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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벌써 8월의 끝.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해가 갈수록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지난해도 정신없이 보냈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가 더욱 정신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몇 가지 있겠지만 참 세상 쉬운 게 없다는 깨달음만 얻으며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매년 적었던 다이어리도 적는 주기가 길어지고 뜨문해지더니 올해는 거의 제대로 적은 날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정신없게 시간에 휩쓸려 일상을 보낸 것처럼 느껴진다. 해가 가면서 인생의 포인트가 될 만한 이벤트들이 벌어지게 된다.

 

한 사람의 대학 입학, 졸업, 입사, 결혼, 출산 등 기록할 만한 이벤트들이 나에게도 차례차례 흘러옴을 알아채곤 한다.

 

 


혼자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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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프로젝트 끝내고 다음 프로젝트 투입 전 짬을 내 휴가를 내고 인생 첫 나 홀로 여행을 다녀왔다.

 

우선 처음이니 거리도 마음도 비교적 가까운 강화도로 떠났다. 어릴 때부터 익숙한 강화도에서 혼자 맛있는 두부 한 상, 국수를 먹고, 꼭두새벽 일어나 요가, 일출 보러 등산을 하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느리게 여유롭게 하나둘씩 했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충분히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고 충전하고 왔다.


올해 7월, 퇴사와 입사 사이 호주를 다녀왔다. 인생에서 제일 멀리 나가는 공간과 두 번째의 나 홀로 여행이라는 점에서 오는 특별함으로 꽉 찬 일주일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두려움과 걱정보다는 빨리 가서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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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계획 없이 가서 하루하루 대충 큼지막한 일정만 짜놓고 카페 맛집을 찾아가는 것에도 난 충분히 행복해 했다. 쇼핑하는 것도 즐겁고, 대자연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행복한 것투성이였다.


그전까지는 서울에서 혼자 노는 것을 최대치로 여겼다면, 나의 폭이 더 넓어졌음을 느낀다. 서울에서 혼자 노는 것도 좋지만, 다른 환경에서 혼자 헤쳐 나가는 즐거움도 간헐적으로 내 인생에 필요함을 깨달으며 또 다른 여행을 꿈꿔본다.

 

 


퇴사와 이직


 

올해는 첫 회사에서의 퇴사가 가장 기억할 만한 사건으로 24년 4월 그 언저리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말하는 이, 듣는 이 모두에게 속상함을 일으키는 말을 내가 직접 한다는 것과 그에 필요한 용기를 내는 것이 참 어려웠다. 사회 초년생의 퇴사 발언은 누구에겐 어리석고 철없는 짧은 생각이라고 받아들여지겠지만, 나에게는 참 힘든 과정이었다.

 

21년 4월, 기간제 인턴으로서 첫 실무를 시작했었는데, 중간에 학교도 졸업하고 1년 후 정규직을 시작했다. 그리고 첫 인턴에서부터 3년이 지난 후 자발적 퇴사를 하게 되었다. 올해 안으로 3년 동안 내가 성장했을까 돌이켜보며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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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라는 존재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 돈이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돈 때문에 회사를 다닌다고는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고생하면서 많은 이들이 회사에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그 이유를 체감하지 못했다.

 

체감할 때가 오면, 숭숭하고 복잡한 감정 없이 회사에서 나올 수 있을까?

 

 

 

개발


 

인생 첫 개발 공부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어정쩡하게 배우고는 있지만, 회사 업무할 때 아는 척하면서 넘어갔던 개념들도 다시 알아가고 있다. 아직도 어렵고 헷갈리는 것이 명확히 아는 것보다 훨씬 많지만, IT업에서 종사하기에 꼭 필수적인 지식들을 채워간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개발 공부에 임해야겠다는 다짐만 수십 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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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어려워서 힘들어하고 징징대기만 하는 것 같지만, 마음만은 개발 전문가 면모를 키우고 싶단 생각이다. 그동안 ET 공유해달라고 부탁만 하던 과거의 나와 함께 일했던 개발자 선생님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배워나가겠다.

 

2024년 남은 날들 동안 무슨 일이 나에게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이제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두려워하기보다 기다리면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태도를 키우고 있다. 남은 4달도 건강히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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