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필름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

한대수 사진집, 삶이라는 고통
글 입력 2023.11.0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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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_표1.jpg

 

 

<삶이라는 고통>은 1960년대부터 2007년까지 한대수가 뉴욕과 서울, 모스크바, 파리, 태국, 몽골 등 세계를 오가며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는 사진집이다.

 

사진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의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흥미를 준다. 1960년대 뉴욕은 이미 고층 빌딩이 빼곡히 들어섰고 사람들은 현대적인 양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사람들과 거리의 분위기는 지금과 분명 다르다. 반면 한국은 '검정고무신'의 모습처럼 한복과 양복이 혼재돼 과도기적인 모습이 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사진을 음미하다 보면 그 시절의 세상을 보여준다기보다는 한대수의 삶을 보여주는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확히는 한대수의 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젊은 시절 그의 세상은 어떠한 모습이였을까?

 

한대수는 자기 삶이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실제로 사진들에는 복잡하고 상반된 감정들이 느껴진다. 고독, 혼란, 두려움 같은 것들이 말이다. 예술가였던 한대수가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족조차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을때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지만 그의 사진집을 즐겁게 볼 수 있는것은 고통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에는 명확한 방향, 이를테면 신념 같은 게 느껴진다. 그는 뭔가 굳건하게 원하고 추구하는 것이 있어보인다.

 

그의 사진은 너무나 솔직하고 적나라하다.

 

1960년대 뉴욕과 서울이라는 독특한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시대보다는 한대수의 삶에 빠져들게 된다. 한대수는 언제나 모두가 선택하는 평탄한 길을 가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길을 선택한다. 만약 다른 세상이었어도 그러한 선택을 했을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선택이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나로 살게 하는 길이지만 진정한 나로 산다는 것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 가족이나 대중과 깊어지는 골을 보며 포기할까 고민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의 사진에서는 고독이 물씬 풍겨오지만, 특히 1969년 서울 방송국에서 찍은 사진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은 불편함이 있다.

 

사진집 중간중간 챕터를 나누는 글들은 사진을 더욱 흥미롭고 몰입해 볼 수 있게한다. 뉴욕에서의 생활, 어떻게 명신과 만나고 헤어졌는지, 방송에 출연하면서 생긴 일들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삶이라는 고통>에는 유독 아이들 사진과 독사진이 많다. 그가 평화를 사랑하고 고독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사진집은 평화를 외치며 마무리된다. "Peace & Love"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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