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홀씨여도 괜찮은 우리들

글 입력 2024.03.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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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기억 남는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아이유 콘서트에 다녀왔다는 것이다.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은 내가 유일하게 많은 곡을 알고 있는 가수였고 바쁜 시간을 보낸 나에게 주는 셀프 선물이기도 했다. 

 

수많은 노래들을 좋아하지만 글을 쓰는 시점에선 '홀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시금 곱씹어 봐도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홀씨여도 정말 괜찮구나.'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20대 초반에는 10대의 상처를 회복하느라 눈물이 많았고 20대 후반에는 20대 초중반의 상처를 회복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불안한 미래, 도달하지 않을 것 같은 내 목표를 보고 달렸던 그 순간들이 나에게는 아픔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조금이라도 힘들면 나를 보듬기보다는 채찍질을 하기 바빴고 그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나를 극한으로 몰고 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를 회복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는 삶에서 힘을 빼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나를 봤고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요즘이 참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꽃이 아니면 어떤가, 홀씨도 홀씨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데! 이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다.

 

그렇게 홀씨는 나를 안심시켜주기도 하고 경직된 마음을 풀어주는 노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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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참 신기하다. 다양한 사운드, 가사, 그것을 부르는 가수의 감정까지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나에게 보이지 않는 힘을 준다.

 

요즘 나는 사람들에게 '널 믿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진심이기도 하고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나를 믿어준다면 내가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아서인지 '힘들어도 너희 뒤에는 내가 있어! 힘을 내'라는 의미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1월, 2월이 정신없이 바쁘게 흘렀는데 공연을 보고 와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나를 믿어주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욕심보단 내가 열심히 한 과정에 의미를 두는 2024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주 가끔은 이런 마음을 10대, 20대 때 알았더라면 덜 힘들고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느낀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아서 아주 소중하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알맞은 나이인 것 같기도 하다.

 

생각이 많은 나는 역시 공연을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지만 공연 덕분에 한층 더 힘을 빼고 내 삶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글을 통해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하다.

 

매달 쓰게 되는 에세이가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조금씩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서 좋다. 글을 다시 쓰는 다음 달까지 충실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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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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