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차라리 몰랐더라면 [도서/문학]

불륜에 관한 단편소설을 읽고
글 입력 2023.08.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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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서울 수록작인 '차라리 몰랐더라면'은 불륜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이다.

 

최근 불륜을 주제로 다루는 미디어가 부쩍 많아졌다. 소설뿐만 아니라 드라마, 웹툰까지. 예전엔 아침 드라마(흔히 막장이라 일컫는)를 제외하곤 주요 소재로 사용되진 않았는데 요즘은 자주 접하고,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의미와 동시에 일반적이란 것이다.

 

3년 만나고 결혼까지 성공한 승훈과 현서는 평소와 같은 날을 보낸다. 암묵적으로 서로의 스마트폰을 보지 않았지만, 여자의 촉을 믿는 현서는 그날따라 무언가 다르게만 느껴졌고, 그의 외도를 알아챈다. 승훈은 단지 불장난일 뿐이라며, 해명하고 용서를 빌었지만 현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이혼을 준비한다.

 

현서는 준비와 동시에 회의감이 들었다. 친구,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여태 sns에서 보여주던 행복한 모습과 반대되는 현재에 허망함을 느끼며 두려워한다. 그러다 얼마 전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소개팅 앱에 가입한다. 앱에서 만난 남자와 연락을 하고, 하룻밤 보내게 된다. 그러곤 죄책감을 갖는다.

 

그와 동시에 이혼에 대한 생각도, 자존감도 회복되었고, 계속해서 사과하는 승훈의 연락도 받아준다. 집으로 돌아온 승훈은 관계 회복을 위해 각서를 쓰고, 현서를 위해 저녁을 준비한다. 모든 걸 아는 현서는 이미 망가진 관계에 눈물을 흘리며 밥을 먹으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사실상 정해진 사생활의 기준은 없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도 오래된 친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자신만의 비밀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렇다고 소설 속 승훈의 불륜은 정당화될 수 없고, 불륜은 존중해야 할 사생활에 속하진 않는다.

 

현서의 불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마주한다. 그중 끌리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연인이 있어도, 배우자가 있어도 본능적인 감정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린 본능에 따르는 동물이 아니라 이성적인 사람이기에 지켜야 할 것이 있다.

 

현서의 배신감이 얼마나 클지 가늠되지 않아서 안타깝다. 세상엔 비밀이 없기에, 현서의 불륜도 언젠가 승훈에게 들킬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 승훈이 느낄 배신감도 가늠되지 않는다. 열린 결말로 끝난 이야기지만, 이미 무너진 신뢰와 관계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현서는 승훈을 볼 때마다 죄책감과 배신감, 여러 감정이 휘몰아칠 것이다.

 

모두 그들이 자초했지만,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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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드라마로 '부부의 세계', '결혼작사 이혼작곡' 등이 있다. 두 드라마 모두 꽤 인기를 끌었다. 점점 자극적인 미디어를 추구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불륜이 대중들에게 크게 거부감이 없다는 의미다.

 

인생은 모두 자신의 선택이겠지만, 모든 행동에 책임감이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미디어와 현실을 잘 구분해야 한다. 불륜 이후에도 관계를 회복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서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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