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항상 옳지는 않다. 선택의 기로 속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를 다루는 이 책에서는 인류사를 뒤흔들 중대한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그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나쁜 선택인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점은, 그들의 선택은 모두 지식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낸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이다.
매독 연구에 희생된 이들을 다룬 7장에서는 연구 윤리를 위반한 야만적인 실험들이 나온다. SS의 하임리 힘러는 군인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그는 갖가지의 야만적인 실험으로 유명했는데, 대표적으로는 사람의 체온과 관련한 실험들이 있다. 그는 포로이자 실험체인 사람들을 극한의 고통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했고, 결국 이 생체 실험의 데이터는 저체온증인 사람을 소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데이터가 되었다.
누군가의 피로 물들여졌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시 피를 돌게 해주는 해결책이 된다. 참 아이러니 한 이 선택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이를 되살릴 ‘좋은 선택’ 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얻게 되는 지식이 누군가의 피를 뒤집어쓰고 등장하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이 책을 본 어떤 이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 책은 마치 스릴러 소설 같다. 단, 전제가 있다. 이 책의 모든 범죄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졌다’.
나는 이 말에 매우 동감한다. 과학이라는 타당해 보이는 이유를 두른 채, 선택해서는 안 될 것들을 선택한 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잘못된 선택 속에서 인류는 계속해서 반성하며 발전해 나간다. 이 책을 읽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감사와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을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과학 잔혹사’라는 이름답게 이 책에서는 잔혹하고도 기괴한 장면들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류의 발전과 선택, 지식 아래 행해진 모든 사건 사고들에 대해 명확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자칫하면 어려울 수 있는 해석들 역시 우리를 편안하게 책 속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세월이 지나고 시대가 변하며 사람들은 많이 달라졌다. 윤리적인 기준을 세우고 잘못된 선택을 최대한 피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속 깊은 곳에는 잘못된 선택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빛과 어둠이 극명해지고 있는 사회 속에서 이 책을 통해 잊고 있던 저편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재미있게 풀어낸 과학 범죄 이야기에 빠지며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