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몽마르트의 별, 툴루즈 로트렉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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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 디자인의 거장, 툴루즈 로트렉 탄생 160주년을 기념해 마이아트뮤지엄이 <툴루즈 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회를 개최했다.
귀족 출신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지만, 몽마르트의 화려한 밤 문화를 그리며 상류층이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을 그린 툴루즈 로트렉은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과 화풍을 통해 현대 포스터 디자인의 선구적 역할을 개척했다.
1부 - 보헤미안
1부는 자유롭고 규범을 벗어난 개인의 자유로운 창작을 지향한 툴루즈 로트렉은 보헤미안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과학과 기술의 부흥과 더불어 일본풍의 유행 그리고 석판화의 발전으로 포스터 미술이 발전한 18세기 프랑스에 앙리 툴루즈 로트렉은 귀족 출신이지만 특유의 호방함을 드러내는 작품을 많이 그렸다.
그는 몽마르트의 예술가, 카바레, 무용수, 가수들에게 매료되어 그들의 ‘물랑 루즈’의 홍보 포스터를 그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그는 화려한 색채와 센세이셜한 인물의 배치를 활용해 당대 미술계에 새로운 관점을 가져왔다.
새로운 미술을 지향하는 아르누보 양식의 흐름에 발맞춰 툴루즈 로트렉은 대담한 화풍으로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적 화가가 되었다.
2부 - 휴머니스트
2부에서는 그의 상류층 출신 배경과 대조되어 가장 인상 깊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그는 몽마르트의 하층 계급을 그려내는데, 특정 작품은 일본의 춘화첩과 그 양식이 비슷해 일본풍이 당대 주류 예술계의 유행 역시 엿볼 수 있다. 로트렉은 하류층의 사람들을 낭만화시키거나 비참하게 그리는 등의 왜곡된 관점을 취하지 않았다.
그는 주관을 넣는 대신에 그저 관찰하는 듯한 객관적 시선으로 그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그렸다.
3부 - 몽마르트의 별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구도와 서체, 석판화의 적극적 사용으로 현대 그래픽과 상업 포스터의 태동이 된 툴루즈 로트렉은 역설적이게도 그의 주 활동 무대였던 몽마르트에서 매춘, 알코올에 중독되어 피폐함과 예술적 열정이 교차하는 일상을 보내다 삶을 마무리 했다.
몽마르트의 별 그리고 근현대 예술사의 별이 된 툴루즈 로트렉의 후기 작품을 3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실험 정신을 잃지 않고 전위적인 구도를 유지했으며, 동시에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인물들을 관찰했음을 알 수 있다.
4부 - 프랑스의 아르누보
로트렉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이 상업적 포스터의 태동기를 이끈 예술가들은 4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로트렉보다도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대형 포스터를 그린 쥘 세레, 특유의 장식성이 돋보이는 체코의 알폰스 무하와 스위스 출신의 테오필-알렉상드르 슈타인렌들의 작품들을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다.
화가 각각의 고유한 미감과 연극, 카바레, 공연의 화려함이 고점을 찍던 벨 에포크 시대에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상업성이 극대화된 포스터들이 인상 깊다.
번외 - 몽마르트에 대한 애정을 가져보다
필자는 파리에 머물렀지만, 몽마르트에 크게 애정을 갖지 못했다. 관광객이 많고 치안이 불안하다고만 생각하던 동네라는 생각에 몽마르트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둘러보지 못했던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필자는 본 전시회를 통해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에서 몽마르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가져본다.
로트렉의 대담한 화풍 뒤에는 몽마르트에 존재하는 낭만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한평생 호방해 보였던 그의 진심은 사실 애정이었다는 점이 그의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보이게 한다.
하지만 짧게 끝내야했던 그의 인생에서 로트렉의 몽마르트에 대한 사랑이 사실은 외사랑이었나-하는 씁쓸함마저 갖게 한다.
그럼에도 짧은 예술 인생이었기에 별이 된 그의 예술 인생과 전위적 도전 정신에 존경을 보내며 몽마르트를 추억해 본다.
[김은빈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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