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공간의 융합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조화 그리고 '정' : 유니버설 발레단 - 코리아 이모션 ‘정(情)’

글 입력 2023.03.2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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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정(情)’이 있다. '미운 정, 고운 정', '정 때문에 살고 정 때문에 죽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 간의 좋은 감정 뿐만 아니라 미운 감정도 포함되며 부대끼고 사는 삶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가끔, 방송에서 타자의 시점으로 정에 대해 잘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물건을 구매할 때 인심이 좋으신 마치 자신의 가족인 것처럼 살뜰히 대해주시는 상점 주인의 모습을 볼 때다. 이렇게,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정’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놀라워하는 모습도 보곤 한다.

 

즉, ‘정(情)’이란 사전적 의미로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으로 이 마음은 큰 틀에서 사랑의 한 종류이자 애정과 연민, 동정, 애착, 유대 등과 같은 감정들이 포함된 정서적 또는 심리적 유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조차 가끔은 정의 내리기 어려운 ‘정(情)’이라는 감정은 인간이기에 인간과 인간끼리 맺으며 생겨나는 내적인 유대감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대표적인 정서 ‘정(情)’을 바탕으로 2023년 유니버설발레단은 신작 ‘코리아 이모션’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작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조화 즉, 국악과 컨템포러리 음악과 국악 크로스오버와 네오클래식 발레가 만나 융합되는 무대 속에서 표현되었다. 유니버설발레단 유병헌 예술감독 안무작 [미리내길], [달빛 영], [비연], [강원, 정선 아리랑]과 이외의 ‘정(情)’에 대한 신작을 선보였다.


본격적인 발레 작품을 시작하기 전, 각 무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설명을 듣다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한국무용과 발레의 차이점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한국무용은 대체로 자세가 내 안을 향하는 즉, 가슴에 손에 대거나 펼치면서 등을 구부리는 형태가 많지만 발레는 한국무용과는 반대로 자세가 세상을 향하는 즉, 가슴을 활짝 열고 등은 곧게 펴면서 손동작 또한 뻗어나가는 동작이 많다는 점이었다. 설명을 들으며 동서양의 조화를 한 무대 안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무대는 8커플의 무용수들이 함께 추는 군무인 ‘동해 랩소디 - 앙상블 시나위’으로 자진모리와 드렁갱이 장단에 경쾌한 선율로 시작됐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성 4인무 ‘달빛 유희 - 앙상블 시나위’에서는 깊게 어둠이 내린 달빛 아래에서 수를 놓는 무대로 절제와 분출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했고, 이어 남성 4인무 ‘찬비가 - 앙상블 시나위’에서는 깊게 어둠이 내린 달빛 아래에서는 조선 중기의 문신 임제(1549~1587)가 쓴 시조 ‘한우가(寒雨歌)’를 소재로 만든 곡으로 평양 기녀의 마음을 비에 비유했다.


한편, 여성 2인무(Pas du deux)로 ‘다솜Ⅰ - 피터 쉰들러 (Tristesse D` Amour)’와 남성 2인무(Pas du deux)로 ‘다솜 Ⅱ - 피터 쉰들러 (Prelude)’는 순우리말로 ‘다솜’은 ‘사랑’을 뜻하는 것과 같이 독일 밴드 작곡가 피터 쉰들러 앨범 중 일부 곡을 사용해 안무를 구성했다. 여성 2인무에서는 앨범 중 ‘사랑의 슬픔’ 트랙을 사용해 자매간의 정을 표현했고, 남성 2인무에서는 앨범 중 ‘서곡’ 트랙을 사용해 형제간의 정을 애달픈 슬픔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2인무(Pas du deux)로 펼쳐진 ‘미리내길 - 지평권’과 ‘달빛 영 - 지평권’은 ‘부부간의 정(情)’을 애처롭고 쓸쓸한 마음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미리내길’은 죽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그리움을, ‘달빛 영’은 죽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그리움을 표현했다. 남자와 여자의 동작 하나 하나가 참으로 애달프게 느껴졌다. 선율에 따라 서로를 잡기도 놓기도 하고 함께 했지만 결국 헤어지고 말게 된 이들의 마음을 무용으로 형상화한 것이 참으로 아름다웠지만 마음 한편을 슬프게 했다.

 

그리고, 4커플의 무용수들이 함께 추는 군무로 이루어진 ‘비연 - 지평권’은 드라마 [짝패]의 테마곡이기도 하며 서로 닿을 듯 말듯하지만 닿지 않는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과 정을 그려냈다. 서로가 닿을 때는 마음이 통한 것 같다가도 닿지 않을 때는 멀어지는 감정의 선을 무용으로 표현하여 그 애절한 감정이 배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12커플의 무용수들이 함께 추는 군무로 ‘강원, 정선 아리랑 - 지평권’은 국악, 성악, 클래식 그리고 발레가 어우러져 풍성하고도 웅장한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나, 우리 민족의 순수하고 애틋한 정서와 가사의 깊은 뜻이 마음으로 전달돼 무용을 감상하는 내내 마음 안에서 벅찬 감동과 슬픔과 이름 모를 감정이 복합적으로 피어났다.

 

한국인이라면 느낄 그 깊은 곳에서 부터 전해지는 그런 울림 있는 벅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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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국악의 선율과 함께 무대 위에서 피어난 발레의 조화는 굉장히 신선하고도 새로우며 서로의 문화를 어우르는 아름다운 무대였다고 생각했다. 또한, 유니버설발레단의 감동적인 발레를 감상하며 열정적인 그들의 모습에 나 또한 좋은 자극을 받았다.

 

짧지만 강렬했던 무대에 만족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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