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글에 적셔지는 공간

개인의 글을 만나며 개인의 글을 쓰게 된 이야기
글 입력 2023.10.0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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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하늘을 자주 담는다. 깨어지는 프랙탈로 채워진 구름은 무양이 아름답고 균형지어져 보고만 있어도 편안하다. 하루를 보내며 아름다운 하늘에 감탄하면서 지나기다 보면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은 때가 있다. 구름의 거리는 너무 멀어 초점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작은 형태가 큰 형태를 위한 수채화 물감처럼 음영을 형성한다.

 

항상 아름다운 구름만 있는건 아니다. 맑은 하늘은 구름 한점 없고, 비오는 중에는 하늘을 쳐다볼 수조차 없다. 우리의 기분은 하늘에 달린건 아니지만 하늘이 내 기분을 마지막으로 결정짓기도 한다. 특히 맑게 개인 하늘은 보는 즉시 효과가 있다. 하늘이 가진 감정이 구름으로 드러나지 않아 하늘의 걱정을 공감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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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하늘에 눈이 갔나 더듬어보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이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하기 직전, 블로그에 글을 올리던 참이었다. 당시 글을 지금 읽어보면 고등학교 시절 적던 일기와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과제로 제출하기 위해 잔뜩 불려둔 글과도 비슷했다. 적절한 글이 아님을 읽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내 취향을 세상에 소개하기 위해 모두가 사용하는 한글로 설명하는 연습을 지금껏 해왔다. 그 과정에서 구름을 좋아하는 걸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구름은 하루를 요약하는 감촉을 가졌다’고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구름의 감촉을 설명하기 위해 지금껏 글을 써왔다.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한지 벌써 3달 째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에 에디터 모집 공고를 발견했고, 모집 마감날에 급히 완성해서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때와 글을 쓰는 이유는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과거가 어색하지 않다. 최초의 시도가 없었다면 나만의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단순히 문화예술에 대해서 서술해선 아트인사이트라는 거대한 플랫폼이 굴러갈 수 없다. 문화예술에 대한 각자의 시선이 있고, 이를 글로 풀어낼 수 있는 해설자를 모아놓아야 한다. 각자의 시선과 말투는 글에서 그대로 느껴지고 화면을 통과해 나와야 한다. 이런 이들이 모여 하나의 그룹을 형성했고, 나또한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소속감이 자랑스러운 플랫폼은 일원이 행복하니 그 전체가 행복하다.

 

플랫폼 활동의 장점은 폐쇄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내가 글을 올리기 위해선 남들의 글을 필연적으로 읽게 된다. 에디터로써 엇나가지 않는지 아트인사이트 내의 분위기를 살피며 내가 쓸 글을 정리하게 된다. 문화예술을 다루는 집단에서 나만의 일기를 쓰는 독단적인 행동은 자제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이야기와 문화예술이 뒤엉킨 글을 써내는 이들을 보며 동경할 수 있었다. 항상 겪는 성찰이지만 늘 새롭게 다가온다.

 

점차 글을 쓰는 일 외에도 남들의 글을 읽는데 익숙해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글을 쓰는 장소가 장소인지라 누군가 읽는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나 또한 남의 글을 열심히 읽는다. 재밌는 글은 여러 번 읽어도 본다. 그러면서 내 글은 내가 읽기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내 몸에서 나왔지만 내 것이 아니다. 아마도 이 점에 주목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쫓아가게 된 이유이다.

 

좋아하는 글을 찾고자 하는 의지는 아트인사이트 밖으로도 빠져나왔다. 책을 읽는다거나 직접 쓴 글을 퇴고해보는 시도로 이어졌다. 책의 종류는 논픽션에서 에세이와 문학으로 비중을 넘겼다.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글에는 왠지 모를 영혼이 담겨있지 않다. 이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저자의 영혼이 담긴 책을 잠시 읽고 돌아와야 한다. 본인의 글은 본인의 영혼이 담겨있다. 그러나 내 눈에 적절한 형태의 활자인지는 읽어봐야 한다. 아니라고 판단하는 능력 또한 읽어봐야 는다.

 

퇴고의 과정은 사소한 부분이다. 크게보면 내용과 구조이고, 한 단계 내려오면 문장의 길이와 조형미가 눈에 띈다. 이 부분은 보기엔 어색하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세밀한 부분을 건드려야 한다. 단어와 서술어의 나열에 집중해야 한다. 스스로 간결한 문장이 살리는 세련미를 추구한다는 점을 알게 된 후로 읽히는 문장의 끝맛을 본다. 활자가 찰지게 읽히며 눈을 매끄럽게 다음 문장으로 이끌도록 문장을 수정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기호에 꼭 맞다.

 

이 과정을 하늘 위 구름 고르듯 행했다. 글의 취향은 서술하기 어렵다지만, 냉철한 분석은 발전을 위해서 불가결하다. 글 위에 놓인 단어를 구름 위 수증기와 같이 자세히 들여다 본다. 부분이 완벽해지면 글 전체가 아름다워지며 구름의 형태가 완성됨과 비한다. 들여다보는 과정이 구름과 글에 있어 완벽히 일치했고 쌍방에서 발판을 제공해 위로 걸어올라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완성된 글은 갤러리의 구름과 함께 아트인사이트에서 고이 보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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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쓴 활자수만 따지자면 몇십만자를 넘어갈 것이다. 에디터 활동은 분명 그 연습에 박차를 가해주었다. 정해진 분량(스스로 2,000자 내외로 쓰자 다짐했다)을 일주일마다 써내거나, 문화 활동을 하면 글로 소감을 표현했다. 처음엔 소재를 정하는 것조차 일주일 내내 고민한 채 당일에 급하게 글을 썼다.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아 주변인들에게 물어보며 좋은 소재가 있을지도 자주 고민했다.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쓴 글은 개인적인 목표가 담겨있다. 한 편당 약 이천자 가량의 글자수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쉽게 되지 않더라도 문장의 완성을 위해 애썼다. 초기에 글감을 정하지 못하고 당일에서야 글을 쓰는 모습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머리에 글감이 무수히 쌓여왔으며 각각에 주석을 달아 놓아 대비한다. 당일이 되면 가장 잘 익은 열매를 하나 골라 깨끗이 다듬어 사진과 함께 올린다. 이제는 해소해야 할 욕구이자 플랫폼을 욕구해소의 창구로 사용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수동적인 요구이지만 나에게 필요했던 행위를 반복한다.

 

결국 이 플랫폼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내가 에디터 활동을 하는 이유와 플랫폼의 이유는 동일하다. 오로지 나를 위해, 나의 관점에서 해석했을 때 이야기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아도 판이하지 않다. 각자의 글과 문화예술을 위해 이 플랫폼이 존재한다. 적어도 나는 알차게 써먹었다 자부한다. 최근에 올라온 글의 제목과 사진, 잠깐의 스크롤만 하면 어떤 에디터가 작성했는지 대충 알아챌 정도이다. 내가 여기에 매몰된 시간은 길었지만 어찌 이를 매몰되었다만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푹 빠져들었다. 각자가 향유하는 문화예술을 온몸에 난 감각기로 들이마실 수 있었다. 이 자체로 지난 3개월은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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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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