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사이트] '글벗'들과 함께 한 나의 첫번째 티타임

화면 속 글로만 뵙다가,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왔습니다!
글 입력 2022.07.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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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모임이라고...? 이건 못 참지!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다.

 

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다들 이렇게 멋있고 좋은 글을 쓰는 지도 궁금했고.

 

 

최고.jpg

 

 

그래서 문화초대 공지로 오프라인 모임 관련 글이 왔을 때, 일말의 망설임 없이 참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는 사람 없이 혼자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우리 모두는 글을 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이렇게 빠른 판단을 하게 된 데에는 어쩌면 금방 가까워지리라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의 mbti는 infp인데, 최근 내향형이 무색할 만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자리를 많이 갖고 있다. 아무래도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에는 다양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학교라는 공간에서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비교적 쉽게 인간관계의 다양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일을 시작하고서는 늘 비슷한 사람만 만나게 되고, 분야 외의 것에 쉽게 관심을 갖기가 어렵다는 걸 체감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다양한 것을 접하기가 여력이 없음을 느끼고 나니 겁이 났다. '그래, 아무 일도 벌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삶의 다채로움을 만끽하고픈 마음과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선택한 길이라고나 할까.

 

주말은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워어어어얼화아수우목금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만큼 아주 짧고 달콤한 날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주말에 마음 편히 쉬어본 지는 오래 되었다. 무용한 시간을 좋아하지만, 이제 이틀이라는 시간은 주중을 살아나가기 위한 보충의 시간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쉼'을 위해 주말을 최대한 사수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택한 것은 글쓴이들을 만날, 이보다 더 좋은 쉼이 없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거나 일적으로 더 바빠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다녀오자는 마음과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내적 충만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설렜다.

 

만남 전에는 "다들 몇 번 씩 본 사이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걱정이 살짝 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에디터로 4개월 간 활동하면서 소모임을 한 번 나가보려고 했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참석하지 못해 한 번도 활동 중인 분들과 대면해본 적이 없었고, 문화 초대 자리에서도 구성원들에게 말 한 마디 건네보지 못했으니 당연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모임 전, 자신을 간략히 소개할 수 있는 질문지 폼을 받아 작성했었다. 답변들을 주최 측에서 정리해주셔서 표로 미리 읽어볼 수 있었는데, 이 때문에 만나뵐 분들에 대한 그림을 더 구체화 하며 걱정이 수그러들었다. 기대감 또한 한층 고조되었다.

 

 

 

멋진 사람들, 유익한 시간, 연대감


 

경기도에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모임 장소까지 약 1시간 40분 정도의 긴 이동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글을 쓴다는 '연대감'을 몸소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변에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지인들이 있지만, 같은 플랫폼 안에서 현재 나와 같이 글을 기고 중인 사람은 만나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그들의 글을 읽으며 내적인 친분을 다진 것은 오직 나만의 생각이니까.

 

또 다른 이유로는 '입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글들을 읽다 보면, 글쓴이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글 이전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편향적인 생각이지만,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기고하는 분들은 나에게 '멋진 사람들'이라는 수식이 떠오르는 분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기고한 수많은 글들이 글쓴이라는 사람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않을 뿐더러, 멋진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각적인 면을 가까이서 구경해보고 싶었다.

 

무더위가 기승이었던 지난 토요일, 마침내 나는 그들을 만나러 길을 나섰다. 여러 변수로 인해, 약속시간에 늦게 될까봐 노심초사 했지만 다행히 제 시간 내에 도착했다. 앞서 말한 답변 정리표에는 각자의 조원들과 좌장을 확인할 수 있게끔 정리 되어 있었는데, 오는 길 내내 표를 정독하며 어떤 말을 나눌 지를 생각하니 금세 가산디지털단지 근처 카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임은 조별로 진행되는 시간, 각자 소개 시간, 주제별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 익명으로 작성된 질문에 답하는 시간, 대표님께 질문 드리는 시간 순으로 진행되었다.

 

조별 모임은 좌장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초반에는 조금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가 싶었으나, 금세 서로의 글에 대한 이야기나 좋아하는 문화예술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었다.

 

특히나 내가 속했던 조는 mbti 이야기로 공통분모를 찾게 되어서, 그 덕분에 훨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네 가지 알파벳 중에서도 가운데 글자가 모두 "NF"였기 때문이다! 역시 글과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가 싶었다. 이외에도 각자의 글에서 인상깊었던 이야기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털어 놓다보니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 다음에는 모임에 자리한 스물 다섯명의 자기소개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름과 본인이 기고했던 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 했다. 에디터로서 대표님과 티타임을 가졌을 때 활동하시는 분들의 다양성에 대해 질문드렸었는데, 당시 대표님께서 답변해주신 것처럼 정말 다양한 분야에 있는 다채로운 사람들이 자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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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바로 반짝이는 눈이 공통 분모라는 점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에도 얼마나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지, 글로 그 사랑하는 마음을 열정적으로 녹여내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이윽고 [공연, 전시, 영화, 도서] 4가지 주제를 가지고서 얘기를 나누는 자유 담화 시간이 이어졌다. 첫 번째로, [도서] 테이블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4가지 주제 중에 나와 가장 밀접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던진 몇 개의 화두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는데, 먼저 각자의 '인생 책'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 좋아하는 책과 그 이유에 대해 말하였는데, 구성원들이 책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그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심 가는 책도 생겼다.

 

자연스레 각자가 즐겨 읽는 '장르'로 주제가 옮겨갔다. 다채로운 구성원들이 모인 만큼이나 다양한 장르가 나왔다. 평소 도전해보지 못했던 장르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호기심이 생길 만큼 설득력 있는 이유들이 오가서 흥미로웠다.

 

이야기는 각자가 기고하고 있는 글로 이어져, 앞서 가졌던 짧은 자기소개 시간의 연장선이 되었다. 그로 인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독서 모임' 운영 방법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구성원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솔루션을 나누어주었다. 테이블에 앉아있던 분 중에, 꾸준하게 독서모임을 운영 중인 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 '글벗'이 진행하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테이블은 [영화]로 정했다. 책만큼이나 영화를 자주 보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애호가'로서 이야기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테이블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장르에 대한 대화로 시간을 채워나갔다. 액션, 잔잔한 가족적인 영화나 로맨스 등등 다양한 장르가 오갔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ost나 좋아하는 감독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설명하며, 자연스레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면서 대화의 즐거움에 담뿍 빠질 수 있었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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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타임 테이블을 봤을 때에는 5시간이나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었지만, 활동이 끝날 무렵에는 큰 오산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으로 쏜살같이 지나간 5시간이었다. 각자의 이야기를 펼치고, 웃고, 공감하다본니 시간의 흐름 같은 것은 느낄 새도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서 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아니까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다.

 

'활동을 시작하길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던 하루였다.

 

개인과 개인의 만남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게 또 다른 우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모임은 각자의 우주를 조금씩 맛보며, 새로운 식견을 접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오프라인 모임을 주최하고 실행하는 데에는 품이 많이 든다. 예정된 시간 동안에 진행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장소를 섭외하고, 사람들을 모으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플랫폼 측에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려고 하는 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고, 만남을 통해 보다 소속감을 확실하게 느낌으로써 지금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만끽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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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이 끝난 후, 몇몇 분들과 함께 sns 계정을 주고 받으며 나눈 이야기가 있다.

 

'밤샘 토크' 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모임에 나가고 싶지만 어려운 자리이지 않을까, 전문성이 없어서 할 말이 없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망설이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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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문화예술 '애호가'로 자리한 당신은 이미 그 자체로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또한 모임으로만 놓고 본다면 '처음 본'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이미 아트인사이트 '글벗'이지 않은가. 어색함은 찰나의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해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오프라인 모임 때에는 더 많은 구성원 여러분들과 함께 즐겁고, 더욱 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모두 안온한 시간 속에서 글을 기고하시기를!

 

 

[강윤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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