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트인사이트에 작성하는 글감은 거창하지 않다. 그동안 작성한 글을 보면 대부분 나의 학교생활, 평소에 생각하는 것을 써왔다. 글감이 거창하지 않기에 글감을 찾는 방법도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저 나의 일상에 집중해서 글감을 찾아왔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간 시간, 길거리 풍경, 산책하는 동안 했던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일주일 동안 겪은 수만 가지 중 하나 정도는 글로 기고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일상에 집중해서 글을 작성하다 보면 나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작년 12월에 작성한 ‘설레는 마음을 보냅니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오피니언은 크리스마스 시기만 되면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듣는 내 상황에 집중해서 글감을 잡았고, 글을 어떻게 쓸지 생각하다 그동안 이 노래를 듣던 나의 모습과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글을 작성하면서 내가 왜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 그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오피니언을 쓰기 전 평소에는 이 정도로 크리스마스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은 나의 수많은 생각 중 하나에 불과하고 대단한 생각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피니언을 작성하면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깊이 생각하다 보니 나의 일상과 감정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다.

작년 6월에 작성한 ‘여름을 즐기기로 했다’ 오피니언도 여름이 다가오자 무기력해지던 내가 ‘여름 좋아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심한 생각을 글감으로 잡았다. 공개적으로 여름 좋아하기 프로젝트를 작성하고 나니 여름을 좋아하기 위해 여름과 어울리는 내 취향의 노래도 항상 플레이리스트에 있었고, 여름하면 생각나는 운동인 수영도 하게 되었다. 스쳐 지나간 나의 생각을 글로 쓰면서 다시 한번 이번 여름을 좋아하겠노라 다짐했기에 해낼 수 있었다.

나는 생각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생각을 하느라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에 괴로워했다. 내가 하는 생각들은 대부분 잡생각이라고 느껴졌고, 이 잡생각 때문에 지금 눈앞에 있는 과제에 집중하지 못해 효율성 없이 과제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는 이 잡생각들을 제대로 꺼내서 들춰보지는 않았다. 내 눈앞에 있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그 잡생각들을 없애려고만 했을 뿐이었다. 너무 많은 생각들을 회피하려고만 했지, 맞서려고 하지는 않았기에 점점 더 많은 생각이 쌓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오히려 이 생각들을 들춰서 집중해 보니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매력으로 인해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지원하면서 이 활동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엄청나게 크지도 않았으며, 에디터 활동 기한이 끝나면 글 기고도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기고하지 않으면 다시 내 일상에 집중할 수 있을지, 20대에 하는 내 생각과 경험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아트인사이트에 작성한 글에서 점점 변화하는 내 생각과 가치관, 나의 일상이 보일 것이다. 이 글들을 비교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