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하리보, 백 살 생일 축하해 -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글 입력 2022.11.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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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100주년 기념 전시!

 

이 말인즉슨 하리보가 어느덧 100살이 되었으니 이를 기념하는 백 살 생일 파티를 한다는 것이겠다.

 

평소 하리보에 큰 관심은 없었으나 전시장이 참 좋아하는 동네 안국과 인사동에 가까웠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들렸는데 웬걸, 냅다 10만원을 지르고 온 후기. 팬을 만드는 전시다. 아주 노련한 스토리텔링, 그러나 무척 순수하다.

 

눈과 귀와 입이 행복했던, 마치 테마파크처럼 온 몸으로 즐길 수 있었던 전시 <골드베렌의 100번째 생일 기념전>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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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시작, 하리보의 방


 

입장할 때 관계자 분이 젤리를 나눠주신다. 진짜 하리보에 대한 사랑이 가득 넘치는 초대 인사를 받으며 들어서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처음 마주하는 곳은 하리보의 방. 엄밀히 말하면 하리보의 방이라기보다는 하리보 덕후의 방이다. 하리보에 대한 소소한 굿즈가 아기자기한 방에 잔뜩 컬렉팅되어 있다. 이 파트를 지나면 오색의 아치형 통로가 나타나면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듯한 연출이 이어지는데, 이런 스토리텔링조차 제법 재미있다.

 

말 그대로 다른 세계로 이어진다. 이후부터 하리보 월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작은 방에 놓여 있던 침대에서 깜빡 잠이 들어버려, 머리맡에 놓인 작은 하리보 인형을 토템으로 하리보 세계를 꿈 속에서 만나고 오는 듯한 기분. (그리고 이 오색의 아치형 통로는 줄 서서 찍는 포토 스팟이다)

 

이 단계를 넘어가기 전, 하리보 앱을 깔아 AR 콘텐츠를 즐길 만반의 준비를 미리 해 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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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세계의 이름을 알다


 

하리보는 아주 작은 곰 모양의, 단단한 젤리만 몇 번 먹어 봤지 이렇게 종류가 다양할 줄은 몰랐다.

 

어두운 공간을 통과하니 갑자기 눈앞이 밝아지며 작은 곰 젤리가 뛰어 노는 하리보의 숲이 펼쳐졌다. 주 육십 몇 시간 근무에 지쳐 도망갔던 동심이 다시 찾아온다. 젤리 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젤리 열매가 톡 떨어지며, 거대한 젤리 공룡과 젤리 기린이 숲을 고고히 지나다닌다. 형용할 수 없는 원초적 즐거움이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달콤해 보이는 것들을 보아서 설레고, 또 무엇보다 하리보 세계에 붙여진 이름을 알게 되어 기뻤다.이름을 알게 되면 대상을 더 선명히 기억하게 된다. 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젤리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속에 시럽이 들어있는 루미프루티와 계란처럼 생긴 스타믹스 에그플라워. 정말 너무 사랑스럽게도, 이 두 젤리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밤에는 움츠러들었다가 해가 뜨면 꽃이 핀다. 가운데는 과즙이 가득한 망고, 라즈베리 시럽이 들어있고, 꽃잎은 Chamallows 마시멜로로 이루어져 있다.

 

- 루미프루티


 

스타믹스의 시그니처 계란프라이가 꽃으로 피어났다. 얼핏 보면 개망초처럼 생겨 지나치기 쉬우니 유심히 살펴볼 것.


- 스타믹스 에그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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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마을에서 하리보 공장으로


 

하리보의 숲을 벗어나면 하리보 마을이 이어진다.

 

여행길의 끝에 하룻밤 머무를 동네를 만난 듯한 정겨운 기분. 축제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하듯 알록달록한 동네를 지나 안으로 지나가면 하리보의 일상을 구경할 수 있다.

 

미니어처로 스톱모션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움직이는 형태가 간지러울 정도로 귀여운 영상물이 준비되어 있다. 아케이드형 상점가를 지나듯, 길 가에 카페와 미용실 같은 장소가 이어지는데 그 안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작고 사랑스러운 하리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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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이어지는 것은 하리보 공장의 소식. 지금까지는 다채로운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시각 요소로 하리보의 세계를 풀어냈다면, 이 파트에서는 실제 하리보의 역사와 제조 과정 등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더없이 알찬 구성이다. 앞서 하리보에 푹 빠져들어버린 관람객들은 이 구간도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이 사랑스러운 젤리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랩실의 느낌을 살려 전시 일부 공간을 하얀 원형의 구조로 꾸몄는데 공간의 절묘한 강약 조절에 무릎을 쳤다. 귀엽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지 모르겠으나 아이디어에도 감탄이 나온다.

 

작은 하리보를 돋보기로 들여다볼 일이 언제 또 있겠어. 신나서 하리보 젤리의 종류를 하나하나 들여다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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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페스티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게임 존


 

각종 AR 게임 요소는 모두 이곳에 있다. 애초에 이렇게 다양한 AR 게임을 한 곳에서 즐겨본 것도 처음이었다. 유럽의 한 마을에 순회 공연을 온 것 같은 서커스 풍의 무대가 곳곳에 펼쳐져 있다.

 

거대한 생일 케이크를 묘사한 하리보 100주년 기념 포토존, 하리보가 한국을 방문한 콘셉트를 표현한 것인지 참신한 이미지와 함께 진행되는 숨은그림찾기, 그리고 트램폴린 혹은 에어바운스 위에 올라가 펄쩍펄쩍 점프하며 화면 속 젤리를 쟁취하는 AR 게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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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랫동안, 재미있게 즐긴 게임은 바로 전시장의 모든 면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던 게임 존이었다.

 

핸드폰으로 만들어 둔 게임 캐릭터를 이곳에 입장시켜, 게임 화면 내에서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젤리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먹으면 된다. 각자 취향껏 꾸민 알록달록한 하리보 젤리가 개임 속 세상을 폴짝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도 많았지만 그보다 어른들이 더 많았다. 다들 핸드폰을 손으로 열심히 움직이며, 눈은 벽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을 자신의 캐릭터를 좇는다.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하리보에게 푹 빠져버린 순간이다.


열심히 도전한 결과 처음보다 점수와 등수가 많이 올랐다. 굉장히 뿌듯. 1등에게는 상품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결국 받지 못하고 나왔지만 다음에 한번 더 온다면 1등을 쟁취할 결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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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은 너희의 것이란다,

하리보 스토어


 

사실 하리보 전시 입장 전에 스토어를 먼저 들렸다. 그 때는 당장 먹을 젤리 몇 봉투만 샀는데. 전시에서 나가는 길 스토어를 맞이하니 감회가 남달랐다. 사지 않고는 못배긴다. 하리보 젤리와 굿즈 모두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로 압도적인 라인업이다.


하리보 젤리 종류가 이토록 다양한 줄 몰랐다. 기본적인 곰 모양은 기본이고 전시장에서 본 것처럼 공룡에 개구리에, 감초맛 젤리까지. 굿즈 역시 기대해도 좋다. 하리보가 워낙 귀여워야지.

 

프린팅이 들어간 모자도 톤이 참 예쁘게 나왔고 각종 틴케이스에 문구류와 주방 식기, 키즈 용품, 리빙 아이템... 기어코 한 입 크기인 조그마한 아동용 도시락통까지 사버리고는 어이없어 웃었다. 나 이제, 하리보에 진심이다.


단지 하리보 젤리의 맛이 아니라 하리보라는 세계에 푹 빠지게 만든 전시. 앞으로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무언지 물으면 고민 없이 하리보! 라고 외칠 테다.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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