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960년대의 자유로운 리듬 -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전

호크니와 그 시절 화가들의 그림들
글 입력 2023.04.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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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던 4월 2일


 

4월 2일, 따스한 날씨와 함께 온갖 꽃들이 찬란하게 피어났던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전시회를 하나 보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를 서둘렀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하는 전시회는 정말, 아주 오랫동안 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특히나 반가웠다. 봄에 취한 것인지, 혹은 간만에 보는 전시회에 설레는 것인지 모르겠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고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걸어서, 도착한 ddp.

 

4월 2일의 내가 보고 온 전시회는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전시회'. 해당 전시회에서 느꼈던 뜨겁고도 정열적인 60년대의 자유로운 회화의 리듬을 소개한다.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전시회


 

20세기에 발생한 두 번의 세계대전의 상흔을 극복하고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던 미술계, 특히나 1960년대에는 전시회의 주제가 되는 '대중문화와 예술의 융합'의 물결이 일고 있었다.

 

팝 아트뿐만 아니라 가수들의 앨범 아트 등 다양한 양상의 회화 문화가 발생하고 있었고, 전시회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팝 아트로 유명한 리차드 해밀턴뿐만 아니라 당시 영국의 미술 사조를 리드한 대표 아티스트 14인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나 그 당시 유명했던 비틀즈, 보위 등의 영국 대중음악가, 매체 등과 미술이 콜라보된 다양한 작품들을 (예를 들어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 아트 표지)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이들과 함께 60년대부터 지금까지 미술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들을 전시해 1960년대 영국의 스윙에서 2020년대 지금 이 순간으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전개한다. 특히 호크니가 강조하는 '물'을 기반으로 섹션을 특정지어 그의 미술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였으며, 또 다른 섹션에서는 호크니의 수영장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으로 내부 인테리어를 꾸며놓아 관람객들로 하여금 전시회에 더욱 이입할 수 있게 하였다.

 

전시회의 말부에서는 팝 아트와 인쇄술의 관계성을 밝혀 그것이 인쇄업의 발달과 함께 어떠한, 그리고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작품들과 팝 아티스트들의 말을 인용하여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 1960s swining london> 전시회를 마무리한다.

 

 

호크니 포스터_세로형.jpg

 

 

 

스윙 인 런던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크게 두 가지로 이 전시회를 구분하여 소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 기준은 '런던'과 '호크니'이다. 둘을 함께 묶어 전시회를 기획하였으나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집중하는 대상이 '호크니'와 '1960년대 런던 팝 아티스트'로 나뉘기 때문에 그 두 개를 나누어서 리뷰하겠다.

 

먼저 '런던'이다. 전시회에 들어가자마자 흥겨운 스윙 리듬이 전시회 내부에 깔려 있었고 강렬한 원색의 페인트로 벽면이 칠해져있어서 이 전시회의 큰 주제인 '팝 아트'를 청각화, 시각화한 것으로 느껴졌다.

 

특히 1960년대 영국이라면 빠질 수 없는 대중 음악가인 비틀즈와 관련한 섹션을 크게 구성하여 전시회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이 그 당시 분위기를 가볍게 실감할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것이 꽤 즐거움을 자아냈다.

 

그 외에도 롤링 스톤즈, 데이비드 보위 등 우리가 아는 유명한 가수들과의 협업 작품들을 전시해놓아서 그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참고로, 비틀즈 섹션에서도 포토존이 존재하나 전시회 내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했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편안한 표정으로 전시를 즐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 내부를 그 당시 많이 사용했던 네온사인을 활용해 꾸며놓은 것도 재밌었다. 주로 '1960s swinging london'이라는 표제를 네온사인으로 표현해놨는데 그 당시 활기차고도 소비를 향락적으로 한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았다. 특히나 이 구절이 그 네온사인 위에 적혀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영화, 공상 과학, 광고, 대중 음악... 우리는 대부분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상업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세히 토론하며 열광적으로 소비했습니다. 그 결과... 대중문화를 도피, 오락, 휴식의 영영ㄱ에서 벗어나 예술의 진지함으로 대하게 되었습니다."

 

- 로렌스 앨러웨이, 작가이자 이론가, 'this is tomorrow' 전시 참가자

 

 

 

호크니와 물


 

데이비드 호크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주제어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물, 하나는 강렬한 la의 햇빛을 닮은 색감. 그 중에서도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 1960s swining london> 전시회에서는 물에 집중하여 전시회를 꾸몄다.

 

6번째 섹션은 아예 'swimming pool'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고, 전시장이 온통 호크니가 그려낸 물의 표면이다. 눈여겨 볼 만한 것은 보다 무한한 물의 속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거울을 활용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그 섹션에 들어가자 수영장 속에 빠져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나오는 7번째 섹션에서도 호크니가 그려낸 물에 대한 메시지는 계속 된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이용해 물이 가진 햇빛의 반사를 더욱 강조한다. 개인적으론 호크니의 두 번째 주제어인 강렬한 색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들어본 바 있으나 물에 대한 것은 잘 몰랐기 때문에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물에 대한 호크니의 생각은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물은 항상 제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물을 어떻게 포착하는지는 항상 저를 매료시키는 요소였습니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호크니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신의 미술 활동을 끊임없이 발전시켰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이패드다. 그는 아이패드가 등장하자 그것으로 작품을 그려냈다. 대중에게 소비되고 있는 기술과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미술을 결합시키는 것은 21세기 판 팝 아트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는 팝 아티스트로서 아주 기발하고도 선구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며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 1960s swinging london> 전시회는 한-영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2023년 3월 23일부터 2023년 7월 2일까지 진행하는 전시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1960년대 런던을 휩쓸던 스윙 - 역동적이고 활기찬 문화 전반적인 분위기 -와 함께 미술에서 나타난 그 당시 대표 작품 및 사조에 대해서 호크니의 작품 60여점을 포함한 영국 팝 아티스트들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함께 선보여진다.

 

보통 팝 아트에 대해서 앤디 워홀이나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많이 떠올리기 마련이며, 그들은 주로 미국에서 활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자신만의 독특한 '스윙'을 가지고 발전시킨 영국의 팝 아트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호크니의 물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면,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 1960s swinging london> 전시회에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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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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