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향유하는 사람 [문화 전반]

계속해서 읽고, 듣고, 보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 입력 2024.01.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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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 나에게 가사와 선율 중 무엇을 더 고려 하냐고 묻는 것만큼 어려운 질문은 없다. 각각의 요소가 그 노래를 계속 꺼내듣게 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꼭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시적인 가삿말을 가진 노래를 더 많이 아끼고 곱씹어 듣는다.

 

직관적으로 나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가사도 그 만의 매력이 있지만 다양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모양을 바꾸며 해석이 되는 가사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해서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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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 도슨트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원래 모든 그림은 추상적입니다. 구상화가 이해하기 쉽다 해도 관객이 그림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죠. 그런 의미에서 추상화, 구상화를 떠나 모든 예술은 추상적입니다." (내가 사랑한 화가들, 265p)

 

모든 예술은 추상적이라는 문장은 다정하다. 그리고 그 순간 나에게 '추상적'이라는 것은 아주 따뜻한 단어가 된다. 삶에서 아주 많은 추상적인 요소에 눈길을 주고 창작으로 공감과 위로를 주는 이들만큼 다정해 보이는 존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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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는 활자라는 분명한 요소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갈 때가 많다. 같은 단어도 다양하게 해석되고 파생되며 음악뿐만 아닌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사용된다. '바다'라는 단어를 보고 '넓은 마음'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고 '공허하고 텅 빈 공간'이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해석과 비유가 모여서 예술의 세계는 더 커지고 풍부해진다. 창작물이 있다면 그것을 마음껏 향유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두 가지가 만나 하나의 큰 나무를 만든다. 또 그렇게 뻗어나가고 나무들은 숲을 이룬다.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시선이 더해지면서 우리는 더욱 풍성한 문화를 가질 수 있고 넓은 시선을 얻는다. 다른 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나의 세계가 확장됨을 의미한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오늘도 읽고, 듣고, 보고, 쓴다.

 

환경의 변화와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속도는 느려지기도 빨라지기도 하며 질과 양은 부족하기도, 때로는 넘치기도 하겠지만, 결국에 나는 계속해서 쓰는 사람이고 싶다.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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