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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전시]

by 이주연 에디터
2023.12.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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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워너브라더스의 광팬이었나 생각해 보면 망설임 없이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톰과 제리>, <루니 툰즈>를 좋아했던 것은 맞다. 이 캐릭터들을 끼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트위티와 제리는 귀여운 게 맞으니까.


“워너브라더스”라고 하면 사실 ‘창작’보단 ‘배급’이 먼저 생각나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 이 시대의 메디치 가문 같달까.

 

그래서 이 거대한 기업이 만든 작품은 무엇이 있나 궁금해 100주년 특별 전시회를 다녀왔다. 그리고 가장 처음 마주한 문장,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실로 많은 이야기를 세상에 뿌리는 사람들의 인사말.


첫 섹션에서 연표를 보는 재미는 꽤 쏠쏠했다. 어렴풋하게 몇 번 들어본 적 있는 작품명들과 배우의 이름들, 사진을 보고 있자면 정말 옛날이야기 옛날 사람 같다가도 익숙한 이름들이 나오면 그다지 오래 지나지 않은 일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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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내가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숙사에 들어간다면 어디에 배치될지, 내 패트로누스는 어떤 동물일지, 내 마법 지팡이는 무슨 나무로 만들어졌을지 테스트로 알아보는 사이트가 유행했었다.

 

슬리데린에 패트로누스는 표범이었던 것만 기억이 나지만 기숙사별 교복과 등장인물들의 지팡이를 보니 추억이 떠올라 즐거웠다. 전시를 보는 많은 사람들의 표정과 비슷한 웃음이었을 것 같다. 이런 게 있었는데, 맞아 이런 장면도 있었는데, 나는 이래서 얘 좋아했잖아, 등등.


DC 코믹스 피규어와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콘들 역시 퀄리티가 상당했다. 특히 피규어의 경우는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질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했다. <배트맨>에 나오는 모빌리티도 전시장 한가운데에 크게 놓여있었는데,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괜히 신기해 한 바퀴 둘러보았다. DC 코믹스 마니아가 봤다면 적잖이 좋아했을 것 같다.

 

영화 제작 단계별로 섹션들이 구분되어 있었는데, 덕분에 전시장 전체에 널려있는 소품들을 보고 있자니 <듄>과 같이 스케일이 큰 영화들은 얼마나 많은 소품들과 인력이 들어갈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숫자를 헤아려보다 어질어질해진 머리는 미디어 아트로 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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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섹션 중 하나다. 노란 벽에 수많은 그림. 다소 과장된 움직임들과 표정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애니메이션은 보다가 일시 정지를 해도, 인물들의 움직임이나 표정이 잔상으로 남는 게 아니라 마치 의도한 순간에 멈춘 것 같은 움직임으로 장면이 굳는다. 모든 페이지를 직접 다 그리니 그럴 수밖에 없는데, 괜히 궁금해지곤 했었다.

 

이렇게 몇 장을 그리는 걸까. 그리고 이 공간에 붙어있는 수많은 그림을 보니 제작자들의 노고가 조금은 느껴졌달까. 제리와 트위티 그림들이 많아 기분이 좋았다.

 

 

[크기변환]트위티.jpg

 

 

다소 아쉽게 끝내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워너브라더스에서 다룬 수많은 캐릭터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전시였다.


사실 전시를 보는 내내 굿즈가 상당하겠다는 기대를 했는데, 역시는 역시나였다. 탐 나는 피규어들은 이미 품절이었고 사고 싶은 엽서들은 한가득했다. 와중에 카카오와 콜라보한 인형들을 보고 조금 놀랐다. 자본주의도 역시 무섭다.


트위티가 그려진 파일과 이름 모를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엽서 한 장, <해리포터>와 <톰과 제리> 엽서도 각각 하나씩 챙겼다. 제리가 치즈 캔을 옮기는 피규어가 탐났지만 품절이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계산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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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오전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1시간에 수십 통씩 들어오는 업무 메일을 보며 뒷목을 붙잡고 있었는데, 오후 반차를 내고 귀여운 것들이 가득한 전시를 보자니 동심을 되찾은 것만 같았다.

 

전시장에는 아이들도 꽤 많았는데, 아이들보단 아마 아이들보단 부모님들이 보고 싶어 온 전시였을 거라 감히 추측해 본다. 밝고 귀여운 색감의 캐릭터의 우스꽝스러운 움직임에 아이들도 웃고 있었고, 부모님들도 연신 카메라 버튼을 눌러대는 것을 보았는데 퍽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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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저만의 이야기를 열심히 써 내려갈 테고, 부모님들은 꽤나 행복한 이야기를 쓰고 있겠지.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의 100주년 기념은 행복해 보이는 그림들이 가득했다. 벽에도, 공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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