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꿈꾸는 자는 죽지 않는다, 디오: 헤비메탈의 영원한 클래식 [음악]

글 입력 2022.08.2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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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롤! 하면 떠오르는 손 모양이 있다.


흔히 악마의 뿔을 상징한다고 알려진 손 모양- 검지와 약지를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구부린 손 모양이다. 이것을 처음 만들고 공연에서 상징으로 사용한 뮤지션이 있었다. 이 손가락 모양의 기원을 만든 헤비메탈 씬의 전설,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이다.

 

 

 

<디오: 꿈꾸는 자는 죽지 않는다 (Dio: Dreamers Never Di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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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천국제 음악영화제에서 헤비메탈 관련 다큐멘터리를 감상했다. '디오'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디오: 꿈꾸는 자는 죽지 않는다 (Dio: Dreamers Never Die, 2022)>, 이 영화를 통해 헤비메탈의 역사와, ‘디오’라는 거대하고 위대한 사람에 흠뻑 번하게 되었다.

 

그는 열정적이었고 따뜻했고 진취적이었다. 디오는 섹스, 마약, 로큰롤의 클리셰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팬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하고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인류애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넸고 팬과 ‘음악’을 향한 굳건한 신념으로 그는 평생을 달렸다. 흥행 가도를 달릴 때나 아닐 때나, 무대가 크든 작든 신경 쓰지 않았다. 설 수 있는 무대 자체를 감사했다.

 

 

 

유명세의 시작, 전설적인 락밴드 <딥 퍼플> 무대에 서다



디오의 본명은 “로날드 제임스 파다보나(Ronald James Padavona)”이다. 1942년 미국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이탈리아인 아버지 외동아들로 자라났다. 그가 어렸을 적 아버지의 권유로 연주했던 악기는 트럼펫과 프렌치 혼이었다. 보컬로서의 그의 풍성한 성량은 프렌치 혼을 배울 때 익힌 호흡 기술 덕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작곡하고 밴드를 만드는데, 처음에는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보컬의 자리를 꿰찬다. 본명으로 활동하다가 1961년 그는 마피아 Johnny Dio의 이름을 따서 “디오, Dio”로 개명한다. 디오는 1969년 결성한 블루스록 밴드 <엘프 ELF>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는데, 다섯 명의 키 작은 멤버로 구성된 엘프는 음반 제작을 위해 제작사를 찾아간다. 여기서 그들이 선망했던 <딥 퍼플(Deep Purple)>과 우연히 만나고, 그들의 오프닝 공연에 서게 된다.

 

 


 

 

위 노래는 1974년 발매된 <엘프>의 ‘Carolina County Ball’이다. 블루스록은 헤비메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내지르는 강렬함보다는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리치 블랙모어와의 합류, <레인보우> 보컬로서의 활약과 탈퇴



<딥 퍼플>의 기타리스트였던 ‘리치 블랙모어’는 디오를 눈여겨보았다. 그는 <딥 퍼플>을 떠나면서 디오와 엘프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레인보우 (Rainbow)>라는 새 밴드를 결성한다. 보컬로서 디오는 큰 활약을 하고, 1975년 ‘리치 블랙모어의 레인보우’라는 데뷔앨범을 발표한다.


그는 보컬뿐 아니라 작사까지 참여하는데, 그의 시적인 가사는 강렬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자아내면서 그 신비함을 더한다. 실제로 그는 어렸을 적부터 책을 많이 읽고, 문학을 사랑했다. 공부도 곧잘 했던 그는 삶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노래 가사에 녹여냈다. 아래는 그중 ‘Stargazer (별을 보는 자)’라는 곡인데, 가사도 가사지만 명반이니 아래를 통해 한번 감상해보자.

 

 


 

 

디오, 침체기의 <블랙 사바스>를 부활시키다. 락액롤 손가락 모양의 시작



디오는 리치 블랙모어와의 견해 차이로 <딥 퍼플>을 떠나게 된다. <딥 퍼플>과의 공연, <레인보우>의 보컬로 종횡무진 활약을 하던 디오는 다음 행보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그에게 기회가 다시 한번 찾아오는데, 영국 락밴드 <블랙 사바스 (Black Sabbath)>의 메인 보컬로 발탁된 것이다. 당시 <블랙 사바스>는 이전 보컬 멤버 오지(Ozzy)가 약 문제로 밴드를 떠난 상태였고 침체기였다. 하지만 디오의 활약으로, 1980년  발표를 통해 성공적인 부활을 알린다. (디오 말년에 블랙 사바스 멤버들과 다시 한번 뭉치는데, 이때 밴드 이름이 <해븐헬>이기도 하다)

 

이때 디오가 만들었던 손가락 모양은, 이전 보컬 멤버 오지가 자신만의 상징으로 검지와 중지를 편 브이자 모양과 차별화하기 위해 만들었던 것인데, 어렸을 적 자기 할머니가 가르쳐 준 악마의 눈을 찔러 죽이는 동작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제 이 손동작은, 헤비메탈에서뿐 아니라 공연장에서 락앤롤을 외칠 때 사용하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손동작이 되었다.


 

 

디오의 이름을 딴 <디오, Dio> 밴드, 헤비메탈의 영원한 클래식이 되다



그러나 이후 앨범을 믹싱하는 과정에서 디오는 <블랙 사바스>의 원년 멤버와 갈등이 생긴다. 새 멤버 축에 숙하는 비니 어피스와 디오는 결국 블랙 사바스를 떠나, 드디어 디오 이름을 건 밴드 를 결성한다. 기타엔 비비안 캠벨이 베이스에는 레인보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지미 베인이 합류했다.

 

 



그리고 데뷔앨범으로 그 유명한 <홀리 다이버(Holy Diver)>를 발매하게 된다. 앨범 표지를 촬영했을 당시 사진작가의 코멘터리가 영화에 나오는데, 디오가 신부 옷을 입고 쇠사슬을 걸친 채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장면을 찍어달라 했을 때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후에 앨범 표지로 제작된 것을 보고는,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이후 디오가 블랙 사바스의 멤버와 재결합해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하기 전인 2004년까지 밴드 <디오>에서 10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20세기의 완벽주의 장인, 뮤지션 디오가 외치는 말 "꿈을 가져라"



디오의 위대한 점은, 안 되면 되게 했고 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가령 1980년대,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락 페스티벌 <라이브 에이드>에 영향을 받아 미국에서도 뮤지션들이 마이클 잭슨을 주축으로 밴드를 결성해 기금 모음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메탈밴드는 초대받지 못했고, 이에 디오는 헤비메탈, 하드록 뮤지션들과 함께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을 발매했다.

 

또한 그의 모든 행보의 기준은 ‘음악’이었다. 밴드를 탈퇴하거나 합류할 때도, 약이나 스캔들의 문제가 아닌 음악적 견해 차이 혹은,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만 그는 움직였다. 성공이나 유명세에 안주하지 않고, 완벽해지자고 노력했고 (실제로 그는 쉬어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장르의 유행으로 더 이상 사람들이 그를 찾지 않을 때도, 디오는 몇 명이어도 자신을 원하는 무대면 어디든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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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는 이와 같이 자신만의 굳건한 신념으로 음악에 전념했고, 많은 후배들은 그를 존경해 마지 않는다. 그리고 팬들에게도 "꿈을 가져라, 자신만의 신념을 가져라" 늘 외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래했다.

 

디오의 다큐멘터리 영화 <디오: 꿈꾸는 자는 죽지 않는다>는 ‘디오’를 처음 만난 사람도 '디오'에 대해 쉽게 알 수 있게끔 다정하게 말을 건다. 특히 디오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거꾸로 ‘디오’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는데, 한결같았고 유머 있었으며,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사람. 그러나 음악에 있어서는 냉철한 그런 사람이었다.

 

짙은 화장을 하고 긴 머리를 풀어 헤치는 게 내가 아는 록 이미지의 전부였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더욱 파고들고 싶은 매력적인 장르임을 이제는 안다. 언젠가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도 점령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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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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