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행의 준비과정

여행을 준비하는 어떤 방법
글 입력 2023.08.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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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는 어떤 방법


10월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여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약해야할 것들과 예약하지 않아도 되는 것, 현지에서 결정할 것들부터 PP카드와 장거리 비행에 대비한 준비물까지 눈도 손도 잔고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직장인이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제일 먼저 준비해야할 것은 여행 경비와 휴가.

 

대체로 직장인들은 시간과 돈이 모두 부족하다. 여행 일정에 따라 어느 게 더 중요한지 고민하고 날짜를 정한다. 연차를 길게 쓰기 힘들면 조금 비싸더라도 주말이나 공휴일을 껴서 가는 수밖 없지만, 연차가 자유로우면 평일이나 항공권이 저렴한 시간대라는 선택지가 생긴다.

 

나는 돈도 없는데 시간은 더 없는 직장인이라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유일한 국적기 직항편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직항이 재개된 지 오래되지 않아 비행편도 하루에 하나뿐이라 엄밀히 말하자면 선택지가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IN-OUT을 다르게 하기엔 돈이 없어서 고민의 순간은 무척이나 짧았다. 예산에 맞춰 항공편을 정하고 그 다음에 일정을 짰다.


사람마다 여행지 숙소 취향이 다른데 요약하자면 성향과 비용의 문제이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비싸더라도 편안한 호텔이냐 잠만 자면 되는 곳이냐로 갈리는데 나는 중간 성향이다. 비싼 호텔까지는 필요 없지만 호스텔은 불가능하다. 일주일가량의 여행에서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숙박비이기 때문에 같이 가는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적당한 에어비앤비를 골랐다.

 

관광지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교통편이 괜찮은 곳으로 정했다. 로마 여행에서는 취향과 비용과 함께 치안까지 고려해야해서 악명 높은 테르미니 근방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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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예약은 기차와 미술관 예약.

 

다른 지역을 다녀올 예정이라 숙소를 정한 다음 기차를 예약했다. 이탈리아 기차는 트랜이탈리아와 이딸로가 있는데 어느 쪽이든 일찍 예매해야 할인가에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가려는 곳은 이딸로 열차 시간표가 잘 맞았고 마침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프로모션 코드를 제공해서 특가 운임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이딸로는 변경이나 취소가 불가능한 특가 운임에 대한 유료 옵션이 있었는데 1~1.5유로를 내면 일부 환불이라는 옵션을 추가할 수 있었다. 가장 저렴한 좌석인 스마트는 좌석지정이 유료인데 루트 당 4유로를 추가하면 좌석지정이 가능한 프리마로 승급할 수 있는 옵션도 있었다.

 

미술관은 환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너무 촉박하지만 않게, 적당히 여유를 두고 예매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에서 외국어 가이드나 영어 캡션으로만 전시를 관람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경험한 터라 규모가 큰 이탈리아의 미술관은 가이드 투어와 오디오 가이드를 고려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다보니 투어 상품도 많았는데 투어 시간이 부담스럽거나 나홀로 편안한 관람을 위한 오디오 가이드 상품도 있었다.

 

가이드 투어에 들어가는 돈은 언뜻 커 보이지만, 전체 예산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어서 이부분에는 아끼지 말자고 친구와 미리 합의를 해두었다. 여름철 바티칸은 덥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집합하는 오전 투어는 더우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나 우피치 미술관은 기본 3시간이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 되는지 잘 생각해보라는 팁 아닌 팁이 전해진다. 참고로 이탈리아는 첫 일요일에 미술관 및 박물관이 무료라서 사람이 많다. 여행 경비를 아낄지 여유를 선택할 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기본적인 여행 준비물이 있다. 나는 여행을 막 다니기 시작하던 때 주변에서 알려준 방법을 지금까지 쓰고있는데 대략적인 구분은 이러하다.

 

 

얼굴에 필요한 것 / 몸에 필요한 것 / 전자기기 / 당일에 챙겨야할 물건 / 상비약 및 위생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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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얘기하면 내가 전해들은 건 목 위로 필요한 것과 목 아래로 필요한 것이었는데 생각 외로 이 구분이 쓸모 있다. 목 위만 해도 기초화장품, 세안용품, 헤어용품, 렌즈용품 정도가 있고 몸에 필요한 건 옷과 속옷, 바디용품, 액세서리나 잡화류 등으로 정리가 된다. 여행을 갈 때마다 to do list앱에 필요한 걸 쭉 적어놓고 준비물을 챙기는데 반복하다보면 꼭 필요한 것과 있으면 좋은 것들이 구분이 된다.


첫 장거리 여행이라 이번에는 기내용 준비물도 준비하고 있다. 안대와 가습마스크, 발이 부을 걸 대비한 기내용 슬리퍼와 압박스타킹 그리고 가벼운 겉옷.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접이식 발받침까지 준비물로 적어뒀다.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겠다만 일단은 그렇다.


사람마다 준비물이 다를텐데 나는 숙소에서 늘 무언가를 먹기 때문에 일회용 젓가락을 챙기는 편이고 손톱을 정리하고 갔더라도 손톱깎이를 챙겨서 거스러미가 생겼을 때 뜯지 않고 해결하거나 손톱이 조금 깨졌을 때 정리한다. 수예용 작은 가위를 챙겨서 쇼핑 후 짐을 줄여야 할 때 이것저것 열심히 잘 자른다. 언젠가의 여행에서 어메니티로 작은 반짇고리를 받았는데 사용한 적은 없지만 부피가 작고 언제 어떻게 필요할지 모르니 가지고 다니는 편이다.

 

장황하게 쓰고 있지만 여행이 닥치면 '여권과 카드와 정신머리만 있으면 된다'고 되뇌인다.

 

인생에 계획이란 게 없었는데 여행은 계획없이 가기엔 변수도 많고 위험부담도 있어서 가기 전마다 스트레스 받아가며 일정을 짰었다. 이제는 이것도 익숙해져서 일단 지도앱에 가고 싶은 곳을 다 표시하고 이동 거리를 계산해보고 어떻게 이동해야 동선이 예쁘게 나올지 고민한다. 스트레스를 제물로 요령을 획득했다.


흔히들 여행은 경험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도 그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 여행이 주는 비일상적인 순간이 좋아서 그걸 계속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여행을 위한 여행의 경험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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