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느끼는 생각 -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글 입력 2023.04.28 12:1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유도라허니셋-표1.jpg

 

 

삶과 죽음은 뭘까? 질문을 툭 던졌을 때 바로 대답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심오하고 진지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소설에서는 삶과 죽음이 무겁고 진지하고 심오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충분히 일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었고 자연스럽게 그 생각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인상 깊었다.

 

책은 죽음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기로 결심한 할머니 '유도라'의 현재와 과거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된다. 유도라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투정 부릴 나이에 의젓하고 든든한 딸로 살았을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그녀를 홀로 강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외롭게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가 열 살인 옆집 소녀 '로즈'와 교류를 맺기 시작하면서 사람 간의 정을 느끼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책으로 읽으면서 누군가의 작은 관심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구나, 그 작은 것이 결코 작지 않고 오히려 큰마음이고 그것은 바로 사랑이구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죽음으로 인한 그리움을 외할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병원 면회가 안되었던 그 시기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내 할머니. 가족끼리의 생각으로는 면회가 금지되면서 할머니가 우리의 온기를 느낄 수 없어서 정신적인 충격에 식사도 잘 못하시면서 갑자기 쇠약해진 것도 원인이었다고 보았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인 것을 알기에 무언가를 원망하지는 않지만 그 시간이 야속하기도 했다. 유도라 역시 그 작은 관심과 사랑이 그녀의 삶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 않았나 싶다.

 

만약 자발적 안락사가 허용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게 된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모르겠다'이다. 유도라처럼 확고하게 그것을 신청할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약해지고 나이 들어가는 그 노인의 삶을 내가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직 나는 유도라의 나이가 아니니깐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나는 이 질문에 대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엄마한테도 여쭤보니 고통이 있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그 삶을 계속 살아가겠다고 하셨다. 이 책은 오히려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은 질문을 만든 책이 되어버렸다.

 

내가 요즘 느끼고 있는 큰 생각 중 하나는 모든 일이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함께 하는 사람들도 중요하고 모든 일에는 많은 사람들을 거쳐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을 갖고 사랑을 나눠줄 수 있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사랑 덕분에 유도라가 사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사랑이 모이고 모여 더 커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렇게 더 따뜻한 세상을 보고 싶다.

 

이 책처럼 작은 마음이 커지고 커져 더 밝고 빛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지연.jpg

 

  

[김지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