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의 낮을 책임지는 목소리들① - 원픽 페스티벌

글 입력 2023.04.1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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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픽 페스티벌>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원픽 페스티벌>은 그 이름처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원픽 아티스트’와 따뜻한 봄날의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관객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페스티벌을 찾게 만든 아티스트가 한 명 이상 있을 것이다. 가끔은 그 아티스트의 무대만 보러 느지막하게 현장에 도착하거나 해당 무대만 보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 물론 기본적인 규칙만 지킨다면 페스티벌을 어떻게 관람하든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단독 콘서트가 아니라 페스티벌을 찾았다면, 이번 기회에 새로운 음악과 아티스트를 알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아티스트가 나오는 낮 공연은 새로운 발견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자연광 아래에서 처음 보는 관객들과 어울리며 잘 모르던 음악을 알아가는 건 페스티벌에서만 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다. 그러니 휴대폰을 보거나, 멍하니 서 있는 건 손해다. 좀 더 즐거운 페스티벌을 위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원픽 페스티벌>의 무대를 책임지는 아티스트들을 만나보자.

 

 

 

페스티벌의 문을 여는 이지카이트(Izy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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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첫날인 토요일, 첫 번째로 무대에 서서 페스티벌의 문을 여는 아티스트는 이지카이트(Izykite)다. 다소 외우기 힘든 이름이지만, 본명인 ‘이지연’에서 ‘연’을 ‘카이트(Kite)’로 바꿨다는 것을 알고 나면 금방 머릿속에 이지카이트라는 이름이 또렷하게 자리 잡는다.


2021년 데뷔한 이지카이트는 허스키하면서도 섬세한 목소리를 가진 싱어송라이터이다. 프로필상의 데뷔 연도는 2021년이지만, 그 이전부터 홀로 곡을 만들고 작은 공연장에서 노래를 하며 내공을 쌓아 왔다. 이번 <원픽 페스티벌>은 이지카이트가 처음으로 참가하는 페스티벌로, 아티스트에게도 관객에게도 처음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지금 소속사에 합류하기 전부터 [느린 마음], [Where Is The Happiness], [여름밤] 등의 싱글을 내오던 이지카이트는 지난 4월 6일 첫 EP앨범 [I ZIP]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압축파일의 포맷을 뜻하는 ‘ZIP’으로도, 우리가 돌아가는 ‘집’으로도 읽히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앨범에는 이지카이트가 자기 자신에게서 발견한 여러 생각과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다.

 

특히 ‘Diver’, ‘독립’과 같은 곡에서 자아 성찰이 돋보인다.

 

 

 

 

추천곡① '소낙비'

 

[I ZIP]의 선공개 곡. 얼터너티브 힙합 비트 위로 깔리는 피아노 선율과 이지카이트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노래다. 소나기처럼 예고 없이 왔다가 떠나간 ‘너’에 대한 마음이 들어 있다. ‘비틀비틀’ ‘삐뚤삐뚤’ 같은 가사는 빗소리를 연상시킨다.


 

 

 

추천곡② 'Diver'

 

[I ZIP]의 타이틀곡.  이지카이트가 자기 자신 안으로 잠수해서 길어 올린 것들을 음악으로 들려준다. 수많은 고민의 답이 의외로 가까이 있듯이, 이 곡 또한 찾아 헤매던 답이 결국 자기 자신 안에 있음을, 더 나아가 ‘답은 나로 정해져’ 있음을 노래한다.

 

 

 

시간을 쏟을수록 깊게 다가오는 음악, 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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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다린은 듣는 순간 어디서 뭘 하고 있건 멈춰 서서 귀 기울이게 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 스스로 정한 이름 ‘다린’은 그리스어로 ‘값진 선물’이라는 뜻이다. 그 이름처럼 그의 음악은 한 곡 한 곡이 단정하게 포장된 선물로 다가온다.

 

선물을 갖기 위해 포장을 푸는 시간이 필요하듯, 다린의 음악도 듣는 사람이 시간을 들일수록 더 많은 걸 내어준다. 복잡하지 않은 악기 구성 위에서 목소리의 개성은 극대화된다. 시를 닮은 가사는 곱씹을수록 맛을 더해가고, 들을 때마다 새로운 구절이 마음에 닿는다. 첫눈에 화려한 볼거리를 주는 건 아니지만 바라볼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에서 차분한 분위기의 정물화가 떠오르는 음악이다.

 

다린의 음악에서는 많은 것이 지나가고 흘러간다. 그러나 노래 속에서 그것을 지켜보는 이는 집착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그 자신 또한 흘러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린은 흘러가는 것들 사이, 찰나의 감정과 몸짓을 포착한다. 1분을 그냥 1분이라 여기지 않고 60초로 쪼갠 다음, 1초, 1초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셈이다.

 

그 섬세한 차이를 알아채는 사람이라면 다린의 음악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추천곡① 'love is a cloud'

 

가장 최근에 발표한 [bud]의 수록곡. ‘Love is a cloud you only meet once / never show again’으로 시작하는 가사가 곡의 전체적인 정서를 관통한다. 읊조리듯 담담하게 부르지만 옅은 슬픔이 느껴지는 곡이다.


 


 

추천곡② '가을'

 

2017년 발표한 EP앨범 [가을]의 타이틀곡으로, 첼로 소리가 인상적이다. 많은 사람이 다린의 목소리를 알게 된 곡이기도 하다. 조용한 곳에서 귀를 기울이면 다린만이 가진 섬세한 감성을 만날 수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편안하게, 9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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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14는 이준기와 권주평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팀으로, 2017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가지 해석을 하게 만드는 ‘92914’라는 팀명은 처음 곡 작업을 한 작업실의 주소라고 한다.

 

데뷔 앨범인 [Sunset]의 소개 글 중 ‘일상을 채우는 음악을 좋아합니다.’라는 첫 문장이 눈에 띈다. 그 문장처럼 92914는 시작부터 꾸준히 온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왔다. 전곡이 영어 가사로만 이루어져 있어 가사 한 줄 한 줄보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92914의 음악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고음이나 자꾸 신경 쓰게 만드는 특이한 소리가 없다. 잔잔하게 시작한 음악은 끝날 때까지 부드럽게 귀에 머무른다. 한 앨범을 통으로 들으면 한 곡에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과정 역시 자연스럽다. 그래서 들으려고 마음먹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녹아든다. 잠깐 잠들었다가 깨어나도, 외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음악이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부담이 없지만, 92914의 음악과 함께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은 역시 자연 속에 있을 때가 아닐까. 일렁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또는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듣는 92914의 음악은 요즘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휴식을 준다.

 

모든 게 빠르고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시대라서 더욱 귀한 순간이다.

 

 

 

 

추천곡① 'Summer'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싱글로, 92914 음악 특유의 여유로움이 잘 담겨 있다. 여름만이 가진 초록색과 파란색, 그리고 나른하게 늘어지는 분위기. 듣다 보면 그리운 여름의 한순간이 떠오르고, 곧 다가올 여름에 마음이 설렌다.


 

 

 

추천곡② 'Okinawa(오키나와)'

 

많은 사람이 이 곡으로 92914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앨범커버 속 채도 낮은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달려 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노래를 듣지 않아도 어떤 분위기의 음악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오키나와에 다녀와 좋았던 기억을 꾹꾹 눌러 담은 곡으로, 바닷가를 멍하니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곡이다.

 

 

*이 기사는 '페스티벌의 낮을 책임지는 목소리들②'로 이어집니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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