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재관람 혜택의 끝없는 기다림. [공연]

글 입력 2024.03.1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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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로 뮤지컬을 자주 보는, 이른바 뮤덕(뮤지컬 덕후)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을 자주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실시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회차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N차 관람을 하는 편이다. 더불어 N차 관람을 하는 이유 중 재관람 혜택을 받기 위한 이유도 있다.

 

재관람 혜택으로 공연 제작사가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품목은 다르지만, 재관람 도장판 초중반에는 대부분 할인권을, 한 판을 채웠을 때 포토북, 실황 OST, 실황 DVD, 폴라로이드, 대본집을 주는 회사가 있다. 

  

재관람 도장을 교환하고 지인에게 얻으면서까지 재관람 도장판을 채우려는 이유는 드라마나 영화처럼 기록물이 남지 않는다는 공연예술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공연을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공연을 본 자기 자신의 기억과 자신이 구매한 MD 상품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재관람 혜택으로 제공하는 실황 OST나 실황 DVD를 받게 된다면 실제 공연처럼 생생하게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면서 그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에 N차 관람을 하여 혜택을 얻으려 한다.

 

개인적으로 재관람 혜택으로 제공하는 폴라로이드 또한 인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실황 OST와 DVD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특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연이 끝난 후 한참 뒤에 재관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더불어 뮤지컬 실황 OST 넘버의 트랙 리스트 또한 나중에 공 한다. 관객들은 어떤 뮤지컬 넘버가 OST로 제공되는지 모르고 그저 재관람 혜택을 받기 위해 N차 관람을 하고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넘버 트랙 리스트를 공지로 준다면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제공해 주겠구나’라는 생각은 든다. 실황 OST나 실황 DVD의 경우에는 공연 상연 기간 촬영하고 녹음한 파일을 편집해서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혜택보다는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렇다 해도 공연이 끝나고 1년이 지나도록 어떤 언급도 없는 경우는 예외이지 않은가.

 

공연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록 언급도 없고, 소식도 없고, 아무런 공지도 없을 때는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혹은 관련 파일이 사라진 것인지 그래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것인지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걱정을 하다가 잊고 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제작사에서 공지가 올라와서야 ‘드디어 주는구나!’, ‘아 맞다. 아직 못 받았지’라면서 재관람 혜택을 받으러 간다.

 

개인적으로 관객들이 OST나 DVD가 나왔을 때 받으러 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로에서 진행했던 공연이었기 때문에 재관람 도장판을 다 채운 관객은 혜택 증정품을 받으러 제공하는 기간과 시간을 맞춰서 수령 받을 장소로 가야 한다.

 

서울이나 경기도에 사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이 있지만 그 외에 다른 지역에 사른 관객이라면, 오로지 혜택을 받기 위해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도 관객. 증정을 받으러 가는 것도 관객. 작품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겼던 관객들에게 마지막까지 번거로움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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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객에게 무조건 택배나 우편으로 보내준다기보다는 혜택을 제공하는 기간 안에 받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서 소포로 수령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조사해서 전달을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사료된다.

 

되도록 공연 기간 안에 재관람 혜택을 제작해 제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예기치 못 한 일이 발생해 오래 걸린다면 왜 늦어지는지, 현재 어떤 작업을 하는 중인지, 그렇다면 최소한 언제까지 제작해서 언제부터 관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공지를 해야 한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제작사가 공연을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해서 셀 수 없이 많이 관람한 관객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다.

 

 

[조수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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