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에게는 여성의 서사가 필요하다. - 여전히 미쳐 있는

<여전히 미쳐 있는> by 샌드라 길버트 + 수전 구바
글 입력 2023.08.06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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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여성 작가들에게 초점을 맞추기로 했나? 우선 우리 두 사람이 이들의 성과에 찬사를 바치는 데 생애를 바쳐왔기 때문일 것이고, 그 다음은 제2물결이 여성 시인과 여성 소설가, 여성 극작가, 여성 저널리스트, 여성 작사가, 여성 에세이스트, 여성 이론가 들의 강력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상가들에게는 다른 식으로 비틀어 생각하는 능력(대안적 모델들을 그려내는 능력, 그리고 무엇이 그런 모델들이 될 수 있는지 상상하는 능력)이보다 공정한 사회, 정치 제도를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그들의 기여 덕분에 우리가 계속 논하게 될 문제들은 그 내용이 명확하다.] - <여전히 미쳐 있는>, 샌드라 길버트 + 수전 구바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페미니즘을 접하게 된 것은 첫 남자친구로 부터였다.

 

그 친구가 선물해 준 정희진 작가의 <페미니즘의 도전> (교양인 출판)을 읽고 나서 세포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일상적이어서 알아채지 못했던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참 유행했던 K-POP 가사 (여자가 쉽게 마음을 주면 안 돼 그래야 네가 날 더 좋아하게 될 걸 - TWICE "Cheer up")를 즐겁게 들을 수 없었다. 잔소리로 흘려들었던 여자는 위험하니까 밤늦게 다니지 말고 짧은 옷은 입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에 그건 여성의 옷차림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나만 이것이 불편한가? 라는 의심이 들 때, 먼저 목소리를 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찾는다. 점차 나아지는 듯 보여도 똑똑하고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여전하다. 아직도 "페미니스트"라는 말은 금기처럼 여겨지는 상황에 여자 아이돌의 페미니즘과 관련된 의상이나 소품이 언론에 노출되면 비난하는 세력과 그것을 굳이 "해명"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들은 놀랍지 않다.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더 큰 목소리와 우리들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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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로 여성 서사의 고전을 펴낸 샌드라 길버트와 수잔 구바의 신간이 출시는 반가운 소식이다.

 

<여전히 미쳐 있는>은 1950년대부터 21세기까지 시대별로 여성의 목소리를 낸 작가들의 이야기와 그 시대 화두가 되었던 사건들을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풀어놓았다. 미국 근대사를 중심으로 펼쳐낸 서사가 조금은 낯설 수 있지만 수많은 페미니즘 작가들의 알게 되는 훌륭한 레퍼런스가 된다.

 

마거릿 애트우드, 레베카 솔닛, 수전 손택 등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들의 이야기부터 낯선 이름의 작가들까지.

 

페미니즘 독서를 확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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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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