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가는 붓으로 말한다 [미술]

클라우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의 붓 스타일
글 입력 2023.07.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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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붓은 작가의 펜과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이 펜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듯 화가는 붓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예술가에게 붓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가시적인 무언가로 만들어주는 매개체인 것이다.

 

인상주의(Impressionism)의 두 거장, 클라우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는 인상파라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공유하지만 두 화가의 붓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인상주의를 연구한 학자 존 르왈드는 "많은 것들이 그들을 하나로 묶지만, 인상파 화가들은 한 개인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인상파 화가들의 붓질이 그들의 개성과 더 나은 표현의 수단을 향한 끊임없는 고뇌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모네와 고흐의 붓질은 어떻게 다를까?


 

모네의 붓질은 짧고 두꺼운 것이 특징인데, 그 이유는 모네가 빛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에 주목하였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인상을 포착하기 위해 빠르고 짧게 붓 터치를 한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모네의 <수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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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자세히 보면 두터운 질감의 붓질을 볼 수 있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는 빛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순간을 그려내기 위해 임패스토 기법(물감을 두텁게 칠해서 최대한의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기법)을 사용했다.

 

고흐의 붓질 역시 두꺼우나 모네와 달리 붓질이 역동적이다. 그는 리듬감 있는 붓 터치로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 밤하늘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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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는 밤하늘에 매료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캔버스의 절반 이상을 밤하늘이 차지하고 있다. 그는 밤하늘이 내뿜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두꺼운 붓질로 표현해 밤하늘이 지닌 화려한 힘을 표현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대개 인물보다는 '자연'에,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자연으로부터 받는 개개인의 '인상'에 초점을 맞춘다. 모네와 고흐의 붓질 차이는 풍경화보다 인물화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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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파라솔을 든 여인>을 보면 자연 풍경은 두꺼운 붓질로 되어있는 한편, 인물을 표현한 선과 색은 가볍고 얇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인 아래 풀은 유화의 두터운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인물을 채색한 것에서는 질감이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모네 그림 중 대부분의 인물들은 표정이 없는데, 이를 통해 모네가 인물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고흐는 인물을 묘사하는 것에도 모네와 차이를 보인다. 모네와 달리 고흐의 인물 묘사는 두텁고 투박하다.

 

고흐의 <정원의 마거리트 가셰>는 이를 잘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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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여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흐의 투박한 붓질을 엿볼 수 있다.

 

여인의 얼굴에는 하나의 눈만이 묘사되어 있고, 윤곽선 역시 모네와 달리 두껍고 거친 편이다. 모네의 작품에서 섬세한 인물의 윤곽선과 채색을 볼 수 있던 것에 비하면 고흐의 인물 묘사는 훨씬 더 두텁다.

 

결과적으로 인상주의가 실제적인 묘사보다는 개인의 인상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모네와 고흐는 많은 것을 공유하나, 그들의 붓질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두 화가는 그들만의 붓 스타일을 창조해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냈다.

 

우리가 인상주의 작품에서 개별적인 감상을 향유하는 것은 예술가마다 드러내는 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내면세계가 녹아든 붓질이 서로다른 감상자에게 닿아 또 한 번의 인상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예술이 지닌 매력일 것이다.

 

 

[박진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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