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간이 축적된 어른들의 놀이로 아이의 세계를 상상하다! - 공상물리적 춤 [공연]

공상물리적 춤, 8월 24일(토) 오전 11시, 오후 3시 관악아트홀에서 공연
글 입력 2024.08.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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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주요 장면들을 콜라주로 엮어낸 공연!

어린이의 시선에서 보니 보이는 춤의 본질적인 요소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무용 공연!

 

 

[크기변환]포스터.jpg

 

 

지난 8월 24일(토), 관악아트홀에서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시어터의 <공상물리적춤>이 공연되었다. 오전 11시, 오후 3시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공연장을 찾은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북적이는 로비를 볼 수 있었다. 로비에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상상그리기’에서 직접 펜으로 자신이 상상하는 어떤 것이든 그릴 수 있도록 되어있었고,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로 영수증 사진을 찍어주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공상물리적춤> 공연을 보기 위해 설렘을 갖고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기변환]1. 관악아트홀 로비.jpg

 

 

오!마이무브먼트 시어터는 ‘나의 삶과 춤, 그리고 극장’이라는 뜻을 가진 현대무용 단체로서 2006년 인정주와 밝넝쿨에 의해 창단되어 수년 동안 ‘몸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라는 주제로 춤의 본질에 집중하는 작업을 해온 단체이다.

 

‘춤은 어떠한 세계로 나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과 함께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으며, 이후 2016년부터는 시작된 ‘미래를 여는 프로젝트-동심(童心)으로 바라보는 세계관’이라는 화두에 집중하며 어린이, 청소년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탐험하며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무용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크기변환]2. 관악아트홀 로비-상상그리기.jpg

 

 

<공상물리적 춤>의 공연 시작 시간이 되면, 밝넝쿨 안무가가 나와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으로 무대가 시작된다.

 

그는 무대 앞에 나와 본 공연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몸소 몸으로 예시를 보여준다. “<공상물리적 춤>은 상상하는 것을 몸으로 하는 춤이에요”, 자칫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용어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며, 1장 ‘소리와 움직임’에서 등장하는 전기, 폭발, 의성어, 의태어 등을 입으로 내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아직도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 번개맨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빨간 바지에 파란 상의를 입고 어깨에 털을 단 모습이 마치 만화 캐릭터처럼 보였으며, 후에 무대의 막이 열리고 마주하는 페트병으로 만든 우주선, 침팬지 가발을 쓴 4명의 무용수, 무대 뒤쪽 중앙에 놓여있는 커다란 원형 모양의 오브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더불어 비트감 있는 음악과 광활한 우주에 온 듯한 미디어 아트 배경은 고정되어 있는 무대를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역할을 하였다.

 

 

[크기변환]7. 공상물리적 춤 커튼콜.jpg

 

 

본 공연은 총 3장으로 이어지며, 60분간 진행된다. 1장 소리와 움직임, 2장 사물과 움직임, 3장 우리들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밝넝쿨 안무가가 아이와 놀아주면서 만든 춤인 만큼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리와 사물들이 등장하며, 몸을 움직일 때마다 자동적으로 반사되는 무용수들의 말소리는 소리가 없는 움직임에 비해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또한 뒷배경으로 만화책에서 볼 수 있는 감탄사나 의성어, 의태어 텍스트가 등장해 마치 판타지 만화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사실 공상, 물리적, 춤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공상과 물리적이 춤의 본질이기도 하다. 우리의 몸으로 물리적 운동을 하고, 힘의 영역을 극대화하며, 춤은 우리가 생각으로만 가진 상상력을 표현하는 수단, 혹은 몸 자체가 갖고 있는 광활한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공상물리적 춤>은 관객들이 공연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는 공연이 아닌, 보고 느끼는 그대로 상상하고 관객과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매 장마다 무용수들은 아이들을 또다른 세계로 데려다놓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상상 속 언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물들로 만든 로켓, 행성 등 다양한 사물의 변화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세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시선을 머물러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크기변환]6. 공상물리적 춤 커튼콜.jpg

 

 

무용수들이 구사하는 움직임이 다양하진 않지만, 움직일 때마다 내는 소리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과장된 표현, 극단적인 변형과 같은 높낮이가 연결되어 다양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2장 사물의 움직임에서는 꽃병, 우산, 전기 모기채, 텔레비전, 훌라후프, 폼블러, 밥솥, 척추 뼈, 지구본 등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물들이 무대 위로 등장하며, 사물을 본래 지니고 있는 역할이 아닌 색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점이 인상 깊었다. 어쩌면 꼭 아이들의 감각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 사소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그 세계 속에서 여러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낸다.

 

대략 1시간의 무대동안 쉴틈없이 말하면서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체력 소모는 정말 클 것으로 보인다. 오직 ‘무용’이라는 예술 장르를 순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리, 그리고 움직임은 둘이 같이 있을 때 더욱 시너지를 내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춤이 되길 원하고, 춤이 곧 삶이 되길 원하는 밝넝쿨 안무가의 의도가 모두 발현된 공연이었으며 오늘 본 무대가 아이들에게 나아가 본인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이어지는 세계관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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