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볼매 ‘한산 : 용의 출현’ [영화]

글 입력 2022.08.1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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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 용의 출현' 포스터

 

 

최근 ‘한산 : 용의 출현’ 영화를 봤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도 정보도 없었다. 오랜만에 4DX 영화를 보고 싶었고, 가능한 영화가 한산이었다.


한산해전과 이순신 장군을 다룬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기대감이 조금 생겼다. 빛나는 위인의 이야기인데도 기대감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순신 장군을 잘 그려낸 작품은 드라마 이순신이라는 나만의 공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토리도 나쁘지 않고, 4DX이니 그저 즐기다 가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극장에 들어섰다.


영화가 시작하자 기대감은 점점 커졌다.

 

먼저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은 오프닝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라면 당연히 이순신 장군이 오프닝을 장식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왜군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그것도 화려하고 강하게. 시나리오 플롯의 공식을 깬 연출은 내 편견을 깨게 해줬다.


영화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향한 왜군의 두려움을 세밀하게 그렸다. 그들의 두려움을 오프닝에 등장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시작부터 긴장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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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스틸컷

 

 

관심이 가기 시작한 것은 만만치 않은 왜군의 모습을 봤을 때였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그저 당연시하게 여겼다.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우리나라의 위인이고, 어릴 때부터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교육받았기 때문에 그의 위대함은 당연함으로 느껴졌다. 반대로 왜군의 능력은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또한 편견이라는 것을 영화가 알게 해줬다.


극에 담긴 왜군은 매우 막강했다. 승리할 수 있는 묘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중요한 순간에는 승리욕과 추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왜군의 능력을 높이 그려냄으로써 이순신 장군의 능력이 더욱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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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스틸컷

 

 

극에 빠져들게 된 것은 조선군끼리 생기는 갈등과 이순신 장군 캐릭터를 담백하고 깔끔하게 그려냈다는 점이었다.

 

조선군끼리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담백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보여줬다. 스토리 흐름에 방해되지 않고,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게 깔끔하게 그려내서 끝까지 극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갈등은 이순신 장군의 고충을 관객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 영화는 한산해전을 다룬 영화인만큼 이순신 장군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스토리였다. 이를 과하지 않도록 정도를 잘 조절한 것 같았다.

 

이순신 장군의 고뇌와 고충, 통찰력과 예리함, 부하들을 챙기고 지키고자 했던 진정한 리더의 모습과 따뜻함까지 과하지 않게 담백하게 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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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스틸컷

 

 

벅찬 감동을 느낀 것은 거북선의 등장신이었다.

 

한산에서 또 다른 주인공은 거북선이다. 그만큼 거북선의 등장에 매우 공을 들인 듯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거북선이 등장할 때, 마치 내가 생명의 은인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위기에 처해있는 조선군을 도와주고 지켜주는 모습과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어주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거북선의 등장 외에 전투신에도 공을 들인 듯했다. 이미 전투 결과를 알고 있는 관객들을 고려한 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연출에 속아 나도 모르게 진땀이 났다.


그리고 학익진 전법을 이 영화를 통해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학익진 전법은 말로만 들었을 뿐 이토록 세밀하게 본 적은 없었는데, 스크린을 통해 본 바다 위의 학익진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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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스틸컷

 

 

마지막으로 ‘Respect!’라고 외치게 된 것은 관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했다는 점이었다.

 

김한민 감독은 한산뿐만 아니라 명량도 연출했다. 명량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지만, 감정 과잉과 신파라는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그 피드백을 반영한 것인지 영화 한산은 전체적으로 담백, 잔잔, 깔끔했다. 관객의 피드백 반영을 극 끝까지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텐데 프로답게 잘 해낸 것을 보면서 존경스러웠다.


하지만 피드백을 너무 신경 쓴 탓이었을까.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는 메시지가 극에 약하게 드러난 것 같았다. 물론 와키자카 야스하루와 이순신 장군의 부하를 대하는 모습을 전투를 통해 대조시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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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지만, 볼수록 기대감이 상승했던 영화였다. 4DX로 봐서 더욱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도 있다 보니 배우들의 재발견도 경험할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봤는데, 처음 봤을 때는 4DX로, 두 번째 봤을 때는 2D + 무대인사로 보면서 발견하지 못했던 매력들을 볼 수 있었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볼매’와 잘 어울리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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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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