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빼고 결혼만 해드립니다 - 월수금화목토 [드라마]

완벽한 비혼을 위한 좌충우돌 계약 결혼기
글 입력 2022.10.17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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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혼인 건수는 19만 3000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물론 이런 '비혼'현상이 전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결혼을 필수라고 여겼던 과거와는 달리 선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최근 tvN에서 방영 중인 [월수금화목토]는 완벽한 비혼을 돕는 계약 결혼 마스터 최상은(박민영 분)을 주인공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다.

 

드라마 특유의 판타지 같은 설정과 인과관계들을 생각하면 누구나 가볍고 재밌게 즐기기 좋은 드라마일 수 있겠으나 마냥 그저 그런 드라마로 치부해 버리기엔 아쉬운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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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최상은은 어린 시절 재벌가로 입양되어 결혼을 비즈니스라고 배우며 자랐고 강도 높은 조기교육으로 완벽한 스펙을 갖추게 되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완벽한 스펙을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결혼제도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한다.


그런 최상은을 찾는 미혼의 남자 고객들은 매우 다양하다.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일삼았던 가해자들에게 완벽한 모습으로 복수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명절마다 결혼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사람, 25년간 낸 축의금을 돌려받고 싶은 사람, 사업차 부부동반 모임이 꼭 필요한 사람, 할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결혼이 필요한 사람 등등 그 이유도 상황도 모두 제각각이다.


결혼이라는 '제도(制度)' 그 자체가 필요한 다양한 미혼의 남성들은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도와주는 헬퍼 최상은의 도움을 받아 결혼이라는 제도를 철저하게 이용한다. 결혼은 싫지만 어쩌다 한 번 결혼이 필요할 때,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최상은 이야말로 그들이 가장 원하고 바라던 해결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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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최상은을 가장 필요로 하는 남자들이 있다. 바로 최우수 장기 고객 정지호(고경표 분)와 슈퍼스타 신규 고객 강해진(김재영 분)다. 그들은 최상은과의 계약 결혼을 통해 자신의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즐길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각자의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받는다.


사실 드라마에 나오는 상황들은 극적인 드라마적 요소들을 제외하면 모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민과 문제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지 않을뿐더러 아직까지 결혼을 통해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 인식들이 있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마치 끝내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된다.


물론 결혼이라는 제도가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삶을 살아오면서 가장 오래 지속되어 온 제도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여러 가지 장점이 아주 확실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비혼으로 돌아서고 있고 그 사실을 배경 삼아 드라마가 탄생하게 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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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려운 문제에 정답은 없겠지만 우리는 아직 사회적 통념과 제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어떤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은 어떤 것인지 한 번 더 면밀히 살펴보고 고민해 봐야 한다.


극 중에서 최상은은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진짜 사랑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보편적으로 사랑을 전제로 이루어진다고 여겨지는 결혼을 자신의 비즈니스이자 직업으로 삼아 철저히 제도만을 이용하던 그녀에게 그런 꿈이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래서 더 이해가 되기도 했다.


과연 그녀는 자신의 독특한 직업을 정리하고 그토록 원하던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남은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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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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