라는 부분의 글이다.

 

“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진짜 마음을. 그러니 시든 마음일 때도 있는 거다. 진심이었으니 시든 거다. 가짜는 늘 반짝이지만 늘 반짝여서 한편에 불쾌감을 주지. 조화와 음식 모형의 반짝임 같은 것들. 그러나 간혹 져버리기도 하는 진짜는 다시 빛나기 시작할 때 몹시 맑게 빛난다. 행복할 때의 반짝이는 눈빛과 웃음 같은 것들. 지금 시들어 있어도 그건 내가 진짜라서 라는 걸 기억해. 퇴화도 진화도 모두 진짜인 나의 것이다.”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한 실수와 내가 겪었던 실패들이 생각났다. 내가 진심으로 하다가 실수했기에, 내가 진심으로 도전해 보다가 실패를 겪었기에 내가 다시 빛날 수 있었음을, 지금 내가 빛나고 있음을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움직였다가 시들어 버리는 걸 무서워하기보다는 그 시듦으로써 내가 다시 빛날 수 있는 전조임을 알고 보다 더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너는 늘 힘을 많이 주고 있어. 그게 너를 A0까지 만들지만 A+까지도 못 가게 만들어. 좀 힘을 빼도 괜찮아. 오히려 그럴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와. 힘을 좀 빼봐.”라는 문장이 좋았다. 우리가 모두 그래왔음을 알기에. 내가 지금까지 그래왔음을 알기에. 항상 해야 할 일을 마무리 지을 때까지 오랜 시간 노력을 투자하던 나는 이제 다른 쌓인 일을 외면하고 한 일에 나를 쏟아붓기보다 많은 일들에 노력을 나누어 투자하던 내가 되었음을 알기에.

 

그리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게 아니라, 노는 계속 젓고 있었는데 물이 들어와서 가는 것뿐이래.”라는 글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내 삶과 도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포기한 것 중에서 내가 머무름에 지쳐 포기하기보다 계속 노력했다면 어느 순간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원했던 것만큼 나아갈 수 있었던 영역이 있지 않았을까 했다. 그래서 앞으로 도전하는 것들이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 같더라도 더 오랫동안 꾸준히 한 자리에서 노력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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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감정들’과 ‘흐릿한 나를 견디는 법’이라는 책을 읽고 나는 인스타그램의 쑥 작가님의 그림 에세이툰을 다시 한번 봤다. 책을 읽기 전에 한 번 봤었던 내용이지만 모든 글이 그렇듯 다시 곱씹으면서, 내 쌍둥이를 마주하고 바뀐 생각과 자세로 보면서 앞서와는 또 다른 부분에서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언제 읽어도, 누가 읽어도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의 주인공인 ‘무명’이를 보며 오늘도 힘내는 하루를 시작하고자 한다. 책과 인스타의 에세이툰을 읽고 저마다 다른 자신만의 쌍둥이를 마주하겠지만 그 쌍둥이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고 여러 감정을 느끼며 자기 내면을 탐구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한마디를 던지며 마무리하겠다.

 

“만약 당신이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면, 이 이야기가 수많은 참고서 중 한 권이 되기를. 끝내 당신도 당신의 정답을 고르길. 정답은 당신 마음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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