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예술 중독

예술, 그게 뭔데?
글 입력 2023.09.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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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글 쓴다며, 아트인사이트가 뭐야?"

 

"근데, 문화예술이 그래서 뭐야?"

 

"그건.."

 

 

 

기(起)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매년 모든 학급의 이야기를 담아 책자로 인쇄해 가정으로 배부하는 행사가 열렸다. 특정 질문에 맞춰서 학생들이 답변한 내용을 선생님이 표로 만들어서, 학급 사진들과 함께 2~3쪽 분량으로 만드셨다. 그 질문은 대부분 뻔한 것이었다. '저는 어른이 되어서...',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은...' 같은, 초등학생들이 상상력을 동원해 다짐을 적어낼 수 있는 것들. 나는 화가가 되고 싶었고, 작가가 되고 싶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화가가 되고 싶어요.', '저는 상상하고 글 쓰는 게 재밌고 좋아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이것이, 내가 적어냈던 답변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일 거다. 부모님과 함께 밤 산책을 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화가와 작가 사이에서 나름의 갈등을 하고 있었다.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하는데 어른들은 "그래서 '무엇'이 되고 싶니?"라고 물었다. 마치 무언가 하나로 확정지어야 한다는 것처럼. 그래서 부모님께 질문했다. "글이랑 그림 중에서 뭘 선택해야 할까요?" 그 때 돌아온 대답은, "내가 생각하기엔, 세상에서 제일 하찮은 직업 1위가 화가, 2위가 작가야." 내 꿈을 짓밟으려는 생각은 아니셨겠지만, 어렸던 나는 그 말에 내가 꿈꾸던 세상 두 개를 잃어버렸다. 그 당시엔, 부모님이 곧 내 삶의 전부였으니까.

 

 

 

승(承)


 

부모님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반항하기 시작한 고등학생 시절, 나는 계속 결핍을 느꼈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아주 어릴 적엔 분명 느끼지 못했던 갈증을 느꼈다. 그리운 무언가가 자꾸 '잊은 게 없냐'고 물었다. 계속, 계속 계속 나는 그 무언가를 찾아 헤매었다. 그 때 당시엔 그게 뭔지 끝내 알아내지 못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결국 '나'였다. 내 삶에 '나'가 없었기 때문에 계속 허무함을 느끼고 슬퍼했다. 그 당시의 난, 비록 '나'라는 답을 명확히 정의내리진 못하였지만, 결핍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찾아냈다. 잃어버렸던 나의 두 세상, 글과 그림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그림을 하루종일 그려댔다.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자습시간에도, 기숙사에서도 나는 어쩔 땐 환희에 가득차서, 분노에 이글거리며, 우울에 젖어가며, 향수에 스러져가며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 설명을 그 감정을 담아 적어냈다. 몰아일체, 집중하는 대상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내 3년은 예술과의 몰아일체를 경험한 시간이었다.

 

이젠 글도, 그림도 포기할 수 없었다.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잊고 있던 나의 열정이자 꿈이었다. 절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나의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한 것들이라서, 나는 그것들을 혹시라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어쩌면 난, 예술에 중독되어버려 끊으려 해도 금단 증상으로 예술에 갈망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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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戰)


 

20살이 되고, 처음엔 나의 개인작품을 구상했다. 전시회와 출간을 생각했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 예술에 잡아먹혀서 '나'를 또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를 위해 다시 되찾은 문화예술이었지만, 욕심이 과해지니 그것으로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과감히 그 욕심을 접고, 나의 열정을 담아낸 아카이브를 구상했다. 내가 좋아하는 글들을,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내가 좋아하는 미술작품들을,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을 장르별로, 연대별로 정리해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그런 일종의 도서관을 생각했다.

 

그래, 이거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예술에 대하여 글로 정리하고, 나의 생각을 담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걸 하기 위해선 경험이 필요했다. 내가 실제로 예술에 대해 글을 기고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과정에서 나 또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들, 장르를 알아가며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그런 내가 찾아낸 곳이, 아트인사이트. 바로 이 사이트다.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기고할 때면,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진정한 '나', 내가 되고 싶었던 '나', 현실에 대한 걱정 없이 좋아하는 것에만 몰입할 수 있는 '나'가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어린 시절의 '나'는 물었다. "글과 그림 중에 넌 뭘 선택한거야?" 지금의 나는 답한다. "나는 '나'를 선택한거야. 꼭 하나로 규정할 필요는 없어." 실제로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로 글을 기고할 때는 '미술/전시'나 '음악', '영화' 카테고리를 주로 이용했지만, 컬처리스트로 글을 기고하면서 '사람' 카테고리와 '에세이' 카테고리를 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예술의 '음악', '미술' 등의 카테고리에 집중하던 내가,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예술의 하위 장르를 사랑하는 내가, 그것에 몰입하면서, 삶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결국 나의 삶이 나의 문화가 되고, 나의 예술이 되었다. 처음부터 사랑했던 문화예술은, 그렇게 나의 사랑하는 삶이 되었다.

 

 

 

결(結)


 

예술, 그게 뭔데? 라는 질문에 나는 조용히 손가락을 들어 질문자를 가리키고 싶다. 당신, 당신이 바로 당신의 예술이다. 예술이 창조해내는 문화의 흐름에서 우린 살아가고 있고, 예술이 창조해내는 미적 작품들에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다채로운 예술의 삶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문화이며 예술이다. 그것에 대해 이해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만의 ART insight를 일궈낼 수 있다. 아트인사이트는 따라서, 당신의 삶을 당신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자 통찰해내는 세계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숨을 거두는 순간 '나'라는 존재는 분해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하나의 예술로서, 과거에서 온 예술의 집합에 올라타 현재를 빛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Viva La Vida, 인생은, 예술은, 영원할 것이다.

 

 

 

[아트인사이트] 명함_컬쳐리스트.jpg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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