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길들여진다는 것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 [문화 전반]

<소중함은 잃는 순간에 다가오지만, 그럼에도 가져야 할 희망과 사랑>
글 입력 2023.03.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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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은 잃는 순간 다가온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언가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는 것이 좋은 만큼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떠한 형태의 이별이더라도, 세상에 이별만큼 슬픈 것은 없으니까.


part 01. 사회에 길들여진다는 것 - 무언가에 길들여지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공감하는 요즘이다. 그러다 문득,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영화 <쇼생크 탈출>은 강력범들이 수감된 쇼생크 교도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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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레드의 친구 중 한 명인 브룩스는 50년 장기 복역수인 노인이다. 그는 어느 날 가석방 처분을 받고 50년 만에 사회에 속하게 되지만, 결국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된다.


 

“브룩스는 안 미쳤어, 교도소에 길들여졌을 뿐이야. 처음엔 싫지만 차츰 익숙해지지.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벗어날 수 없어.”


“그게 <길들여진다>는 것이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브룩스의 모습이 나오며, 그는 교도소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면서 그 장면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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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하도, 본인에게 낯선 것이라면 적응하기 힘드니까, 오랜 시간 같은 장소와 같은 사람들에게 길들여졌던 브룩스에게는 자유로운 사회가 감옥보다 훨씬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길들여지는 것은 사실 본인의 선택이다. 그리고 반복되고 익숙한 공간에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도 마찬가지이다.

 

결국에는 ‘희망’. 때로는 의미 없게 느껴질 때도 많지만, 희망을 품는 것이 결국 옳은 것이라고 믿는다. 희망이 없다면 미래에 대한 기대 없이 통념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 통념 안에서 안정적인 삶의 형태를 그리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길들여진다.


그러나 희망을 가진 소수만이 그 통념에서 벗어나 본인이 원하는 삶에 가까워진다. 같은 교도소안에서 희망을 가지고, 미세하지만 천천히 목표를 이뤄간 앤디처럼 말이다! 관성에서 벗어나려면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part 02. 누군가에 길들여진다는 것 - 나는 유독 정이 많은 성격이다. 내 처음 해외여행의 기억은 이별로 남아있다.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온 10살 때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을 앞으로 평생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며칠을 집에서 울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기도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선천적으로 정이 많은 성격으로 자라왔던 것 같다.

 

이렇게 작은 인연과의 이별에도 크게 슬퍼해서일까, 다양한 관계 속에서 겪는 이별들은 어떤 형태이더라도 항상 내게 쉽지 않았다. 상대방에게 의지해왔던 부분을 나 홀로 다시 떠맡게 되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는 누군가 편해지고 가까워질 때 너무 의지하지 말아야지 되뇌고는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니까 기대하지 말아야지!’와 비슷한 그런 것. 누구든지 서운하지도 않고 그저 그런 마음의 반복. 돌이켜보면 어리석지만 내 모습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그러다 결국 이렇게 방어적인 모습이 더 큰 후회를 남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감수하지 못한다면 삶의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제는 기꺼이 누군가를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것에 용기를 내야 함을 알고 있다. 유치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알면서도 감내하는 마음이다. 상처받는 것을 감내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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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다들 마음이 복잡해질 때면 어린 왕자의 여우가 한 말을 떠올려보자.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비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내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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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모두 기꺼이 누군가를 길들이고 누군가에게 길들여질 준비를 하는 것. 후회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 뻔하지만 사랑, 사랑합시다.


영화 <쇼생크 탈출> 브룩스의 모습과 <어린 왕자>의 여우의 말을 되돌아보며 길들여지는 것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희망과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박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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