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들을 구하고 싶다면 달려라 - 패닉 런 [영화]

숲속에서 펼쳐지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리얼 타임 서스펜스
글 입력 2022.12.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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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4일. 리얼 타임 서스펜스 <패닉 런>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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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런>은 오로지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조깅을 나선 주인공 에이미의 이야기이다. 자동차도 없이 숲속 한 가운데 놓인 에이미는 아들의 학교에서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학교로 곧장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수단도 없고, 아들 노아와 연락도 닿지 않는 상황에서 에이미가 의존할 수 있는 건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 하나와 두 다리뿐이다. 


에이미는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학교에 갈 수 있는 방법은 1시간 40분을 달리는 것밖에 없다. 그렇게 숲속을 달리는 도중, 에이미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아들 노아가 총격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아들을 총격 테러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에이미는 달리고 또 달려야만 한다. 


에이미의 필사적인 여정은 러닝 타임 내내 관객들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관객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에이미를 실시간으로 따라가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극적인 서스펜스를 만나게 된다. 


<패닉 런>은 이미 해외에서 서스펜스 스릴러로서 훌륭하게 자리매김한 영화이다. 아마존 프라임 평점 5점 만점 중 4점을 기록한 <패닉 런>은 국내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SBS ‘접속! 무비월드’ 디렉터스 첫 코너에 소개되어 그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 화제성은 필립 노이스 감독과 크리스 스파링 각본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패닉 런>은 <더 기버: 기억전달자>, <솔트> 등 다양한 영화로 연출력을 선보인 필립 노이스 감독과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각본가로 떠오른 크리스 스파링이 만나 탄생한 영화이다. 


이러한 서스펜스의 대가들의 만남은 주연 나오미 왓츠의 지원 사격으로 더욱 큰 화제를 낳았다. 나오미 왓츠가 주연 에이미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 2회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나오미 왓츠는 <킹콩>, <더 임파서블> 등의 흥행작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스타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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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런>을 관람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스마트폰과 달리기라는 두 가지 주제만으로 훌륭하게 긴장감을 연출해냈다는 것이었다. 


장담하건대,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글을 스마트폰으로 읽고 있거나, 아주 가까운 곳에 스마트폰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 속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인공 에이미 역시, 휴일에 조깅을 나가며 다른 물건은 하나도 챙기지 않으면서도 딱 하나, 스마트폰만큼은 챙겼다. 


그리고 에이미의 스마트폰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전화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건 당연하고, 화면을 볼 시간도 없이 촉박한 상황에서 음성 인식 기능으로 전화를 걸거나 사진을 전송받아 상황을 파악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택시를 예약하거나 지도 어플을 통해 최적의 경로를 찾는 등 에이미는 스마트폰을 통해 상황을 헤쳐 나간다. 


이러한 스마트폰 기능은 우리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기능이다. 전화와 음성 인식 기능은 물론 사진 전송과 경로 찾기 기능은 거의 매일 사용하게 되는 필수 기능이다. 택시 예약 등의 기능도 마찬가지다. 에이미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익숙한 기능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효과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뿐 아니라, 달리기라는 원초적인 주제는 별다른 요소 없이도 긴장감을 형성하기 충분하다. 촌각을 다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이 달리기 밖에 없기에 관객들은 에이미의 두 발에 시선을 고정할 수밖에 없다. 어딘가로 달리는 행위 자체를 통해 긴박함을 암시하고, 점점 빨라지는 속도로 고조된 긴장감은 에이미가 넘어지는 등의 주변 환경의 변수에 따라 관객들의 심장을 조여 온다.


스마트폰과 달리기. 크게 이 두 가지 주제만으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게 정말 인상 깊었다. 이를 성공시킨 것은 연출의 역량도 컸지만, 무엇보다 나오미 왓츠의 연기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화는 나오미 왓츠의 원맨쇼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에이미 중심으로 진행된다. 스크린을 채우는 건 광활한 숲을 달리고 있는 나오미 왓츠, 그리고 어디론가 다급하게 전화를 거는 그의 목소리이다.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의 진행에서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나오미 왓츠의 연기력은 관객들이 러닝 타임 내내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신경 쓸 게 많은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의 노력이나 급박한 상황 속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상황을 해결하려는 기지,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열한 감정선까지 나오미 왓츠의 연기는 <패닉 런>을 끌고 나가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나오미 왓츠가 열연을 펼친 에이미는 빠른 두뇌 회전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상황 파악 능력을 자랑한다. 또한 침착하면서도 행동력 있게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서 스토리 전개에 있어 불필요한 답답함을 사전에 제거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사건의 긴장감에만 집중하여 최고의 서스펜스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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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런>에서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점은 바로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다. 단순히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가 아니라, <패닉 런>은 관객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를 다시금 떠올려보자. <패닉 런>은 에이미가 아들 노아의 학교에서 일어난 총격 테러 사건으로부터 아들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영화이다. 어떤 단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가?


총격 테러 사건. 미국은 총격 테러 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국가이다. 개인의 총기 소유가 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총격 테러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무엇보다 심각한 부분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학교에서도 총격 테러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패닉 런>은 학교에서 총격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건 배경을 활용해 관객들에게 총격 테러 사건의 경각심을 심어준다. 총격 테러 사건으로 인해 어린 아이들이 공포에 떨며, 희생자가 생기기도 하고, 인질로 잡혀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가족 혹은 주변인들에게도 정신적 충격을 안겨준다. <패닉 런>은 영화 속에서 노아의 긴박한 전화를 통해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충격과 공포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에이미와 다른 인물들을 통해 주변인의 충격 역시 상당함을 보여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패닉 런>은 영화의 말미에서 관객들에게 총격 테러 사건을 근절하기 위해 경각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러닝 타임 내내 총격 테러 사건의 공포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관객들은 보다 진지하게 총격 테러 근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오락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교내 총격 테러 사건은 막연하게 대한민국과는 거리가 먼 범죄라고 생각했는데,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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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런>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어도 충분히 긴장감 있는 서스팬스를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든 소설이든 콘텐츠로서의 서스펜스 장르를 좋아한다. 콘텐츠에 계속 집중하도록 만들어주는 서스펜스만의 긴장감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자극적인 이미지 혹은 무서운 이미지로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패닉 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흔히 ‘갑툭튀’라고 부르는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 하나 없이 공포와 긴장감이 조성되는 것이 신선했다. 


<패닉 런>의 러닝타임은 한 시간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두 시간 동안이 일이 쉴 틈 없이 진행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건의 흐름에서 단 한 순간도 한눈팔 수 없다. 2023년을 여는 가장 신선한 서스펜스를 보고 싶다면, 에이미의 단 한 걸음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패닉 런>은 1월 4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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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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