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미술/전시]

by 전다희 에디터
2024.10.01 07:22

 

 

인디언이라는 이름은 착각에서 시작한다. 1492년 콜롬버스가 북미 대륙에 도착했을 때 그곳을 인도로 생각했기에, 북미 토착민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이후 인디언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겨났고 그들은 흔히 갈색 피부톤에 큰 깃털 머리장식을 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넓은 북미 대륙에는 다양한 원주민이 분포해있다. 그들의 삶의 방식은 광활한 대지만큼 각양각색이다. 이들의 모습을 하나로 묶어 일반화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다수의 무지이자 폭력이다.


이 사회에서 나를 표상하는 기표가 없을 때, 나를 언표화할 수 없는 상태일 때 나를 정확히 나타낼 수 없는 것이 소수자로서 받는 박해이다.


나는 인디언이 아니고 북미 토착민이다. 나는 독수리 머리장식을 하지 않는다. 나는 과거 속 사람이 아니다.

 

 

1311.jpg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오는 10월 9일까지 기획전시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을 개최한다.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함으로써 기존의 오류를 정정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 그려내고자 한다.


전시는 첫째로 북미 원주민의 다양한 삶의 형태와 가치관, 문화를 소개한다. 전시실에서 멀리 얼음이 가득한 알래스카부터 사막과 초원지대까지 넓은 북미 지도에 표시된 부족을 보면서, 미디어에 단골로 등장하는 몇몇 외에는 너무나도 생경한 이름이 가득했다.


이후 이주민의 도래와 갈등의 역사를 소개하며, 미국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인디언’을 조망한다.

 

‘인디언’을 몰아내기 위한 전쟁과 폭력을 합리화하고자 ‘백인’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북미 토착민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묘사했다. 폭력적이고 무섭고 원시적인 모습을 한 ‘인디언의’ 모습은 이미지의 힘과 권력의 수단의 관계를 떠올리게 만들어 전시 내내 무겁게 기억에 남아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과거 속 멈춘 존재가 아닌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이며 현재 북미 토착민 예술가들이 스스로를 나타내는 작품과 그 방식으로 전시가 마무리 된다.


전시를 관람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디언’의 모습을 자세히 그릴 수 있게 되고 긴 시간 이들에게 가해진 주류의 시선과 억압을 느낄 수 있었다. 안다는 것, 지식은 은밀히 권력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또한 자연과의 관계, 모든 존재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이들의 가치관이 돋보인다. 냉정하고 욕망으로 뒤덮힌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가 배워야할 삶의 태도를 다시금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