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중음악에 가려진 클래식 [음악]

클래식의 최전선에 있는 현대 음악, 대중은 왜 현대 음악을 소비하지 않는가
글 입력 2023.07.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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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장 밝고 흥분되던 시기를 묘사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가 가장 처음으로 등장하는 순간, 화면에서 폭죽과 함께 울려퍼지는 음악이 있다.

 

 

 

 

바로 'Rhapsody in Blue'이다.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슈윈이 1924년 작곡하여 선보인 재즈 풍의 클래식 곡이다. 그런데 이 곡이 클래식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우리가 아는 클래식보다 재즈에 가깝다는 의문이 충분히 들 수 있다. 그 당시에도 거슈윈은 재즈와 클래식 두 분야에서 저명한 작곡가였다.

 

지금은 재즈나 클래식이나 대중적인 음악 장르로 뽑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클래식이 절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재즈는 미국에서부터 전 세계를 열광시킨 장르이다. 이 당시에 클래식이 대중적이기도 했고, 대중 음악과 쉽게 융합되었다는 사실을 슬쩍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수많은 클래식 곡들이 작곡됨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향하지 않는다. 혹은 클래식이 저물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각자의 착각일 수도 있다. 어느 쪽에 가까운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대중음악으로써 클래식이던 시대


 

클래식이 대중음악인 시절이 있었다. 대중음악이라 하면 단순히 대중이 주로 소비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당시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음악이 지금 '클래식'이라 불리는 음악이다. 물론 대중의 폭이 지금보다 더 좁고 한정적이었다. 과거 종교적 목적이 강하던 시절에는 교회와 그 관계자들이 클래식의 청중이었다. 조금 더 지나 귀족들이 자신들을 위한 음악을 소비하고자 했다. 나중에는 음악이 서민들에게 개방되고 많이 소비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즐기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작곡가의 철학과 청중의 취향이 변증법적으로 영향을 주며 발전해왔다.


그 절정이 바로 1900년대 초에서 중반까지 였다. 대중 음악과 클래식이 혼재되며 작곡과 연주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뛰어난 작곡가들과 연주자가 대거 등장했고, 현재도 그 당시 음반을 찾아 들을 정도의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클래식을 열정적으로 소비하던 층이 점차 팝(POP) 음악에 매료되며 음악 산업의 중심이 POP을 향해 이동했다. 지금의 대중은 클래식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을 소비하지 않는다.

 

여기서 제기하고자 하는 반론은 클래식이 주로 소비되던 시기의 대중을 과연 대중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 당시의 음악을 주로 소비하던 사람들은 대중이라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사람들을 대표하지 못한다. 위에서 말한 청중층의 변화는 점차 보편적인 사람들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클래식이 대중음악이었다는 사실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명제이다.

 

 

 

현재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괴리감


 

대중음악 곡의 길이나 주제와 같이 듣기 위해 집중해야할 요소는 클래식 곡에 비해 현저히 적다. 이는 대중음악의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대중을 끌어당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맞으나 그 때에 비해 음악을 들을 시간이 더 없어진 것 또한 주목할 점이다.

 

음악을 듣기 위해 집중할 힘과 시간이 부족해진 현대인들이 지금의 대중이다. 그 대중들을 위해 오히려 맞춤형으로 발전한 음악이 대중음악이다. 부르기 쉽고, 기억도 잘 나며 이해도 잘되는 음악이 더 선호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클래식은 과거의 양식을 그대로 이어오기 때문에 그 전통을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을 따로 알아야 한다. 정확히는 몰라도 즐기는 것이 가능하지만, 더 자세히 알수록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 클래식이 가지는 기승전결의 구조는 굳이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눈을 뜨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단편집이다. 귀를 열고 있는 것은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할 수 있는 당연한 행위이다. 거기에서 조금의 노력을 더 한다면 놀라운 작품성을 알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점이 현대인들에게 전혀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클래식, 과거의 명곡을 듣기에도 바쁘며 현재 쏟아져 나오는 현대음악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중이다.

 

 

 

한국인의 착각


 

하지만 이것이 한국인만의 편견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연 현대인이 현대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에서 알아주는 윤이상, 진은숙 등의 작곡가가 나올 수 있었다. 지금 콩쿨 우승을 통해 많은 음악가, 특히 악기 연주자가 주목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점차 빈번해지는 콩쿨 우승은 후대에 나올 연주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를 통해 대중이 클래식 연주자를 좋아할 준비를 하게 되고, 조성진이나 임윤찬과 같은 콩쿨 우승자를 응원하는 원동력이 되준다. 그러나 작곡에 관하여, 현재 발전되는 음악에 관심은 이에 덜한 듯 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작곡가 김신은 제네바 국제음악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관심은 현재 다른 관심보다 덜하다.

 

그 이유로 한국에서 현대 음악을 일상적으로 소비하지 않는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거리를 걸으며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어색한 음향을 듣는 경험은 하기 어렵다. 이런 경험은 한국보다 유럽에서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고, 이는 외국에서 더 많은 현대 음악의 소비가 일어난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대 음악을 듣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점차 친숙하지 않은 음향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클래식 발전의 최전선을 즐기고 평가할 수 있는 문화를 가지게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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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클래식을 즐기기 권유하는 이유


 

클래식을 듣거나 현대음악을 듣기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대중의 입장에서 음악의 발전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의미이다. 현재 대중음악은 좋게 말해 중독성 있지만, 나쁘게 말해서 중독성 있을 공식 안에서 발전한다. 그러나 클래식은 음악의 틀을 부수기 위해 노력한 흐름이다. 클래식이 발전하던 과정에서 큰 족적을 남겼던 작곡가는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람들이다. 아무리 그들이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들이더라도 단순히 대중을 신나게 했던 광대의 역할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경계를 논할 때 흔하게 언급되는 음악이 비틀즈이다. 그들의 음악은 클래식의 흐름에서 대중음악의 영역을 넓게 퍼뜨린 장본인이다. 지금의 대부분의 대중음악은 비틀즈로부터 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비틀즈가 음악의 분기점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비틀즈를 클래식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그 당시 비틀즈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브리티쉬 밴드의 새로운 시도를 흥미롭게 지켜보았고 많은 영감을 주었다. 이것이야 말로 클래식에서 현대음악이 가지던 역할을 그대로 수행했다 볼 수 있다.

 

결국 현대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그 당시 비틀즈와 같은 음악을 들었던 이유와 같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새롭게 펼쳐지려 하는 간질간질함을 느끼는 것은 음악이 확장되는 순간을 살던 사람들의 특권이라 생각한다. 비틀즈는 지금 대중 음악의 영역을 연 선구자이다. 지금도 현대 음악에서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사운드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다같이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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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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