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밝히자면, 나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에 그다지 열정적이지 못하다. 반대로 흐려지게끔 농도를 낮춰 나를 숨기는 일에는 꽤 열심이다. 사람의 무리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영원히, 그리고 절대적으로 배타적이게 살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현실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모순과 역설을 몸 구석구석에 칠 한 것처럼 보여도 나름 이성적인 편이라 사회성이라는 것을 길러보고자 나를 알리는 한 걸음을 내디뎌 보려고 한다.
서론: 나를 움직이는 기본 공식.
[Opinion] 인간실격 - 비(非)인간 실격; 실로 인간은 누구인가? [도서/문학]
일본의 소설 작가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한다. 애정이나 동경보다는 흠모와 사모 사이의 어딘가쯤에서 방황하는 연민에 가깝다. 참으로 부끄러운 생애를 살 수밖에 없었겠다 싶음과 동시에, 자각하고 있었다면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러지 않았나 싶고, 또 나라고 별다른 것 없는 삶을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할 자격이나 있을까에 대해 의심한다.
내가 보는 세상은 다자이 오사무가 보던 세상에서 어느 쪽으로나 약 10에서 15도 정도 틀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것에 큰 애정은 없지만 무조건인 혐오를 품거나 맥락 없는 공격성을 보이지도 않는다. 아무런 감흥도 자극도 없는 지극히 안정된 상태의 회한. 딱 그 정도에 달하는 척도에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본다.
본론: 너 T발 C야?
[Opinion] 호박과 마요네즈 - 낭만은 없지만 있어야만 했다 [영화]
잡아먹히지 않으려 도망치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면 이미 잠겨 죽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서 있지만 더 올라갈 곳도 없고 내려가지도 못하는 곳이다. 이는 곧 결핍이다. 꿈과 낭만의 결핍. 생활고와 돈으로 가득한 현실. 아무개의 삶은 곧 내 삶이 됐고, 어느 쪽도 갈 수 없지만 어느 쪽도 안 가고 만다는 정신 승리로 자리에 주저앉는다.
의지는 사라지고 의무만 남은 삶이지만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덤덤하게 버틴다.
결론: 대분화
[에세이] 나는 미치광이를 미치도록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지렁이는 밟으면 꿈틀하고 생쥐는 궁지에 몰리면 달려들지만 억눌림의 끝에 다다른 나는 분출한다. 내적 댄스를 추는 부끄러움이 많은 누군가처럼 내 마음속에서만 지구 종말 급의 욕망과 욕구가 폭발한다.
이 뒤틀린 일탈은 세상의 규칙과 질서를 무시하고서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동경으로 이어진다. 위대한 개척자의 여정이 아니라 그 앞에 놓인 모든 걸 뭉개며 나아가는 불도저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 뒷모습은 굳건하게 나아가는 영웅인 것만 같다.
싸이코패스 성향이 가득한 캐릭터에게 강렬하게 끌리는 건 아무도 모르게 저지르는 소심한 일탈이다. 누군가는 세상의 모든 족쇄를 끊어내고 나아간다. 누군가는 그 제약을 교묘히 휘둘러 자기가 원하는 걸 쟁취한다. 어느 쪽이라도 좋다. 내가 그들을 동경할 수밖에 없는 건 무언가를 확실하게 원하고 있으며, 그것으로 이어지는 길을 선명하게 그려나가는 태도 때문이다.
억눌리고 굽혀진 나와는 다르게 꺾일지라도 올곧게 서 있는 모습이 사무치게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