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비 컬렉터를 위한 똑똑한 안내서 - 컬렉터처럼, 아트투어

글 입력 2024.01.2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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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레 생겨난다. 자주 보며 온전히 즐기고 싶은 마음이 수집의 동력이다. 그에 더해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 위치할 때 수집품은 새로운 의미가 생겨난다. 컬렉터 개인의 일상과 관계 맺으며 수집품은 취향이 되고 추억의 궤적을 이룬다.


수집품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최근에는 예술 작품의 컬렉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나 미술 투자에 대한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실제로 2022-2023년 사이에 한국의 미술품 거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2022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프리즈 아트페어가 서울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프리즈 아트페어는 2003년 런던에서 시작되어 세계 미술계의 대표적인 행사로, 이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는 것은 세계 미술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상당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에 따라 다양한 이유로 컬렉팅을 시작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나름대로 예술 작품을 모으고 싶지만 어떤 기준으로 수집해야 하는지, 좋은 컬렉팅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입문자를 위한 책이 바로 <컬렉터처럼, 아트투어>이다. 이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트 컬렉팅에 흥미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컬렉팅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마친 사람에게 무엇을 먼저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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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국내외의 예술가를 10+10의 형태로 무엇부터 공부하면 좋을지, 혹은 유명하다고 알려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작가와 미술관 리스트를 소개한다. 20명의 대표 작가를 살펴보는 동안 호기심을 느낀 작가를 조사하고, 작품들을 찾아보며 호오를 알게 될 것이다. 본인만의 기준과 취향을 형성하는 가이드로 알맞다.


 
현재 예술 시장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미적 가치보다 시대의 흐름과 문화적 상황, 작가의 목소리와 가치관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17쪽
 


‘좋아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예술품 감상에서는 그 작품이 좋다고 느끼거나 그 작품을 두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현대 미술은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어려운 작품도 많다. 현대 미술은 이미지 자체의 붓질보다 작가의 경험이나 테크닉을 기반으로 철학과 개념, 메시지를 담는 것이 특징(p.20)이기에 감상에 작가와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좋은 컬렉터는 좋은 작품과 좋은 작가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다. 좋음‘을 알아보기 위한 눈을 기르는 공부가 필요한 까닭이다.


또한 좋은 작품과 좋은 작가를 결정하는 데에는 2차 시장에서의 거래도 중요하다.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을 구매하는 1차 시장과 달리 2차 시장은 소장되었던 작품이 아트 옥션, 아트 페어, 아트 딜러 등을 통해 다시 거래되는 것을 뜻한다. 1차 시장 가격에 비해 2차 시장에서의 가격이 높다는 것은 해당 작품을 원하는 사람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컬렉션의 가치를 더해준다.


실용적인 목적에서도 공부가 필요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알게 되는 즐거움도 상당할 것이다. 작가의 삶, 작업 방식, 예술관 등을 알게 된 다음 바라보는 작품은 이전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선과 면과 색을 통해 작가의 눈에 비친 세계를 상상하게 된다. 자신의 시야를 공유하기 위해 결정한 재료와 작업 방식은 단순히 ‘캔버스에 유채’가 아니다. 그에겐 캔버스와 유채여야만 한다. 그 이유를 아는 사람에게 캔버스와 유채는 유일한 작업방식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지식은 예술을 만끽하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예술의 본질은 감상과 향유에 있다고 생각한다. - 9쪽
 


그런 면에서 국내외의 대표 아티스트 20명과 세계 예술 도시 12곳을 소개하는 <컬렉터처럼, 아트투어>는 유용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간략하게 핵심만 담은 설명에도 작가와 미술관의 개성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미술관 소개를 담은 4장이 그러하다. 미술관의 설립배경, 컬렉터의 이력을 통해 각 미술관의 특색을 기억하기 쉽게 서술해두었다. 이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을 가이드 삼아 한국, 그리고 그 너머의 세계로 컬렉터로서의 한 걸음을 내딛어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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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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