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 할 반려 작품 고르기, 아트 컬렉팅 [도서]

우리 집으로 가자
글 입력 2023.09.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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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하면 '고급', 또는 '전문성'이라는 키워드가 직관적으로 떠오른다. 지금껏 미술을 향유해왔던 계층의 특성과 널리 알려진 작품들의 가격대를 보았을 때 미술의 그러한 이미지가 영 허상은 아니다. 다만, 고급스러움과 전문성이라는 이미지를 가졌기에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술을 돋보이게 하는 '고급'이라는 프레임은 때때로 미술이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무궁무진한 세상을 제한하는 틀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그래도 사람들이 미술에 이전보다는 어렵지 않게 접근하는 듯하다. SNS를 통한 자기 PR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전시와 미술을 향유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노출하여 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들을 심심치 않게 보았었다. 지금은 미술과 전시의 이미지와 영향력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진심으로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적잖이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대중을 타겟팅하더라도, 사진 찍기 좋은 전시보다 볼 거리가 많은 전시가 더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미술에 대중의 관심이 몰리기 시작한 이유는 또 있다. 도서 '아트 컬렉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미술은 '투자'의 개념으로 부각되면서 접근성이 더 좋아졌다. 대중에게 있어 '투자'와 '재테크'는 잘 모르는 어려운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게끔 만드는 마력을 지닌 단어들이다. 그리고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경기 침체의 우려와 함께 주식 시장과 암호화폐 등 기존 투자처들의 변동폭이 커 불안한 반면, 경기 상황에 크게 흔들림 없이 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예술작품의 안정적 투자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도서, '아트 컬렉팅' 中

 

 

모은 돈을 어떻게 불릴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는 정보다. 비트코인이나 주식은 위험해 보이고, 열심히 모은 돈인데 통장에만 넣어 놓을 수도 없고. 그런 사람들에게 예술작품이라는 '현물' 자산으로의 투자는 부동산보다는 부담이 적지만 다른 투자 방식보다는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듯 투자자의 시선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투자를 위해서든, 미술계에 관심이 있어서든. 미술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기 시작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아트 컬렉팅을 권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또는 '이미지'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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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가진 또 하나의 독보적인 영역은 바로 '감상'이다. 감상을 통해 작가와 공감할 수 있고, 이는 곧 작품의 소장 욕구로 이어진다. 작품을 투자수단, 혹은 물질적, 심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요소이다. 작품에 대한 소장 욕구와 만족감의 기저에 있는 무언가. 그것은 '감상'이다.


'아트 컬렉팅' 책에서도 말하듯이, 다른 시장과 다른, 투자수단으로서 거의 독보적인 안정성을 갖는 미술 시장만의 특성은 유행과 구별되는 스테디한 애호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애호한다는 것은 취향이 있다는 것이고, 취향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감상을 수없이 했다는 증거가 된다. 그렇기에 감상할 줄 아는 자는 본인만의 작품 보는 안목을 가지게 되며, 좋은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투자 상품, 또는 무언가를 위한 수단으로써 작품을 이용하겠다는 시선이 아닌, 나만의 취향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노력이 컬렉팅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의심과 분석은 오차를 가지기 마련이다. 허나 애호에 의한 소장 욕구로 알게 된 작품은 적어도 가치의 수학적 계산에 의한 오차를 만들진 않는다.


마음이 이끌렸을 때 들여놓은 작품 하나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 속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다가도 문득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될 만큼 큰 삶의 의미를 담을 수도 있다. 단순히 세간이 인정하는 미적인 가치, 또는 공간을 장식하기 위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더 큰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마치 걸어온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반려와 같은.

 

*

 

개인에서 시작하여 대중으로, 대중에서 또다시 개인으로.

 

모든 문화와 예술, 나아가 사회를 바라보았을 때 공통적으로 보이는 흐름이랄까. 세상은 혼자 시작하여 곧 함께 이루는 터전이 된다지만, 마지막에 주변을 돌아보고 나면 결국 혼자만이 남는 곳이다. 생과 사는 고독하다고 하지 않나. 함께한다고 하더라도 종내는 남이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또한 일시적일 뿐이다. 각자의 세계가 변화함에 따라 수많은 공동체는 해체되기도, 형성되기도 한다. 어딘가에 속해 있다가도 언젠가 홀로 선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결국 홀로됨을 마주한 인간의 필연적인 고독을 해소하는 여러 방법들 중 하나가 '아트 컬렉팅' 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각박한 세상살이 중 작품을 사던 그 시절만의 여러 깨달음과 취향을 간직한 동반자를 집으로 데려오는 법을 알려준다. 만약 나중에라도 꼭 함께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아트 컬렉팅' 책을 통해 작품 소장의 기본적인 지식을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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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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