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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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2년 7월에는 인간관이나 인간상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등산을 가서 마주친 정신이 맑고 건강했던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 대해 떠올린 일이 많았던 달이었다.
그래서 이 리뷰는 책 속 부제를 보고 생각난 일화와 함께 내 생각을 되돌아보듯 써 내려갔고, 예전에 어디선가 본 문장-어쩌면 리뷰를 읽는 누군가의 기분을 괜찮게 만들 수 있는-도 함께 기고했다.
주변 사람들과 때때로 거리두기
195페이지에 쓰인 부제이다.
나는 소수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학교라는 환경이 대부분을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든 것도 있었겠지만, 특히 난 더 그랬다. 선생님들로부터 이런 친구 관계를 처음 본다고 말을 들을 정도였다. 나와 잘 맞는 친구들은 반에 꼭 두세 명씩은 있었고, 내가 편안히 소중한 우정을 쌓을 수 있던 건 그만큼 좋은 친구들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다 20대 초반에 한 번 삐끗, 맘 편한 친구와 멀어졌다. 이유를 되짚어보자니 네 탓도 아니고 내 탓도 아니었다. 서로 인정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우리가 너무너무 친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만나서 놀고, 친구니까 모두 다 수용하려고 했던 게 탓이었다. 그렇게 나는 ‘때때로 거리두기’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서운한 감정이 드는 문장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더 오래가고, ‘너는 너고, 나는 나’로 남을 수 있는 쉬는 시간일 뿐이다.
내게 소중한 친구들은 거리가 멀어지거나 오랜만에 봐도 꼭 어제 만난 것 같다. 오래 달려온 만큼, 그리고 이제는 나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나이인 만큼 잠깐의 쉬는 시간은 꼭 지키고 있다. 문득, 느슨한 관계였다면 좋았을 어떤 사람이 떠오른다. 그랬다면 우리가 조금은 나았으려나, 생각이 든다.
나의 좋은 습관을 반복하자
‘나의 리추얼을 찾자. 평소 나의 습관에서 좋은 것만 반복하자’고 생각해보세요.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리추얼 활동의 핵심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정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하루에 10분이라도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그만큼 내 자존감을 충분하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222p
이번 7월의 날씨는 정말 이상했고 나를 지치게 했다. 비가 왔다가 금방 그쳤다가 또 오기를 반복, 습한 건 또 얼마나 습하던지. 살에 달라붙은 옷은 눅눅하고 부쩍 흘러내리는 것 같은 얼굴에, 지침과 힘듦이 오가 저번 주엔 매일 가던 산책을 빼먹었다.
귀찮았던 찰나에 누워만 있었는데 그다음 날엔 유난히 우울했고 무기력했다. 지나고 나서 왜 그랬을까 하니, 부제에서 언급한 내 좋은 습관이자 리추얼 활동인 산책을 안 가서였다. 산책이란 게 자랑할만한 건 아니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겐 가치 있는 행동이었단 걸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몇 가지 활동도 잇따라 떠올랐다.
한 유튜버의 추천으로 알게 된 ‘기분 좋았던 날을 적어 연말에 하나씩 열어보면서 내 삶에 행복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행복 저금통,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던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모아둔 PPT에 사진 모으기. 2-3개 정도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작은 행동들로 나를 돌보는 행동이었단 것에 다른 사람들의 리추얼 활동이 궁금해진다.
예측할 수 있어야 안전하다
도서관에서 대충 집어 든 건 직장의 고수란 책이었다. 목차를 보고 있다가 포르르 넘기곤 꽉 잡아, 멈춘 페이지엔 “불쾌한 일은 미리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99%는 참을 수 있다”라고 쓰여 있었다.
아침이 되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나는 오늘, 남 일에 끼어드는 사람, 은혜를 모르는 사람, 거만한 사람, 배신하는 사람, 질투하는 사람, 인간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과 만나게 될 것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자성록]
사람과의 관계는 편한 사람이나 오래 안 사람이라도, 그날의 기분, 분위기, 날씨에 따라 때때로 달라진다. 하물며 모르는 이와 같은 울타리나 동료가 될 때면 더욱이 예측할 수 없다. 좋은 감정은 동기부여로 이어지지만, 불편한 감정은 피하게 만든다. (73p) 매번 좋길 바라는 건 어쩌면 세상에 대한 기만이지 않나. 좋을 순 없다는 걸 인정하고, 관계가 어려운 건 누구에게나 해당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결을 위한 공감이나 A부터 Z까지의 일종의 실천 방법이 책에 쓰여 있지만, 무엇보다 ‘관계의 어려움과 주어진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고 사전에 준비하는 편을 택하는 게 내겐 더 효과가 좋았다. [자성록]의 문장을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이런 사람은 이런 사람이 된다. 무언 갈 수고스럽게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숨거나 돌아가지 않고도 자신의 정신력을 잡는 마인드 셋 문장이자, 간단하지만 최소한의 예측으로 나의 하루를 지킬 수 있는 문장이라 이 책과 연관해 소개하고 싶었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문장으로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한테 일방적으로 맞추는 게 관계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를 지키는 것이 시작이자 전부이다. 관계의 시작은 본인부터다.
인간관계에서 다치지 않는 법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 역시 잘 알고는 있지만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책을 통해, 본인에게 어울리고 필요한 말을 쏙쏙 뽑아 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서지유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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