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나이를 '제대로' 먹어가기 위한 나만의 방향성

글 입력 2024.06.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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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가?’는 20대 중반부터 항상 생각해 오던 주제였다. 과거의 메모장을 살펴보면 나도 모르게 나이 들어감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을 설정해 놓은 것들을 우연찮게 발견하게 된다. 최근에도 벌써 6월이네라는 다소 무기력한 생각이 들 때마다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다!’라는 정신무장으로 하루하루를 최대한으로 느끼고 노력하며 보내려 한다. 속된 말로 발악을 한다.


나이가 들어감은 곧 청춘이 흘러간다고 단편적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아쉬운 청춘을 붙잡는 간단한 에세이와 플레이리스트를 기고하기도 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청춘의 행복과 슬픔을 담은 노래들로 구성한 플레이리스트이다. 기분이 좋을 때나 슬플 때나 정신을 잡기 위해 노래를 듣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듣고 있다.

 

 


 

 

어렸을 때는 나이를 들어가는 것에 크게 강박이 없었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20대 중반부터 사회인으로의 진입을 준비하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체감되었다. 갑자기 체감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 깔려있는 '나이'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애써 무시하려 해도 나는 사회 구성원의 일부이기에 완전히 독립적일 수 없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다양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나이’에 집착을 하는 것일까?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대학 입시나 취업 시장에서 ‘나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각 ‘나이대’ 별로 충족해야 하는 사회적인 요건들이 암묵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몇 살 때는 첫 직장을 잡아야 하고, 몇 살 전에는 결혼을 해야 하고 출산을 해야 하는 등, 각 나이별로 사회적으로 정해놓은 기준치가 있고 이러한 기준치 때문에 한국인들이 나이에 민감한 것 같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벌써 30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암묵적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어떠한 기준들에 들기 위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학생시절의 패기 넘치는 도전정신은 감소되었고 안정과 평범을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직장생활 외 끊임없이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고 결국 나이보다는 다채로운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하고 끊임없이 다채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곧 '젊음'이자 '청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나이를 먹는다.


 

정신이 젊다고 해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다. 결국 스스로 어떻게 나이 들어갈지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방향성을 찾고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한 원동력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크게 3가지로 답을 하고 싶다. ‘나다움을 잃지 않으며’,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경험을 끝없이 추구하며’, ‘훗날 누군가에게 양질의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이를 들어가는 것을 방향성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 3가지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 지금 또는 나중에라도 실천을 할 방법들에 대해 풀어보려고 한다.


01. 나 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서 - 우선 나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 자신을 잃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조직사회다 보니 필수불가결하게 어느 정도 나 자신을 내려놓아야 한다. 온전히 주체적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이제는 인정을 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자칫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알게 모르게 나 다움을 잃어가고 색채를 잃어버릴 수 있다.


이처럼 매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조건 일주일에 하루정도, 바쁘면 반나절 정도라도 온전히 나에게 집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렇다고 혼자 집에 틀어박혀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주체적으로 하루나 반나절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선택한 책과 영화를 보거나 아니면 나가서 산책을 하거나, 맛있는 식당을 가거나, 공연을 보러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서 양질의 대화를 하는, 즉 내가 즐기기 위해 선택한 것들을 의미한다.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정도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을 하면서 나 다움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동력이 있어야 건강히 늙어갈 수 있다 믿고 있다.


02.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경험을 끝없이 추구하며 - 직접 경험의 중요성을 날이 갈수록 체감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에 담긴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살아있음을 느끼려면 오감을 이용해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야 하는 것을 배웠다. 다채로운 경험은 곧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나의 개성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학생시절과 다르게 돈은 어느 정도 생겼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부족해졌다. 하루에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고 한정된 경험만 한다. 커리어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직무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직무 경험은 곧 새로운 업무를 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스트레스로 작용을 한다. 직장 안에서는 최대한 익숙한 업무를 하고 싶다는 관성이 존재하기에 결국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업무를 하다 보니 동일한 경험만 쌓게 된다.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경험을 끝없이 추구하는 것은 마치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와 같은 도전이 내포되어 있다. 익숙함을 벗어나는 행위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다채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열심히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콜라주 작품처럼 나를 채워 나갈 것이다. 나를 정의할 수 있는 무수한 단어들과 함께 말이다.

 

 

 

 

03. 훗날 누군가에게 양질의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 - 여러 롤모델이 있지만 이번 주제와 가장 연관성이 있는 롤모델은 바로 김형석 교수님이다. 어떻게 나이를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교수님이기 때문이다.


처음 교수님을 알게 된 건 인간극장을 통해서였다. 방영 당시는 102세셨고 너무나도 정정하면서도 인생에 대해 통달한 철학자와 같은 모습을 보고 도대체 어떻게 살아오신 건지가 매우 궁금해졌고 홀린 듯이 인간극장을 모두 다 본 후 강연들도 찾아보았다. 아쉽게도 오프라인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되었었다. 자연스럽게 나의 롤모델 중 한 명이 되었다.


나는 과연 제대로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가? 김형석 교수님의 강연을 통해서 유추해 본다면 영원히 알 수 없다. 100세를 넘어서 본인의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20대, 30대가 아닌 60대였다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있어 단순히 60대보다는 보다 건강한 20대가 더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100년 이상을 살아보니 60대가 제일 행복했다고 말씀하신 것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나이 들어가는 것을 그나마 긍정적이게 보게 되었다.

 

이처럼 김형석 교수님은 본인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나와 같은 후배들에게 양질의 조언을 해주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어느 정도 해소를 해줄 수 있는 값진 횃불을 전달해 주었다. 나 또한 나이를 먹은 후에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당당하게 시간의 흐름에 맞서 싸우는


 

당당하게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흔들리지 않기 위한 뿌리를 깊게 내려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상치 못한 풍파에 시달릴게 뻔하고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점점 깊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위에 언급한 것들을 꾸준히 실천해서 훗날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스스로 내가 참 잘 나이를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그날까지 나다움을 잃지 않으며 다채로운 경험을 해나갈 것이다.

 

 

 

컬쳐리스트 명함.jpg

 

 

[노세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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