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직도 지금도 '연애'인 이유 [드라마/예능]

이 이상의 이야깃거리를 어디서 찾을까
글 입력 2023.07.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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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환승연애 포스터.jpg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던 환승연애 2번째 시즌의 첫 방송으로부터 1년이 지났다. 최커(최종 커플)이자 현커(현실 커플)로 발전한 해은과 현규는 최근 한 시상식에서 다정한 연인의 모습을 보였고, 나연과 희두는 유튜브에서 알콩달콩한 연애를 보여주고 있다. 


또, 지금은 연애 프로그램의 대표 명사 격이던 하트시그널의 4번째 시즌이 방송 중이다. 자신이 관심을 보이는 남자 출연자(민규) 외 모든 남자 출연진에게 '시그널'을 받고 있는 여자 출연자 지영을 중심으로 시청자들이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왜, 아직도, 지금도 연애 프로그램은 지속되고 있을까. 하트시그널2, 환승연애2만큼의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을지언정 수많은 연애 프로그램들이 온갖 OTT에서 쏟아져 나온다. 무엇이 사람들을 '남의 연애'에 과몰입하게 만들고 있을까. 


여기서 나는 '이야깃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본다.


사람들은 항상 '이야깃거리'를 찾아 헤맨다. 공통의 화제가 생겼을 때 흥분하고, 때로는 함께 웃다가 때로는 매섭게 싸운다. 광장에 모여 이야기하던 고대 아테네의 사람들도 이러했을까.


이렇게 공통의 화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연애는 가장 말을 얹기 좋은 주제다. 연애는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날것'의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사랑, 그에 기반한 희로애락. 


로맨스 장르가 그리 오랫동안 모든 콘텐츠를 장악했던 이유는 누구나 직간접적으로 느껴본 감정이기에 제일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공감받지 못하는 이야기는 공통의 화제가 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흥행'하지 못한다. 


가장 '흥행'하기 좋은 연애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콘텐츠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었다. 사람들은 그럴수록 더욱 신선한 이야기를 원한다. 하지만 연애는 '나와 너 사이의 사랑'이라는 원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신선한'은 '보다 자극적인'으로 변모한다.   


그 지점에서 연애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수요를 그야말로 '저격'했다. 잘 짜인 각본과 함께 연출된 드라마가 아닌, 일반 출연자들에게서 보이는 날것의 이야기. 게다가 인간관계의 금기어와도 같은 '전 남자/여자친구'라는 포인트로 자극은 보다 심화한다. 화를 내고, 울고, 싸우고, 그러다가도 다정한 눈빛을 주고받는 출연자들을 보며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말을 던진다. 


환승연애2의 커플들을 보며 이렇게들 평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무슨 뜻일까? 사람들은 드라마 속 연애에 더 이상 '도파민'이 돌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크기변환]환승연애2.JPG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도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환승연애2가 끝나고 1년이 다 되어서야 유튜브를 통해 만나게 된 시청자로서, 꽉 닫혀 버린 유튜브 댓글에 씁쓸해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재밌다고 할 때 같이 보자. 더 이상 공통의 이야깃거리가 아닌 환승연애2는, 생각보다는 덜 재미있다. 

 

 

 

유지현.jpg

 

 

[유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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