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힘, 'YOSHIDA YUNI: Alchemy' [미술/전시]

글 입력 2023.06.3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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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EN "75 years of girls"(2011)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는 일본의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개인전 《YOSHIDA YUNI: Alchemy》가 개최되고 있다(2023.05.224-2023.09.24.).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으로, 한국 대중들에게는 드라마 포스터, 각종 캠페인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요시다 유니가 약 15년간 다양한 패션 브랜드, 광고, 잡지, 아티스트 비주얼 등을 총망라하며 쌓아온 아트 디렉터로서의 작업물 230여 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프리즈 댄스(Freeze Dance)’, ‘히든 픽처스(Hidden Pictures)’, ‘플레잉 카드(Playing Cards)’까지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프리즈 댄스(Freeze Dance)’에서는 과일, 꽃, 흙 등 자연물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작업물을, ‘히든 픽처스(Hidden Pictures)’에서는 브랜드와 아티스트 비주얼을 구체화한 작업물을 볼 수 있다.

 

5년간의 구상과 3개월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 신작  〈Playing Cards〉가 전시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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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댄스(Freeze Dance)’ 파트에 전시된 작업물과 작업 노트

 

 

“Alchemy”라는 부제처럼, 요시다 유니는 마치 연금술을 부리듯 대상을 새롭게 변환시킨다. 컴퓨터 그래픽이라 착각할 정도로 정교한 작업물은 사실 모두 수작업에 기반한다.

 

요시다 유니의 시그니처 작업이라 할 수 있는 모자이크 작업 역시 대상에서 찾을 수 있는 색감을 가진 소재들을 사용해 하나하나 붙여 표현하고, 사진으로 찍어 완성된 것이다.


특히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 꽃, 과일, 인물, 사물, 패션 등의 요소는 전시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로 작용한다. 멀리서 보면 흔한 일상 속 대상이었던 것이 조금만 가까이 가보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소재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요시다 유니의 시선에 감탄하게 된다.

 

일상 속 시시한 대상들을 새롭게 변환시켜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제시하는 탁월함에 홀린 듯 카메라를 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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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가 작업한 일본 드라마 "ELPIS"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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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Playing Cards〉(2023)의 일부와 작업 노트

 

 

요시다 유니의 작업들은 대부분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전시된 작업물 역시 대부분 아티스트, 브랜드 등의 비주얼 디렉팅, 광고나 잡지의 사진, 상업 캠페인과 드라마 포스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업물이 상업적 목적을 가진다고 하여 그의 작업물을 작품이 아니라 보기는 어렵다. 그의 작품은 과연 순수미술에 비할 만큼 수공업적이고 노동집약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특히 신작 〈Playing Cards〉(2023)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에 대한 요시다 유니의 집착은 대단하다.


책 사이의 인덱스, 흩날리는 옷자락, 꽃다발, 네일, 파스타와 과일 등 각종 음식까지. 요시다 유니의 영감의 원천은 분명 일상의 장면들에 있다. 그는 일상을 새로이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적 감각을 실체화하고, 관객의 니즈까지 사로잡는다.

 

요시다 유니는 본인을 “아티스트”가 아닌 “아트 디렉터”라 소개하지만, 요시다 유니의 작업물들이야 말로 모호해지는 현대미술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김윤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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