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나뿐인 지구와 하나뿐이지 않은 우리 [도서/문학]

"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글 입력 2023.08.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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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로맨틱한 외계인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정세랑의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는 내내 속으로 그리 중얼거렸다. 외계인 ‘경민’의 사랑이 듬뿍 담긴 행동과 웬만한 지구인들을 제쳐버리는 플러팅은 아무리 그가 외계인이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싶었다. 외계인 경민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그런 자신을 믿을 수 없어 하는 ‘한아’가 너무나 이해되었다. 한아처럼 외계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해도 괜찮다고 생각될 정도로 정세랑이 그린 외계인 경민은 매력적이면서도 따스하게 광막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SF 장르가 아닌, 판타지를 넘은 심각한 현실 또한 담고 있기에 하고 싶은, 해야 하는 말이 있다. 지구를 사랑하는 한아와 함께, 외계인임에도 지구와 지구를 사랑하는 한아를 사랑하는 경민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지구뿐인 한아



한아는 지구를 사랑한다. 누구보다 지구를 아끼고 소중히 여긴다. 그것이 한아의 일상생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채식을 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수질 오염으로 죽어가는 해양생물을 걱정한다. 한아의 직업 또한 손님들이 입었던 옷을 다시 재단하여 다른 옷이나 소품으로 만드는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가게를 절친 유리와 함께 운영한다. 


지구를 사랑하다 보니 한아는 보편에서 조금 벗어난 사고를 한다. 모든 사고가 지구 보호와 직결되어 있음은 물론 지구적인 범위로 확장되어 있다.


 

“전전 직장은 그만두기 전에 불성실하다고 잘려버렸고 말이지. 직업윤리 없는 사람은 다른 윤리도 엉망이야. 진짜라니까?”

 

“음, 아시아인들이 지나치게 성실한 편이니까 그걸 감안하면 지구 평균은 되지 싶은데…… 진득하게 하고 싶은 분야를 찾으면 달라지겠지.”

 

『지구에서 한아뿐』 중

 


한아의 절친 ‘유리’는 돈을 조금이라도 마련했다 싶으면 바로 여행을 떠나버리는 한아의 연인 경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경민에 대한 안 좋은 소리가 나오자 한아는 좋게 말하면 청춘이고 나쁘게 말하면 미래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경민을 지구 평균은 되리라고 평가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경민이 불성실하다는 말에 얼버무리며 동의하거나 동의하기 싫다면 못 들은 척이라도 할 텐데 한아는 지구의 평균을 가져와 경민을 변호한다.


이처럼 한아는 대한민국에 국한되지 않은, 광범위한 영역의 사고를 지니고 있다. 이것이 위의 대사처럼 다소 우스꽝스럽고 엉뚱한 방면으로 튈 때가 있지만, 대게는 지구의 오랜 수명과 이를 위해 자연환경 및 인간 외의 생명체를 보호하고 보금자리를 잃어가는 동물들을 돕는 방법에 대해 골몰한다. 


지구가 무너지고 있다. 부서지고 있다. 그 틈으로 생명체들도 사라지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환경 오염과 생명체들의 피해에 관련된 내용이 중점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간간이 등장하며 현재 지구의 실태에 대한 심각성을 깨우쳐준다. 


 

왜 인류는 고래들에게 더 친절하지 않을까. (……) 고래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한아는 죄책감을 느꼈다. 바다가 엉망이 된 걸 생각하면 인류가 괜찮은 종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온갖 쓰레기를 버리고 오폐수를 흘려보내고 뜨겁게 만들고 유조선을 침몰시킨 다음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있었다.


『지구에서 한아뿐』 중

 


배에서 유출된 원유, 해수욕장이나 해변으로 놀러 간 사람들이 바다에 버리는 각종 쓰레기, 도시에서 흘러나온 산업폐기물이 바다를 오염시킨다. 해양 생물들은 쓰레기와 원유로 인해 아프거나 죽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음에도, 이 사실을 아는 대부분 사람이 지구에 살고 있음에도 발 벗고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이는 극소수다. 


이 극소수에 한아와 외계인 경민이 있다. 외계인 경민도 지구를 사랑하지만, 사실은 한아가 하는 일이라면 뭐든 좋다는 식이다. 외계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는 얼떨결에 지구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경민은 외계인이라는 존재성과 각종 획기적인 우주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아픈 생명체들을 돌보고 지구를 보호하는 데 스스럼없이 임한다. 


 

“그래서 이 차도 좀 개조했어. 원래 크기만 하고 연비는 형편없는 차였는데 이제 리터당 40킬로미터쯤 갈 수 있어. 네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타라고.”

 

“그런 연비가 가능해? 대단하다. 속도도 잘 나오는데 신기하네. (……)”


『지구에서 한아뿐』 중


 

“화석 연료는 유행이 좀 지났지?”

(……)

“화석 연료 때문에 걱정되는구나? 지구에서 쓸 만한 다른 에너지원을 좀 고민해볼까?”


『지구에서 한아뿐』 중


 

둘은 신혼여행지를 두고 몰디브와 베네치아 중에 고민을 한참 했다. 두 곳 다 몇 십년 후면 물에 잠겨 못 보게 될지도 모를 곳이었기 때문이다.

“두 군데 다 가면 ”

“비행기를 너무 많이 타고 싶지 않아.”

“왜?”

“항공 연료 소비 증가도 지구온난화의 큰 요인이니까.”

“그럼 두 군데 중 어디를 더 가고 싶어?”

결국 몰디브를 골랐다. 한아는 바다를 좋아했다.


『지구에서 한아뿐』 중


 

얼마 전 뉴스 기사를 봤는데 앞으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한다. 온난화의 수준을 넘어 끓는 것처럼 지구가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말에 따르면 5년 내에 올해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여름이 찾아올 것이라고. 지구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인간은 과연 얼마나 괜찮고 유능한 종일까.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지구에 적합한 종일까. 지구의 본래 모습, 녹지와 투명한 바다, 깨끗한 공기와 빗물, 비옥한 토양은 효율에 최적화되어버린 인간의 생활 방식으로는 도저히 유지되거나 되찾을 수 없다. 인간은 서로에게 적합한 종일 수는 있어도 지구 자체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한아에 한에서 사랑 또한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우주뿐인 인간 경민, 한아뿐인 외계인 경민



한아의 연인이었던 인간 경민은 자유롭고 무심한 사람이다. 여행을 좋아해 한아를 두고 홀로 세계 각국으로 떠나기를 반복하고 떠날 때마다 한 번을 돌아보지 않고 등만 보인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지만 넌 이해 못해. 한아는 속으로 말했고 속으로 말하는 일이 너무 늘어난 것과 가장 많이 쓰는 접속 부사가 ‘하지만’이 된 것이 신경쓰였다. 오래된 커플이어서일까? 유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나치게’ 오래된 커플이었다. 서로 겁이 나서 끝내지 못하는 거 아니냐고, 유리는 거르지 않고 말해버리는 편이었다.


『지구에서 한아뿐』 중


 

경민을 사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한아는 그 순간에도 체념하듯 생각했다. 체념이라고 부르는 애정도 있는 것이다.

 

『지구에서 한아뿐』 중

 


경민의 무심에는 오랜 연인 사이라는 이유도 있을 터다. 서로 무뎌진 관계에서 나오는 익숙함, 그것이 조금 더 심화된 형태가 무심이다. 그러나 갓 만났든 오래되었든 경민은 그리 좋은 연인 같지 않다. 거칠게 말하자면 ‘똥차’에 가깝다.

 

인간 경민에 대한 한아의 애정 또한 보편적이지 않다. 사랑이 어쩔 수 없는 문제일 때는 있지만 체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체념은 이전에 포기이고 그 이전에 인내이며 분노와 불만, 속상함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축적되고 압축된 것을 사랑이라 하기엔 세상에는 온기 있는 사랑이 넘친다. 체념 속에서도 불안해하며 경민의 연락과 경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한아는 혼자 애쓰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한아의 앞에 캐나다에서 유성우를 보고 돌아온 경민이 모습을 드러낸다. 묘하게 친절하고 따스해져서 이상하다 싶을 찰나, 취객으로부터 한아를 보호하기 위해 경민은 눈에서 초록빛 레이저를 쏜다. 서울 한복판에 초록색 기둥이 우뚝 솟아날 정도의 위력으로.

 

경민이 외계인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더 정확하게는 외계인이 경민의 탈을 쓰고 지구로 왔다. 외계인 경민은 한아에게 지구로 온 이유를 설명한다.

 

 

너는 비 오는 날 보도블록에 올라온 지렁이를 조심히 화단으로 옮겨주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고래를 형제자매로 생각했어. 땅 위의 작은 생물과 물속의 커다란 생물까지 너와 이어지지 않은 개체는 없다는 걸, 넌 우주를 모르고 지구 위에서도 아주 좁은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이해하고 있었어. (……) 인간이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고 또 죽이는 이 끔찍한 행성에서, 어떻게 전체의 특성을 닮지 않은 걸까. 너는 우주를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우주를 넘어서는 걸까. 내가 네 옆에 있는 바보 인간보다 더 가까울 거라고, 그런데 그걸 넌 모르니까. 전혀 모르니까, 도저히 잠들 수 없었어. 

(……)

너의 공간에서 함께 있고 싶었어. 자연스럽게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만남이니까, 자연스러움을 가공하고 싶었어.


『지구에서 한아뿐』 중

 


외계인 경민은 망원경을 통해 지구를 들여다보다가 한아에게 반한다. 끝없이 내전을 일으키고 이유 없이 행인에게 칼부림하고, 무자비하게 나무를 베고 시커먼 기름을 바다에 흘려보내는 많디많은 인류 속에서 삶이 지구 보호와 맞닿아있는 한아가, 한아만 빛난다고 여긴다.

 

 

그렇게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우주로 떠나다니. 한아는 마지막 작별을 기억해내고는 치를 떨었다. 다이옥신 같은 새끼, 미세먼지 같은, 아니 미세 플라스틱 같은 새끼, 낙진 같은 새끼,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 같은 새끼, 음식물 쓰레기 같은 새끼, 더러운, 정말 더러운 새끼, 밑바닥까지 더러운 새끼, 우주의 가장 끔찍한 곳에서 객사나 해라……


『지구에서 한아뿐』 중

 


외계인 경민에게 이름, 얼굴, 정보 등을 팔고 우주 자유 이용권을 얻어서 유유히 우주를 여행 중인 인간 경민을 향해 한아는 욕도 친환경적으로 퍼붓는다. 

 

그런 한아와 만나기 위해 외계인 경민은 “자연스러움”을 가공한다. 자연스러움이 단순해 보여도 의도와 함께 만들어내려고 하면 그 무엇보다 어려워진다. 자기 별, 동족, 우주 자유 이용권을 잃고 복잡한 계약과 큰 빚까지 지고서 지구로 올 만큼 외계인 경민은 한아를 사랑한다. 한아를 사랑하기 위해 “인간이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고 또 죽이는 이 끔찍한 행성에서” 기꺼이 살아가기로 한다. 


 

“우주가 아무리 넓어도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지구에서 한아뿐』 중



우주가 아무리 넓어도 직접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주는 광막하니 어떤 방식으로든 언젠가 본인의 마음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질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말이든 글이든 직접 전달해야만 온전히 전달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인간 경민은 그러지 못했다. 경민이 자유롭고 흥미로운 사람이긴 했지만 여행 사이에, 오랜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연인으로서 해야 마땅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결국 한아에게 아무 말 없이 우주여행 비행선에 올랐으니 인간 경민에게는 연애, 연인보다 자유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이 더욱 진득한 감정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외계인 경민은 많은 위험과 불이익을 감수하고 2만광 년을 날아 지구로 온다. 한아를 만나 자신의 몸체만큼이나 뜨거운 마음을 직접 말로 전한다. 인간 언어가 아직 익숙지 않아 중간중간 생각을 정리해가며 차분하고 정확하게 말이다. 인간보다 수명이 훨씬 길어 미래에 한아가 죽으면 지구에 혼자 남겨질 거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마다하지 않고 인간의 모습으로 지구에서 살기를 선택한다. 

 


한아는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다시 여행하고 싶지는 않아? 공항에 오니까 여행 싫어하는 나도 막 그런 기분이 드는데."

"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지구에서 한아뿐』 중

 

 

이제부터 한아가 외계인 경민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한아와 지구를 겪으면서 경민으로서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외계인 경민에게는 여행이다. 아주 달콤하고 안전하면서 평화로운 여행.

 

 

사랑스러운 배우자의 얼굴을 보며 원래 그 얼굴의 주인과는 전혀 다른 사람을 보았다. 한아는 그 얼굴이 아니라 얼굴 너머에 있는 존재를 사랑한다고 느꼈다. 이 사랑은 혼란스럽지 않아, 입안으로 말했고 확신했다. 외부 슈트 없이 본연 그대로의 돌덩어리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경민아.”

한아는 익숙한 이름을 불렀지만 부를 때 이름의 주인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아에게 경민이란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처럼 여겨졌다. 아주 특별한 사랑을 이르는 말, 이제 그 사랑의 온전한 소유권은 이 눈앞의 존재에게 있었다. 언젠가 사라질 섬에서 사라지지 않을 감정을 가지고 두 사람은 잠이 들었다.


『지구에서 한아뿐』 중

 


한아도 외계인 경민을 사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외계인 경민이 정체를 들킬까 봐 불안과 걱정이 가득했고, 자신을 위해 많은 걸 포기하고 지구로 온 경민이 안쓰러웠으며, 나중에는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마지막에는 결혼을 결심한다.


외계인 경민은 한아에게 안정을 준다. 늘 함께일 거라는 느낌을 주고 아무리 먼 곳으로 떠나도 반드시 돌아올 거라는 확신을 준다. 한아는 외계인 경민이 빚을 갚기 위한 심부름으로 여기저기로 잠시 떠나도 인간 경민을 기다릴 때처럼 더는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기다리는 일이 즐거울 수 있나, 하고 새로움을 느낀다. 


한아에게 경민은 더는 ‘외계인 경민’이 아니다. 경민은 경민이고 한아 눈앞에 있는 사람이 경민이며, 경민이든 돌덩이든 그가 어떤 모습이라도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초반에 경민을 외계인이나 광석이라며 선을 긋곤 했던 한아가 이리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뭉클하고 울컥하다. 

 

 

 

하나뿐인 지구, 하나뿐이지 않은 우리



그렇다고 인간 이외의 존재만 중요하고 인간은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외계인 경민이 한아와 결혼을 준비하며 이런 말을 한다.


 

“우주에서는 다들 어떻게 사나?”

 

“여기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많지만 여러 개체가 한 단위가 되는 풍습은 꽤 보편적으로 있어.”


『지구에서 한아뿐』 중

 


“여러 개체가 한 단위가 되는 풍습”.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바가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은 참 다양해서 그 형태와 방식부터 대상까지 한정 없이 만끽할 수 있다. 외계인 경민이 인간 한아를 사랑하는 것처럼. 인간 경민이 자유와 먼 우주를 사랑하는 것처럼. 한아와 절친 유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처럼.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학생 주영이 싱어송라이터 아폴로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것은 연애적 감정이나 우정, 소중함과 애정, 갈망이나 동경일 수 있다. 


동시에 우리는 사랑이라는 큰 영역 안에 들어와 있다. 사랑으로 인해 부부의 연을 맺고, 여행을 떠나서 다른 인연을 만들고, 마음이 같은 팬을 모아 팬클럽을 만들고, 대학생 때부터 시작된 인연을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유지하는, 여러 개체가 한 단위가 될 수 있는 바로 ‘사랑’이다.


우리는 하나인 동시에 하나뿐이지 않다. 그러므로 하나뿐인 지구를 하나조차도 되지 못하도록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극, 아프리카, 대한민국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개체들에게 애정을 쏟아야 한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들여다보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개체는 한 단위가 될 수 있으니까. 한 단위가 되어야 하나뿐인 지구가 우리와 더불어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 우리는 지구에서 사랑하며 살고 있으니까.

 

 

[변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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