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말레이시아에서 배운 이슬람 문화 [문화 전반]

히잡과 모스크, 다름과 틀림의 차이
글 입력 2024.01.2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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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이다.

 

내가 재학 중인 말레이시아 학교에서도 점심시간 이후에 오후 수업이 시작할 때쯤, 무슬림 학생들은 기도하고 온다. 매주 금요일은 무슬림의 예배를 위해 점심시간을 두 시간씩이나 주기도 한다. 또 말레이시아 대학교에는 복장 규정이 있는데, 금요일만 각 나라의 전통 옷을 입도록 허락해 주는 신기한 규칙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개인의 다양성을 매우 존중해주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도 히잡을 쓰고 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나는 히잡을 가까이서 접한 적이 처음이라 처음에는 아주 어색했다. 특히 이렇게 더운 나라에서 손과 발, 얼굴만 내밀고 있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내가 더 답답하고 더웠다.

 

하지만 계속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히잡을 자주 접하다 보니 점차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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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쿠알라룸푸르에 살고 있지만, 코타키나발루로 잠깐 여행을 다녀왔다.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간 곳이 이슬람의 예배소인 모스크인데, 이곳에서 히잡과 무슬림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간 곳은 블루 모스크라고 불리는 리카스 모스크였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에 푸른빛의 모스크가 잘 어울렸다.


나는 리카스 모스크에서 10링깃(3천 원)에 입장료와 히잡 대여권을 구매해 히잡을 쓰고 돌아다녔다. 히잡도 디자인이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히잡은 생각보다 얇아서 말레이시아의 28도 날씨에도 엄청 덥지 않았다. 모스크 직원분께서 히잡은 얼굴과 손, 발만 보여야 한다고 설명해 주셨다. 머리카락도 나오면 안 된다.

 

까다롭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해서 이슬람의 규율과 전통을 어기고 싶지 않았기에 최선을 다해 지키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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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오기 전에는 히잡이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는 관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모스크에도 다녀오고, 직접 히잡을 착용도 해보며 히잡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본래 히잡은 여성 신체의 굴곡이 전혀 드러나지 않기에 남성을 유혹하지 않고 여성을 보호하는 옷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여성의 자유가 억압되는 것이 맞지만, 오히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 이슬람주의자들이 무슬림 여성을 이슬람 문화 전통의 상징이라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엘리트 여성들이 히잡을 스스로 착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각 문화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본다면 어떠한 문화도 비난받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문화의 다양성이 부족하기에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나 역시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분명히 다른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다른 것을 틀렸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다른 것과 틀린 것의 차이를 분명히 배우게 되었다.

 

한국도 다양한 문화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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