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포기가 뭐 어때서 [문화 전반]

글 입력 2024.03.18 00:2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언제부턴가 ‘존버 정신‘, ’중꺾마‘같은 단어가 현대인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 됐다. 물론 버티고 지속하면 응하는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다.

 

나아가 무분별하게 관두는 것은 무엇보다 본인에게 좋지 못한 습관이다. 단기간 안에 물러나면 그 경험의 미덕은 무엇이었고 악덕은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분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차오르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임계점에 다다랐을 때 만약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판단이 선다면? 스스로를 제대로 돌볼 수도 없을 만큼 지쳐있다면? 어떤 방법을 시도해 봐도 해결책이 없다면?

 

숱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고, 해결될 것이라고 종용하는 것은 때때로 폭력이 된다. 포기를 나약함의 반증으로 삼는 것이니.


포기 역시 또 다른 선택이자 용기임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

 

 

나는 시.jpeg

 

 

이쯤에서 생각나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청춘들의 서사를 다룬 <콩트가 시작된다>.

 

열정과 애정을 쏟았던 한때를 마음에 묻고 또 다른 모양과 방향대로 삶의 지형을 꾸려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포기가 꼭 실패로 종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안착하게 된다.


꼿꼿하게 버티지 않아도 괜찮다. 때로는 무르게, 느리게 살아도 괜찮다. 잠시 주저앉아 있어도 괜찮다. 최근 꽤 큰 포기를 감행한 나에게 힘을 북돋았던 말들은 이런 말들이었다. 이런 말들은 부드럽지만 강하다.

 

심지어 진심으로 축하를 건넨 이들도 있었다. 혹시 최근 무언가를 포기하며, 포기한 이후로 극심히 앓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글이 오늘의 긴장과 걱정, 자책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길 바란다.

 

 

[김민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