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지러운 우리의 청춘들 [영화]

글 입력 2024.02.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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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inspotting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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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묘사로는 레퀴엠을 이기진 못 한듯하지만 스타일리쉬함으로는 압승!!인 듯하다. 패션과 사운드 연출의 세련됨을 보는 맛이 있었다. 아 여기서 세련됨은 킬링이브와는 다른 세련됨이다. 이건 힙합이다. 정제되지 않은 툭 걸친듯한 세련됨! 짧은 러닝 타임 동안, 단순히 청춘이라 하기엔 더럽고 그렇다고 역겹다고 하기엔 젊은 삶들이 쏟아져내린다. 멍청함을 사랑한다는게 이런걸까. 어리석고멍청하고나약하고한심한 이들을 보며 연민과동정혐오애틋함사랑스러움 따위를 느낀다. 왜? 그들은 젊으니까. 젊음은 무기!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어제 헬스에 등록한 51세 우리 엄마도, 체리나무를 심기로 한 79세 우리 할아버지도 모두 젊다. 그러니 이제는 똑바로 서서 인생을 선택하기____.

 

 

 

# The Dreamer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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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몽상가들이라니! 이 한 단어로 모든 해석은 끝난다. 1960년대 프랑스 파리의 영화광 세명의 이야기. 그들은 영화와 문학, 철학, 정치에 푹 빠져 몽환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상향의 테오와 이사벨, 그리고 현실의 매튜.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그들의 관계를 부모님에게 들키자 이사벨은 가스 자살을 시도 한다. 그 순간에서조차 영화 속 장면을 연상하는데 (정신언제차릴래?), 그때 혁명의 외침이 들려온다! 본인들만의 세상에 ‘바깥‘이 개입되는 순간. 이제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나 싶은 마음에 벅찼지만, 음! 아니었군. 혁명단에 뛰어드는 테오와 이사벨을 언뜻보면 일종의 변화 혹은 각성(방구석철학가->실천)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몽상에 들어가는 것일 뿐. 일관되지 못한 스스로를 여전히 보지 못한 채 (…) 작품 속에는 정치적 메세지들이 부유했지만 나는 그것들을 읽어내기보다는 더 보편적인 것을 포착한다. 청년들의 고뇌와 어리숙함. 모순적이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휘청대는 청춘이여!

 

 


# Burning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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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메타포가 많은 작품이다. 예술적이고 철학적이다. 꽁꽁 싸매고 있는 듯 하다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상징과 은유의 향연 속 나만의 해석을 내세우기엔 난 아직 멍청하다. (..) 문득 시인 유치환이 떠올랐다. 그리고 바위, 허무의식, 니힐리즘이 차례로 지나간다. 극 중 전종서가 마임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없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돼.< 이것이야 말로 작품을 관통하는 메세지가 아닐까.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허기진 청춘들. 그러나 세상은 무(無)로 가득 차있고,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있는지도 모르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누구도 본 적 없는 우물을 기억하고, 아무도 모르게 비닐하우스를 태운다. 중요한건 그렇게 믿고 살아가는 것. 태움이란 행위도 그러하다. 실체가 있어야 태워지지만, 태워진 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태워서 믿음을 얻고, 다시 믿음을 태우는 것이려나. 이창동 감독은 왜 제목을 버닝으로 지었을까나!

 

 

[한정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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