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 안에 제 카페가 있거든요 [게임]

나는 왜 계속 아이러브커피를 하게 되는가
글 입력 2022.06.13 06:3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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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스마트폰은 '핸드폰'이라고 해도 자연스럽지만, 피처폰은 '핸드폰'이 아니라 '휴대폰'이라고 해야 적절한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처음 휴대폰을 갖게 됐는데, 꽤 귀엽게 생긴 폴더폰이어서 휴대폰이 다치지 않도록 예쁜 케이스를 입혀 다니곤 했다. 하지만 약정이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됐고, 그렇게 애지중지 다뤘던 내 휴대폰은 한순간에 게임도 안 되는 구닥다리 고물로 전락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휴대폰 약정이 끝났다. 나도 드디어 스마트폰 유저가 됐다. 그전까지는 엄마 핸드폰으로 몰래 게임을 하곤 했는데, 이젠 '내' 핸드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내 핸드폰으로 친구들이 하는 게임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애니팡, 바운스볼, 템플런, 그리고 아이러브커피까지. 뭔가 재미있다는 소리를 어디서 듣기만 하면 바로 깔아서 해 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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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커피 메인 화면 

 


그중 '아이러브커피'는 유일하게 아직까지 종종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다.

 

2012년 겨울 무렵 처음 깔아서 엄청 열심히 하다가 지우고, 성인이 된 이후 다시 시작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만난 친구가 아이러브커피의 헤비유저였기 때문이다. 친구가 격렬하게 아이러브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결국 다시 설치했다. 그 뒤로는 매년 일 년에 몇 주는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들며 아이러브커피를 하고 있다.

 

재밌다는 게임들을 모두 깔아서 해 보는 시기를 지나, 지금은 아이러브커피를 제외하고는 딱히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한 번 그만둔 게임은 아이러브커피를 제외하고 단 하나도 다시 애정을 쏟지 않았다. 메뉴만 다른 '아이러브파스타' 역시 아이러브커피만큼 플레이하지도 않고 금방 질려서 지웠다. 그런데 대체 왜 아이러브커피는 주기적으로 다시 깔아서 몇 주간은 주구장창 플레이하는 걸까?

 

계속 생각을 해 봐도 마땅한 이유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귀여운 그림체 때문일까? 카페를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 있다는 것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어릴 때 했었던 게임이니까 계속 정을 붙이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그 세 가지로 내가 아이러브커피를 계속 좋아하는 이유를 정의하기엔, 이제까지 아이러브커피보다 더 내 취향인 그림체의 게임은 많았고, 카페를 꾸미는 것도 딱히 희귀하지는 않은 컨셉이며, 어릴 때 했던 게임은 너무나도 많았다. 게다가, 유독 아이러브커피에만 어려있는 기억 같은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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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카페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나를 다시 아이러브커피의 세계로 이끈 그 친구에게 무엇이 우리를 계속 아이러브커피를 하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나는 그래도 아이러브커피에 돈을 쓰지는 않았는데. 과연 실제로 돈을 쓰고, 나보다 훨씬 오랜 기간 아이러브커피와 함께한 내 친구는 통찰력과 생각의 깊이부터 달랐다.


친구는 개인 공간의 필요성과 카페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아이러브커피가 실현시켜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양식집보다는 카페가 개인 공간과 가까운 형태이기 때문에, 아이러브파스타보다는 아이러브커피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옛날부터 아이러브커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이후 새로운 게임들이 나와도 아이러브커피를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랜 기간 함께하다 보니 정이 들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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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카페 

 



친구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벽하게 내가 왜 아이러브커피를 계속 플레이하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개인 공간에 대한 욕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을 뿐더러, 그렇게 오랜 기간 게임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아마 친구처럼 오롯이 자신만의 이유를 찾아 게임하는 일종의 경지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멀었겠지.


찾아보면 얼마든지 아이러브커피의 단점을 보완하는 게임이 있을 텐데도, 나는 아직도 아이러브커피에만 끌린다. 아무래도 다시 아이러브커피를 설치해서 함께할 강렬한 일주일이 다가오고 있나 보다. 지금의 이 글을 쓰기까지 상당한 도움을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게임에 접속해 서로의 카페에 들를 일주일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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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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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재식이
    • 아주 감명깊은 기고입니다 ㅎㅎ
      앞으로도 에디터님 글 기대할게요:3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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