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김빠지고 울적한 기분을 느끼는 나도 소개하고 싶었다.

글 입력 2022.08.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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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자기소개 글은, 벌써 2년 전 글이 되었다.


2020년에는 친구와 한창 드라이브를 쏘다닐 때였겠다. 근 2년 동안, 나에겐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벽에 빔을 쏴서는 웃기지만 불티나게 면접 연습도 하고, 모 기업에 인턴으로 일을 했다. 왕복 n 시간을 털어댔고, 할 말은 많지만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몇 개의 기억엔 사람에게 넌더리가 난 내 모습도 함께 했다.


하여튼 동시에 다른 곳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일도 6개월간 했다. 이건 그래도 좋았다. (컬쳐리스트, 인턴, 취재 3가지 일이 동시에 있던 기간은 좀 힘들었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인터뷰를 부쩍 좋아했다. 중학생 때 좋아하던 책도 인터뷰 형식이었고, 상대방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궁금해 해 관심사를 잘 이끌었다.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도 좋고, 현장감 있는 일이 재밌다고 느꼈다.


한 해가 지나고는 문화예술 관련 회사에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일을 했다. 생각과 다른 일을 하면서 나는 확실히 돌아다니는 업무가 있는 걸 좋아하고, 적절한 환경이 구축된 곳을 희망한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행동에는 다 배울 점이 있었다. 알 수 있었고,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퇴사 후 지금이 되었다. 열심히 준비해 꾸역꾸역 어필했던 지난주엔, 새로운 합격 소식을 들었지만, 직무와 회사 이동 거리가 멀어 그냥 뒀다. 재미 삼아 유튜브에서 8월 타로를 봤는데 금전이 들어온다더라. 오잉, 나 지금 백수인데.


여하간 지금 나는 이러고 산다.


최근엔 무서운 이야기를 풀어주는 라디오를 즐겨듣고 있고, 이달 들어서 마구 쏟아지는 연애 프로그램도 재밌게 보고 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을 닮고 싶어라하고, 행복한 일을 써서 저금통에 넣는 낙으로 살고 있다. 채용 사이트를 드나들면서 나는 누구인가 왜 태어났을까 하는 무기력함과 뭐든 먹고 살겠지 하는 뻔한 생각을 왔다 갔다 뒤집어대며 산다.


그러다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보통의 이유를 생각해본다. 코인노래방 가려고. 천원에 두 곡인 곳은 안 간다. 천원에 세곡이어야 되는 거 아닌가. 아무튼 노래방이 좋다. 20대 초반엔 두 시간을 풀로 달려도 괜찮았던 체력이 이제는 온데간데없다. 조금 서럽지만, 음정을 내려부르면 된다. 죽으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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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경 화면에는 프레젠테이션 아이콘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내 취향을 담은 옷과 색감 사진, 또 하나는 취업처. 어깨 각 잡힌 옷 사진 투성이고, 누군가에게 직접 도움이 되거나 만나서 인터뷰 또는 도서, 잡지, 문구, 리빙, 공예 쪽을 흥미 있어 한다. 취업 방향은 미지수이지만 관심은 두고 있다.


얼마 전 친구랑 풀장 있는 호텔에 놀러 가서 너무너무 재밌게 놀았다. 수영은 못하지만 물은 좋다. 바다도 좋고, 매일 물놀이 하고 싶다. 주택에 살게 되면 마당에 큰 간이 수영장 사서 설치해 놀고 싶다 생각할 정도다.


20대는 이것저것 해봐야겠다는 명목으로 은근히 야금야금 무언갈 해봤다. 다 호기심 어리게 시작했고, 넋 놓고 놀지나 않아서 대견하다 생각하는 한편,


[2022년 8월 1일의 일기]

면접 볼 때 컬쳐리스트 이야기가 나왔었다. 서울과 광주를 왕복하며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글 쓰는 걸 지속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매일 보던 풍경 말고, 가끔 새로운 곳에 가서 다른 풍경과 다양한 사람들을 보는 게 리프레시가 된다고 말했다. 실은 (가만히 있는 것보단 활동하는 거니) 열심히 산다는 느낌에 뭐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도 있지만!


본인이 생각한 가치를 따라 사는 사람 같다며 대단하다는 말도 들었지만 기분이 그리 들뜨지는 않았다. 요새 그냥 의욕이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일수도? 날씨 탓도 있지만, 적당히 미지근한 기분에, 미래를 그리지 않는다. 최근 5년간 이맘때면 찾아왔던 감정이라 또 이러다 말겠지, 싶다. 욕심도 없고, 조급함도 없다. 그냥, 이러다 그냥.


*


이번에 쓰는 자기소개는 2년간 했던 일과 최근의 감정을 쓴 글이다. 다신 오지 않을 2022년 여름의 나를 소개하고 싶었고, 동시에 응원과 깨달음 말고도, 김빠지고 울적한 기분을 느끼는 나도 소개하고 싶었다. 세상과 삶이 재미없는 서지유를 이글에 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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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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