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우리에게 남긴 것 [드라마/예능]

이상하고 특별했던 우영우를 보내며
글 입력 2022.08.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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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초반에 나는 이 드라마 시청하기를 고사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라는 소재가 흔하지 않은데, 자칫 자폐 스펙트럼을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특성으로 부각하여 전형적인 K-신파 드라마로 전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연히 TV에서 5화 재방송을 시청하고 내 이런 생각은 기우였음을 깨달았으며 바로 넷플릭스로 1화부터 4화를 시청하고 마지막까지 본방을 챙기며 시청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제목만큼이나 이상했는데, 그 이상한 점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우선 법정 드라마가 드물게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여타 내가 좋아했던 법정 드라마들은 여러가지 사건이 하나의 배후로 연계되어 스토리 전체를 끌고 갔던 드라마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 화에 한 사건을 다루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되었다.


하나의 배후가 스토리 전체를 끌고 가던 드라마는 다음 내용이 궁금하게 하여 나를 TV 앞에 앉힌다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옴니버스 형식은 ‘이번에는 또 어떤 사건이 등장하고, 우영우는 또 어떻게 해결할까?’라는 궁금증으로 나를 본방사수를 하게 했다.


우영우가 사건을 해결할 때 창의적인 쟁점으로 사건에 접근하여 해답을 찾는 장면에서 나오는 일명 ‘고래카(고래+유레카)’ 장면의 연출도 굉장히 신선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깨닫는 장면을 배우의 표정연기에만 기대는 것보다 훨씬 극적으로 표현하여 시청자들에게 시원하고 통쾌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한강 하늘에 고래가 떠다니거나 법정에 고래가 들어오는 등의 고래 CG는 어쩌면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지만 드라마 곳곳에 잘 녹아들며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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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영우를 지지해 주는 아버지와 절친한 친구 동그라미, 한바다 로펌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로스쿨 동기이자 로펌 동기 최수연 변호사, 이준호와 같은 등장인물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위에서 언급한 인물들은 현실적인 면모도 가지고 있지만 비현실적 인물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 내내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었던 ‘권모술수 권민우’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나는 권민우 캐릭터가 가장 현실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했으나 드라마라는 장르 특성상 그의 악한 부분이 더 극적으로 그려진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마지막에 권민우 캐릭터가 갱생을 하는데 이에 대한 서사가 급하게 진행된 점이 아쉬웠다.

 

권민우가 극 중에서 선으로 그려지고 있는 이준호와 동거를 하고 있다는 점이나, 우영우가 법정에서 통쾌함을 선사할 때 미소 짓는 장면, 방구뽕 에피소드에서 아이들에게 맞춰주는 장면 등에서 미루어 보아 완전히 악한 인물로 그려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서울대-비서울대로 나뉜다는 말이 존재하는 법조계에서 본인은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 제주도 에피소드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좋지 않은 집안 사정으로 사회적 명예와 부가 다급한 점과 같은 본인의 열등감에서 비롯된 악한 마음이 드라마에서 극적으로 드러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권민우가 우영우에게 저지른 말과 행동은 절대로 정당화할 수 없는 분명한 악행인 점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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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를 시청하고 나서 이 작가님의 전작인 영화 <증인>을 시청했는데, 거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프리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증인>의 주인공인 지우는 본인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는 될 수 없으나, 증인은 될 수 있기 때문에 증인이 되어 진실을 밝히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작가님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썼고, 결국 우영우는 마지막에 한바다의 정규직 변호사가 되었다.

 

 

(특수학교 친구들이) 많이 이상해서 좋아요. 정상인 척 안 해도 되니까요. - 증인 中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中

 


작가님이 영화 <증인>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공통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나와 다르게 보일지라도 그들의 삶은 모두 각자의 가치가 있고 아름답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장애인과 탈북민,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과 성소수자들을 자신과 다르다고 편견부터 가지는 사회의 ‘다수’에 속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며 다르게 보일지라도 모두 각자의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사람마다 각자의 가치는 상이하고, 내가 누군가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나를 이상하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인데 나도 모르게 잊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사회적 다수에 속한 내가 상대적으로 소수에 속한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상처 준 적은 없었는지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미디어가 주는 힘이란 대단한 것 같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시청했을 뿐인데 나를 포함한 시청자들을 반성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와 더불어 나도 누군가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적어도 지내보기 전에 편견부터 가지고 사람을 대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쾌하지만 가끔은 눈물도 났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던진 사회적 메시지들과 비판점을 우리 모두 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영우가 던진 메시지를 나부터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하며,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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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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