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빅브라더 시대가 끝나지 않은 이유 - 1984 [도서/문학]

디스토피아 문학의 대표작 '1984'
글 입력 2023.12.06 07:0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조지 오웰의 <1984>는 고전문학 중에서도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만큼 명작이며 특히 '디스토피아' 문학의 대표작이다.

 

휴대전화, 노트북, 신용카드 등을 통해 신상정보가 쉽게 노출되고 CCTV로 어디에서나 사람들의 동선을 알 수 있는 사회에 살면서, 책 속의 '텔레스크린'을 보고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음에 머지않은 미래에 '빅브라더'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겠다는 섬뜩함을 느꼈다.

 

 

 

1. 믿음


 

"실재는 외적인 것이 아니야. 실재란 어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있지."

 

오브라이언은 윈스턴에게 이렇게 말한다. 실재란 객관적이고 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내면에 있다고. 이 말을 듣고 나면 윈스턴과 마찬가지로 혼란에 빠져든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내가 판단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의 틈 사이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믿었던 모든 것이 허구일 수 있다는 혼란 앞에서 '믿음'이라는 단어의 원초적인 의미 또한 불분명하게 된다.

 

어떤 것을 믿는다는 건 나의 세계를 정의하는 것이다. 내가 믿는 크고 작은 것들이 모여서 나를 만든다. 믿음을 바탕으로 행하는 나의 말과 행동이 그 자체로 나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정의되고 요약된다.

 

 


2. 언어와 기록


 

존재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낱말의 재정의를 피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신어'를 새로 만들어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낱말을 제거하고 재정의한다. 사람들의 지적 능력과 사고 수준을 떨어뜨리고 권력자들의 체제에 위협이 되는 단어는 없애버린다.

 

윈스턴의 직장은 당에 소속된 기록을 조작하는 곳이다. 이처럼 당은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새로 쓰고 2분 증오 시간을 통해 세뇌한다. '골드스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대척점을 제시하고 '사상죄'라는 죄목을 가진 죄수들을 공개 처형한다. 그리고 결국, '언어'라는 일차원적인 수단을 통제하며 일차원적인 표현의 방식 또한 억압한다.

 

권력자는 민중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건드리며 무너뜨리고 있다. 정신적인 모든 것에 기반이 되는 믿음을 흔들어버리고 유년 시절의 기억은 물론 눈에 보이는 것 하나하나까지 모든 정의를 다시 내리게 한다. 모든 기록에 기초가 되는 언어의 구조를 재정립하고 조작한다.

 

새로운 언어 앞에서 불필요한 행동은 정의조차 없으니 존재하지 않게 된다.

 

 

4.jpeg

 

 

조지오웰은 디스토피아 문학을 통해 대중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책 속에서 윈스턴은 펜을 잡고 기록하기 시작하며 혼란을 써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의미를 찾고 삶의 욕구를 얻는다. 세상과 자신에 대해 궁금해하고 사랑하고 싶어 한다. 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민중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사회에서의 자유를 지속하고 정당함을 투쟁하기 위해서, 당연한 것을 계속 당연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개인이 기록하고 물음을 던져야 한다. 과거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으며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자. 정당하지 않은 것에 왜? 라는 질문을 던지고 눈을 뜨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 마침내 골드스타인의 눈을 감게 할 수 있다.

 

Don't let it happen, it depends on you!

전체주의가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 조지오웰

 

 

[김지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