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도서]

글 입력 2022.07.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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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2년 7월에는 인간관이나 인간상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등산을 가서 마주친 정신이 맑고 건강했던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 대해 떠올린 일이 많았던 달이었다.


그래서 이 리뷰는 책 속 부제를 보고 생각난 일화와 함께 내 생각을 되돌아보듯 써 내려갔고, 예전에 어디선가 본 문장-어쩌면 리뷰를 읽는 누군가의 기분을 괜찮게 만들 수 있는-도 함께 기고했다.

 

 

 

주변 사람들과 때때로 거리두기


 

195페이지에 쓰인 부제이다.

 

나는 소수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학교라는 환경이 대부분을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든 것도 있었겠지만, 특히 난 더 그랬다. 선생님들로부터 이런 친구 관계를 처음 본다고 말을 들을 정도였다. 나와 잘 맞는 친구들은 반에 꼭 두세 명씩은 있었고, 내가 편안히 소중한 우정을 쌓을 수 있던 건 그만큼 좋은 친구들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다 20대 초반에 한 번 삐끗, 맘 편한 친구와 멀어졌다. 이유를 되짚어보자니 네 탓도 아니고 내 탓도 아니었다. 서로 인정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우리가 너무너무 친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만나서 놀고, 친구니까 모두 다 수용하려고 했던 게 탓이었다. 그렇게 나는 ‘때때로 거리두기’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서운한 감정이 드는 문장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더 오래가고, ‘너는 너고, 나는 나’로 남을 수 있는 쉬는 시간일 뿐이다.


내게 소중한 친구들은 거리가 멀어지거나 오랜만에 봐도 꼭 어제 만난 것 같다. 오래 달려온 만큼, 그리고 이제는 나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나이인 만큼 잠깐의 쉬는 시간은 꼭 지키고 있다. 문득, 느슨한 관계였다면 좋았을 어떤 사람이 떠오른다. 그랬다면 우리가 조금은 나았으려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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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좋은 습관을 반복하자



 

‘나의 리추얼을 찾자. 평소 나의 습관에서 좋은 것만 반복하자’고 생각해보세요.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리추얼 활동의 핵심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정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하루에 10분이라도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그만큼 내 자존감을 충분하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222p

 


이번 7월의 날씨는 정말 이상했고 나를 지치게 했다. 비가 왔다가 금방 그쳤다가 또 오기를 반복, 습한 건 또 얼마나 습하던지. 살에 달라붙은 옷은 눅눅하고 부쩍 흘러내리는 것 같은 얼굴에, 지침과 힘듦이 오가 저번 주엔 매일 가던 산책을 빼먹었다.


귀찮았던 찰나에 누워만 있었는데 그다음 날엔 유난히 우울했고 무기력했다. 지나고 나서 왜 그랬을까 하니, 부제에서 언급한 내 좋은 습관이자 리추얼 활동인 산책을 안 가서였다. 산책이란 게 자랑할만한 건 아니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겐 가치 있는 행동이었단 걸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몇 가지 활동도 잇따라 떠올랐다.


한 유튜버의 추천으로 알게 된 ‘기분 좋았던 날을 적어 연말에 하나씩 열어보면서 내 삶에 행복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행복 저금통,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던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모아둔 PPT에 사진 모으기. 2-3개 정도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작은 행동들로 나를 돌보는 행동이었단 것에 다른 사람들의 리추얼 활동이 궁금해진다.

 

 

 

예측할 수 있어야 안전하다



도서관에서 대충 집어 든 건 직장의 고수란 책이었다. 목차를 보고 있다가 포르르 넘기곤 꽉 잡아, 멈춘 페이지엔 “불쾌한 일은 미리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99%는 참을 수 있다”라고 쓰여 있었다.


 

아침이 되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나는 오늘, 남 일에 끼어드는 사람, 은혜를 모르는 사람, 거만한 사람, 배신하는 사람, 질투하는 사람, 인간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과 만나게 될 것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자성록]

 


사람과의 관계는 편한 사람이나 오래 안 사람이라도, 그날의 기분, 분위기, 날씨에 따라 때때로 달라진다. 하물며 모르는 이와 같은 울타리나 동료가 될 때면 더욱이 예측할 수 없다. 좋은 감정은 동기부여로 이어지지만, 불편한 감정은 피하게 만든다. (73p) 매번 좋길 바라는 건 어쩌면 세상에 대한 기만이지 않나. 좋을 순 없다는 걸 인정하고, 관계가 어려운 건 누구에게나 해당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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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을 위한 공감이나 A부터 Z까지의 일종의 실천 방법이 책에 쓰여 있지만, 무엇보다 ‘관계의 어려움과 주어진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고 사전에 준비하는 편을 택하는 게 내겐 더 효과가 좋았다. [자성록]의 문장을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이런 사람은 이런 사람이 된다. 무언 갈 수고스럽게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숨거나 돌아가지 않고도 자신의 정신력을 잡는 마인드 셋 문장이자, 간단하지만 최소한의 예측으로 나의 하루를 지킬 수 있는 문장이라 이 책과 연관해 소개하고 싶었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문장으로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한테 일방적으로 맞추는 게 관계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를 지키는 것이 시작이자 전부이다. 관계의 시작은 본인부터다.


인간관계에서 다치지 않는 법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 역시 잘 알고는 있지만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책을 통해, 본인에게 어울리고 필요한 말을 쏙쏙 뽑아 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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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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