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분을 환기시키는 레시피 -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 [도서]

도서 <호호호>를 향유하며,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기.
글 입력 2023.04.2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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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기분에 따라 몸 상태가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해도, 스트레스 받는 무언가가 있으면 몸에서 탈이 나고 만다. 그렇게 아프고 나서야,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었구나'를 알게 되고는 한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다.

 

"내가 좋아하는 거 하는데?!" 강아지랑 놀거나 누워있기, 산책 등.


'근데 좋아하는 게 없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과 함께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도서 <호호호: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가 떠올랐다.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호불호라는게 있잖아? 그런데 너는 호호호가 있는 것 같아"

"너는 웬만하면 다 진심으로 좋아하잖아.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어떤 건 그냥 좋아하고, ..."

 

좋아하는 것은 꼭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내가 특별하게 좋아하는 게 없다고 생각되어도, 조금 즐겨보고 하는 것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 더 좋아하게 될 수 있다. (학창 시절에 호감이 있는 이성친구가 있는데, 그것을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면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은 기분 다들 아시나요?)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환기된다.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을 기록해 보자!

 

 

 

소소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트들



 

그 모든 좋아하는 마음들을 

꼭 끌어안고 더 즐겁고 활기차게 달려나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무엇이든 얼마만큼이든 

좋아하는 마음을 꼭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어쨌든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눈이 크게 떠지고 

세상이 활짝 열리는 놀라운 기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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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나는 윤슬을 바라보면서 물멍을 때리는 것을 좋아한다. 빛에 비치어 흔들리는 물결을 바라보면 내 걱정들도 같이 흘러가는 기분이 든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함을 찾을 수 있다.


또 윤슬이 좋은 이유는 ‘윤슬’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어서이다. 물에 비치는 잔물결을 바라볼 때면 윤슬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알려준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다.


다들 윤슬이라는 단어를 원래 알고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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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필름카메라: 필름을 재료로 쓰며 필름에 이미지를 기록하는 카메라

 

필름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어준다는 것은 상당한 애정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름을 인화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수고스럽다. 요즘 금 값이라는 필름값과 스캔하는데 드는 비용. 또 인화소까지 찾아가는 길. 다소 에너지가 소모되는 과정들이다.


또, 필름을 스캔하러 현상소에 가지 않는 이상 필름 속 이미지는 멈춰있다는 점이 필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나는 거의 1-2년 후에 한꺼번에 필름 롤들을 스캔하러 간다. 스캔 된 사진들을 지인들에게 보내주면서 자연스럽게 추억을 회상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필름 카메라를 찍는 것과 필름을 인화하는 것 모두 기분이 환기되는 행동이다.


필름 카메라는 일상의 소소한 추억들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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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어린아이: 나이가 적은 아이


어린이들을 자세하게 관찰해 보면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할 때가 많다. 횡단보도의 흰 선만 밟는다든지, 이상한 박자로 점프해서 걸어 다닌다든지. 아니면 굳이 멀쩡한 길 놔두고 난간에 매달려 걷는다든지. 가만히 그런 행동들을 바라보면 마냥 귀여워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길거리에서 어린아이들을 마주치면 누구보다 열심히 바라보고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도서 <호호호>의 작가님 또한 어린아이들을 좋아하시는데, 어린이들의 용기를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확실히 어린이들은 새말을 익히는 과정에서 필히 겪을 수밖에 없는 실수나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두려울지언정 과감히 시도해보고 틀리면 수정해나갈 수 있는 엄청난 용기가 있는 것도 같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그렇게 쉽고 빠르게 새로운 말들을 익히고, 끝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용감한 마음을 닮고 배우고 싶어졌다.] - p.31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이클 래비거는 일찍이 다큐멘터리는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했다. 돈이 되는 이야기.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쫓다 보면 그건 어느샌가 다큐멘터리가 아니게 된다. 결국 사랑도, 증오도 결국 애정에서 나오는 힘을 동력으로 삼아 움직인다. 내가 이걸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결국 가장 중요한 본질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더 많은 것을 사랑하자.


그러기 위해 더 많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더 많은 것들에 녹아들자.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며, 내게도 언제든 단순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때론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박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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