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보이지 않는 존재가 만들어낸 공포 -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보이지 않는 존재의 두려움
글 입력 2024.03.0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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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2D_L.jpg

 

 

브라이언 에븐슨 저서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는 공포, 호러, 환상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긴호흡의 이야기가 아니라 22가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 작품 마다 의미하는 내용을 음미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필자는 평소 공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다.


귀신에게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듯이 초 자연적인 현상과 그것이 일어나기까지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게 재밌다. 보이지 않는 실체를 추적하고 탐정처럼 이유를 파헤치는 게 흥미롭기 때문이다.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에 수록된 공포물은 또 다른 결의 무서움이 많았다.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이야기하고, 꿈을 꾸고, 다시 현실로 오며 무엇이 진짜인지 내게 물음표로 되묻게끔 하는 이야기들이 몇 편 있었다.

 

 

 

밝혀지지 않은 실체에 대한 오싹함


 

장편소설은 실체를 정의 내려주는데,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는 존재에 대한 정체가 명확하지 않다.

 

장면을 보여주며 독자 스스로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데 있어 몰입할 수 있다. 각각의 단편 소설들은 제각각이라고는 하지만 소재나 반복되는 공통 이미지가 있다. 예를 들면 구멍, 틈, 새어 나오다, 벽 등 어둡고 축축한 곳, 외부와는 단절된 공간들이 등장한다.

 

나는 소설에 등장하는 이 공간들이 나쁘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방은 문을 열고 나가면 되고, 구멍은 빛이 들어온다. 책 본문에도 햇빛과 빛이 들어온다는 구절이 나온다.


보이지 않는 실체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 불안감 아닐까?

 

정신과 의사 선생님께서 사람은 확실하지 않을 때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병명, 중요한 시험을 본 후에 내 앞에 놓인 합격 불합격 여부 등… 책의 뒷부분에는 인간의 욕망과 망상이 만들어낸 단편이 몇 편 눈에 띄었다.

 

["그는 감시 카메라 여섯 대를 빌린 뒤 이를 똑같은 곰 인형 여섯 개 안에 숨겨 방마다 두고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녹화했다. 모든 카메라는 4초마다 사진이 찍히도록 설정했다. 침입자는 대체 자신들이 언제 움직여야 할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또, 사진이 찍힐 때 자신들이 사각지대에 있다고 어떻게 확신한단 말인가? 그냥 운으로? 아니, 그럴 수는 없다."] - 247p 단편 메노 中

 

콜린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어둠의 괴생명체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는 피해 망상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그 누군가를 피해 자신에게 말을 건 메노라는 인물이 여태까지 자신을 따라다닌 사람이라고 상상한다. 그 뒤로 메노의 모습이 집안 곳곳 따라다닌다. 사건 취재를 하는 프로그램의 한 귀퉁이에서 볼만한 일들이 이야기로 엮여있어 다양한 공포를 만들어낸다.

많은 독자들이 브라이언 에븐슨 작가의 이야기에 녹아들어 저마다의 공포를 해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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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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