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Navy needs Maverick - 탑건: 매버릭 [영화]

글 입력 2023.02.1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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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을 떠올리면 이 영화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여름은 항상 재밌는 일이 일어나는 계절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는, 차오르는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탑건:더 매버릭>은 여름을 닮았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 다섯 명의 평균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매버릭은 130분의 러닝타임 동안 만나는 관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길래 수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았을까. 움츠렸던 겨울의 끝자락에서 다가오는 여름을 기대하며 매버릭과의 추억을 다시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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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비행은 나의 일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 그 자체


매버릭이 오랜 동료인 아이스맨에게 말했던 대사이다. 그에게 전투비행은 직업의 의미를 넘어서 자기 자신과 동일시되고 있었다. 톰 크루즈의 연기가 뛰어나다고 느낀 부분은, 전투비행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경지에 다다르기까지 그가 거쳤던 세월이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푹 빠져서 오랜 기간 그것에 몰두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아직 그런 경험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앞으로 그럴 기회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것을 도전하기 무서워한다. 열정이나 꿈처럼 닿고 싶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가치들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매버릭은 이와 같은 불안감은 시원한 미소로 날려버리고 당차게 이겨내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담아둔 ‘꿈’이라는 것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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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듯이 타오르는 열정이 나이를 먹으면

 

영화가 개봉한 후 10명 중 9명이 손에 꼽던 장면이 바로 해변 미식축구가 아닐까 싶다. 매버릭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어울리는 모습에 있어서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동료와 함께 미식축구를 즐기는 데에 나이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편 이것과는 별개로 영화 속 시간 설정에 따르면 매버릭은 <탑건>이 개봉했던 1987년으로부터 지금까지 나이를 먹었다. <탑건: 매버릭>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의 열정도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오르는 열정이라는 것, 한없이 젊은 청춘들의 표상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런 열정이 나이를 먹었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혈기왕성한 청춘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그 열정을 연륜의 지혜로 다룰 줄 아는 매버릭의 모습은 더 아름다웠다.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법을 가르치라는 직장 상사에게 집에 돌아올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고 분명하게 주장하는 모습, 상사의 요구와 후배들의 안전을 동시에 지키는 방법을 직접 증명하는 모습들이 그러했다. 이제 그는 마음 가는 대로 무턱대고 열정만 앞세우며 그것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신념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철저히 열정을 이용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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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사람, 약점보단 강점으로


예전의 매버릭이라면 루스터와 F-14를 타고 기지로 돌아가는 길에 도그파이트를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는 이제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는 위치였고 전처럼 무모한 행동을 즐길 수는 없었다.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축복이자 약점이다. 매버릭은 이러한 근본적인 딜레마조차 그답게 해결한다. 그는 자신의 책임감을 약점보단 강점으로 이용했다. 물론 성공 가능성이 턱없이 부족한 전투에서 거둔 승리는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믿을 건 운밖에 없는 상황을 기꺼이 감당하는 대담함과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이 필요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영향을 발휘했던 것은 전투에서 이기겠다는 투지보다 루스터를 지키고 말겠다는 강인한 사랑이었다. 소중한 이를 지키려는 간절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초인적 힘은, 그것이 조금 비현실적으로 보일지라도 결국엔 설득력을 지닌다. 그래서 이런 결말은 관객들에게 ‘억지’가 아니라 ‘감동’으로 다가오며 결말까지 완벽한 영화라는 만족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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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y needs Maverick


해군이 매버릭을 필요로 하는 만큼이나 수많은 관객이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매버릭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보인다. 기대할 것이 있다는 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꽤 중요한 요소이다. 무언가 무력하고 기대되는 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꺼내 보기 좋은 영화, <탑건: 매버릭>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다.



 

[이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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