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의 낮을 책임지는 목소리들② - 원픽 페스티벌

글 입력 2023.04.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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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페스티벌의 낮을 책임지는 목소리들①과 이어집니다.

 

앞서 29일 토요일 무대에 서는 이지카이트, 다린, 92914의 음악을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30일 일요일 낮 무대를 채워줄 PL, 나상현씨밴드, 최유리의 음악을 만난다.

 

 

 

도시의 밤을 밝히는 음악, 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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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첫 번째 무대의 주인공은 2018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PL이다. ‘인디 알앤비’라는 독특한 장르의 음악으로 자신을 소개해온 그는 [새벽 2시]를 시작으로 부지런히 노래를 만들고 불러왔다.

 

데뷔 이후 EP앨범 [LA LA LAND], [TRUMANSHOW], [WALLFLOWER]를 발표하며 영화 제목을 모티프로 한 ‘시네마 트롤로지’를 완성했고, 이후로도 두 장의 EP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PL의 음악에서는 유난히 도시의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 알앤비와 신스팝 분위기에 비트가 두드러지는 ‘새벽2시’, ‘NETFLIX’, ‘SONATA’ 등의 곡에서는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를 드라이브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상대적으로 느린 템포의 ‘PILLOW’, ‘MALIBU’ 등은 많은 사람이 깨어 있는 도시의 새벽을 연상시킨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EP앨범 [접속]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PL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해당 앨범의 ‘접속’과 ‘우리는 서로의 봄’에서는 차분한 분위기의 보컬이 돋보인다.


리드미컬한 요소에 집중하다 보면 가사는 놓치기 쉬운데, 의외로 소소하고 낭만적인 가사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PL 음악의 특징이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낭만적인 가사는 ‘한 곡 반복’ 버튼을 누르게 하는 매력이다.

 

 

 

 

추천곡① 'PILLOW'

 

‘시네마 트릴로지’ 마지막 앨범인 [WALLFLOWER]의 선공개곡. 나른해지는 분위기에 낭만적인 가사가 중독성 있다. 노래하는 화자가 베개라는 점이 재미있는 곡이다.

 

 

 

 

추천곡② '우리는 서로의 봄'

 

최근에 발표한 EP앨범 [접속]의 타이틀곡. 제목처럼 나른하고 따뜻한 봄에 들으면 더 와닿을 곡, 결혼식에서 축가로 들려올 것 같은 곡이다.

 

 

 

일상 속 우리들, 나상현씨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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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나씨밴’이라 불리는 나상현씨밴드는 2014년 결성 후 모든 멤버가 전역한 2018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전에도 [찌릿찌릿], [불장난]을 발표하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지만 2018년부터는 10여 개의 EP 및 싱글을 발표하고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다작 밴드의 면모를 보이는 중이다. 노래를 찾다 보면 곡 수에 한 차례 놀라고, 넓은 음악 스펙트럼에 다시 놀란다.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나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는 날처럼 삶의 극적인 장면이 담겨 있는 여느 음악과 달리, 나씨밴의 음악은 매일의 일상에 주목한다. 의미를 부여하기에 따라 음악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순간은 무수히 많아진다.

 

문득 스치는 소소한 생각과 기억, 자려고 누웠을 때 괜히 마음에 걸리는 감정도 나씨밴을 거치면 음악이 된다. 이렇게 많은 곡을 겹치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비결 역시 비슷해 보여도 사실 같은 순간은 하나도 없는 일상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기 때문이 아닐까.


나씨밴이 일상을 그리며 놓치지 않는 것은 ‘함께’라는 감각이다. 이들의 음악 속 일상은 혼자 고립되어 자기 자신 안에 잠겨 있는 모습이 아니라 누군가와 만나고 부딪히며 계속해서 조금씩 달라진다.

 

정규1집 [우리] 첫 번째 트랙 ‘손’의 가사 ‘슬픈 밤이 우릴 뒤덮어도 우린 손을 잡을 거야’는 일상을 대하는 나씨밴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추천곡① '도미노'

 

정규2집 [2021]의 타이틀곡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떠밀려 내가 나 자신이 아니라 그냥 많은 사람 중 똑같은 하나로 느껴질 때의 마음을 돌아본다. 산뜻한 분위기지만 가사를 곱씹을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곡이다.

 

 

 

 

추천곡② '찬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싱글. 의식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 버리는 지금 이 순간의 찬란함을 노래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는 봄을 아쉬워하기보다 지금의 봄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을 보듬는 섬세한 목소리, 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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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는 맑은 음색으로 솔직한 마음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2018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푸념’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후 미니앨범 [동그라미]를 시작으로 다수의 싱글과 EP앨범, OST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발표하는 곡마다 진솔하면서도 섬세한 가사로 호평받고 있다.


음악이 사람을 위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마음의 소음을 잊을 만큼 큰 소리로 주의를 돌리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차분한 소리로 어지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는 방식도 있다.

 

최유리의 음악은 후자에 가깝다. 차분한 연주 사이로 선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듣는 사람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유난히 자연과 잘 어울린다.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클립 중에서도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영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직접 위로의 말을 건네는 대신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담담하게 들려주는 가사도 최유리 음악의 특징이다. ‘동그라미’에서는 화자 역시 겁이 나서 운다고 말하고, ‘둘이’에서는 행복할 때면 내일을 무서워하는 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괜찮다, 잘 될 거라는 말이 없어도 내 마음의 일부분을 대신하는 듯한 노래에 많은 사람이 오늘도 위로받고 있다.

 

 

 

 

추천곡① '숲'

 

2022년 발표한 [유영]에 수록되어 있다. 갖가지 초록으로 가득 찬 앨범커버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곡으로, 우리 곁에서 조용히 기댈 자리를 내어주는 숲을 닮았다.

 

 

 

 

추천곡② '동그라미'

 

2020년 발표한 EP [동그라미]의 타이틀곡. 모난 구석 없이 동그란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과,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을 노래한다. 자신의 모난 마음이 원망스러웠던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들을 것이다.

 

*

 

라이브 공연은 음악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당일의 날씨와 공연을 보는 나의 마음가짐, 함께하는 관객, 뮤지션의 컨디션까지 다 합쳐져 비로소 그 순간에만 만날 수 있는 단 하나의 공연이 된다.

 

특히 페스티벌 같은 야외무대에서 계획하지 않고 들은 음악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곤 한다. 라이브로 들었던 그 노래를 음원으로 다시 들으면 도저히 그때 그 느낌이 나지 않아 아쉬운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을 테다.


잘 알지 못하는 음악도 즐기고자 하는 열린 마음으로 듣는다면 분명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안겨준다. 오는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원픽 페스티벌>에서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 함께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해 페스티벌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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